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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로의 심리학⑨]공익신고·제보자 보호 허술..국가책임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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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기자 방담]현장 다양한 목소리·인상적인 대목에 느낀 점 많아
늘어난 폭로만큼 책임도 명확
공익제보하고 성공사례 많아져야

[편집자주] 지난해 미투운동에 이어 올해는 ‘폭로논쟁’으로 한해가 시작되었습니다. 직장 내 갑질에 대한 작은 외침부터 정부를 상대로 한 정책고발까지 폭로의 양상이 진화하고 있습니다. 유튜브 등 개인미디어 와 기술 발전으로 누구든 마음만 먹으면 언제, 어디서나 판도라의 뚜껑을 열 수 있는 '폭로사회'가 도래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우리 사회 곳곳에 바야흐로 꽃피우고 있는 폭로의 사회·심리적 함의를 뉴스핌이 들여다 봅니다.

[폭로의 심리학] 글싣는 순서
ⓛ 왜 폭로하는가
② 일상화된 '폭로'
③ 폭로의 변천사..기자회견서 유투브까지 
④ 국민들은 어떻게 보는가1
⑤ 국민들은 어떻게 보는가2
⑥ 국민들은 어떻게 보는가3
⑦ 후폭풍..바람직한 문화 정착
⑧ 폭로 그 후의 삶
⑨ 취재기자 방담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연초부터 이어지는 '폭로'에 대한 심층분석 차원에서 접근한 '폭로의 심리학' 시리즈가 일단락됐다. 취재과정에서 다양한 목소리와 인상적인 대목이 적지 않았다. 연초부터 20여일간 이어진 취재 과정에서 기자들이 느낀 점을 방담으로 풀어봤다.  

(방담=오승주 사회부장, 김준희 구윤모 황선중기자)

▲오승주 사회부장(이하 오) : 취재하면서 어떤 점이 가장 인상적이었나요?

▲김준희(이하 김) : 공익신고자 공건식씨 이야기를 들으면서 놀란 부분이 있어요. 이 분이 화장품 제조업체에 다니는 분이었는데 회사에서 의약품을 불법으로 제조하고 유통한 사실을 알게 된 겁니다. 식약처에 신고한 뒤 이 사건으로 직장도 잃었어요. 그런데 정작 그 사건에 대한 수사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는 확인이 불가능하답니다. 법적으론 원고가 공익신고자가 아닌 식약처이기 때문이에요. 최초 고발자가 회사 불법행위에 대한 수사 과정을 확인도 못하는 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이 부분은 좀 고쳐져야 하지 않을까요.

▲구윤모(이하 구) : 같은 생각입니다. 우리 사회에 폭로가 얼마나 많아졌고 이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늘었다는 것을 알았어요. 그런데 아직 우리 사회가 공익제보자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안 돼있구나라고 느꼈습니다. LG전자에 근무하던 정국정 공익제보자모임 대표와 인터뷰를 했어요. 사내 납품비리를 제보했지만 결국 대법원에서 패소했어요. 공익제보하고 성공하는 사례가 많아야 우리 사회에 선의를 위한 공익제보가 더 늘어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황선중(이하 황) : 저는 조금 다른 이야기인데요.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유튜브를 통해 폭로를 했잖아요. 이게 어떻게 보면 최근 불거진 폭로의 첫 사례잖아요. 전문가들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제는 미디어의 무게추가 기성언론이 아닌 유튜브로 넘어갔다고 한 점이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취재기자 방담

▲오 : 미디어 권력이 뉴미디어로 넘어갔다는 지적이 많이 나왔습니다. 이 점을 어떻게 생각하나요?

▲김 : 자기 이야기 하는 건 좋습니다. 어떤 식으로든 개인이 의견을 말하고 쉽게 전할 수 있는 통로가 생겼다는 것은 발전적입니다. 다만 무분별한 주장이 넘치면 그 주장을 접하는 국민들은 혼란을 느낄 수밖에 없잖아요. 요즘 SNS에서 나오는 내용들을 무분별하게 전하는 수단 중 하나가 기존 언론들인 것 같아요. 타인의 주장을 실을 때는 주장이 진실에 부합하는지 언론이 적극적으로 검증하고 의심해야 한다고 봅니다.

▲황 : 긍정적으로 봅니다. 폭로를 '농담따먹기' 식으로 가볍게 하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내용이든 폭로자는 숱한 고민 끝에 입을 여는 거겠죠. 더군다나 한국 사회에서라면 더더욱 그럴 것입니다. 물론 그 내용이 시덥잖거나 지극히 개인적인 일일 수도 있죠.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 사회가 폭로자를 겁줘서 입을 닫게 해선 안 된다고 봅니다. 애초에 그런 폭로가 나오기 전에 조직 내부적으로 원활한 의사소통이 이뤄질 수 있는 문화를 조성 하는 일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구 : 뉴미디어의 발달로 폭로가 더 쉬워졌다는 것은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우리 사회가 이러한 변화를 받아들이고 좋은 방향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포용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유튜브나 SNS 등을 통해 사실관계가 밝혀지지 않는 폭로가 난무할 수 있는 단점도 분명히 있겠죠. 하지만 이러한 단점으로 개인의 발언의 자유를 막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오히려 폭로 내용의 사실관계를 밝혀줄 정부와 기존 언론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폭로에 대한 시민 인식 조사 [표=오픈서베이]

▲오 : 나서는 소수보다 침묵하는 다수의 견해 등을 듣기 위해 여론조사, 뉴스핌이 서베이도 진행했잖아요. 인상 깊었던 결과가 있었나요?

▲구 : 공익제보자 법적 보호 필요성에 대한 생각 부분인데, 어쨌든 공익제보자를 법적으로 보호해야 한다고 대답한 의견이 전체적으로 97.3%였어요. 이 사람들이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의 인식이 느껴졌어요.

▲김 : 진위 여부에 상관없이 공익제보를 한 사람들을 법적으로 보호해줘야 한다는 의견이 생각보다 많아 놀랐어요. 진실이라고 믿었다면 보호해주자는 의미인데, 취재 결과 약자에 대해 감정이입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의견도 많더라고요. 아무래도 폭로는 갑질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고 또 폭로자가 을인 경우도 많잖아요. 결국 진실이 아니더라도 폭로자는 충분히 문제가 있다고 느꼈을 수도 있고, 같은 을로서 고개를 끄덕인 결과가 아닐까 싶어요.

▲황 : 젊은층은 뉴미디어를 많이 가까이하는 세대인데도 SNS 폭로를 긍정적으로 여기는 사람보다 부정 응답이 많았다는 점이 인상 깊었어요.

▲오 : 최근 다시 불붙은 체육계 폭로도 있지만, 어떻게 보면 올해초 폭로에 불을 붙인 가장 뜨거운 폭로자는 신재민씨입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김 : 신재민씨를 보면서 어떻게든 하고 싶은 말은 하고 마는 젊은 층의 모습을 본 것 같아요. 자신이 정말 옳다고 여겼다면 폭로한 내용을 끝까지 검증하고 사회를 바꾸는 데 동참하는게 좋을 텐데. 중간에 소동이 일면서 책임감 부분에서 신뢰가 많이 깨진 거 같아 아쉬웠습니다. 어쨌든 신씨 얘기가 사실인지 아닌지를 밝히려면 기획재정부에서 명예훼손으로 고발했어야 하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안 했거든요. 공무상 비밀누설과 공공기록물관리법 위반 혐의만 했어요. 결국 사실 여부는 밝히기 어렵고 묻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황 : 동영상을 보면 아시겠지만 폭로 영상에 광고 배너도 붙어있고 '좋아요'를 눌러달라고도 하잖아요. 어떻게 보면 가벼운 폭로, 유쾌한 폭로라고 할 수 있는데 그렇다고 해서 무분별하게 거부감을 표하거나 모욕적인 언사를 보내는 건 지양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어찌됐든 거대한 조직에 맞서는 개인에 불과하니 사회는 배려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만약 허위사실이라면 법적 책임을 지면 될 일이고요.

▲구 : 신재민 전 사무관의 행위가 옳은지, 그른지 판단하기는 어려워요. 현재 기획재정부가 그를 고발했으니 추후 사태를 지켜봐야 하지 않을까요. 다만 이번 사태로 추후 나올 선량한 공익제보자들이 입을 닫을까 걱정이에요. 정부가 이번 사태를 어떻게 대응해나가야 할지 신중해야 할 이유라고 봅니다. 정치권에서도 신 전 사무관을 놓고 정쟁만 할 것이 아니라 사회 발전을 위한 길을 함께 모색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오 : 이번 시리즈를 진행하면서 보니 공익신고자에 대한 보호 조치가 아직 허술하다고 느꼈는데, 이 부분은 충분하다고 보시나요?

▲김 : 현장에서 취재를 해보니 법은 똘똘한데 집행은 느슨하다고 하더라구요. 공익신고자로 보호받는 사람들도 정작 내부고발로 파생한 소송을 겪을 때는 보호를 못 받는 경우도 있어요. 가령 내부고발에 대한 보복조치로 공익신고자의 지난 2년 간 법인카드 사용내용을 다 뒤졌더니 개인 차량에 기름을 넣은 적이 있더라. 이러면 업무를 위한 것이었다고 항변해도 업무상 배임을 소송이 걸릴 수 있거든요. 제가 만난 한 공익신고자도 이런 식으로 고소되고 해임됐는데 결국 “네가 잘못해서 잘렸다”는 결론이 나왔어요. 이런 분들은 개인이다보니 쟁쟁한 노무법인이나 법무법인으로 무장한 사측과 싸울 때 애로사항이 많은 듯 했어요.

▲구 : 우선 공익신고자와 공익제보자를 명확히 구분하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국가에서 정하는 공익신고자가 되려면 공익침해행위 여부, 공익신고처 등 여러 조건이 필요하죠. 하지만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중요한 내용을 폭로한 공익제보자라도 보호를 받을 수 없어요. 법의 사각지대가 넓더라구요. 또 만약 공익신고자로 지정되더라도 현행법은 이들을 그 조직에서 어떻게 버티게 해주느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요. 이제는 그들을 국가가 어떻게 보호해야할 지를 고민할 때라고 봅니다. 지금도 많이 늦은 듯 하지만요.

▲황 : 법이나 제도 등으로 개인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하다고 보는 것은 내부 폭로자를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도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사회에서 조직을 향해 옳은 소리, 쓴 소리를 한 개인은 소위 ‘왕따’가 돼 배신자처럼 여겨지곤 하는데, 이런 비극이 사라져야 한다고 봐요.

취재기자 방담

▲오 : 시간이 많이 흘렀네요. 아쉽지만 마지막으로 못한 말이 있다면 하시죠.

▲황 : 오늘날 한국사회는 집단주의적 문화에서 개인주의적 문화로 넘어가는 과도기로 보입니다. 그런 변화가 미디어의 발달과 맞물려 폭로도 늘어나고 있는 것 같아요. 비록 이 과정에서 폭로로 인한 문제점도 발생하겠지만, 그것은 그저 한국 사회가 더 성숙해지는 과정에서 겪는 성장통이 아닐까 싶어요. 우리 시민사회가 이정도 성장통쯤은 충분히 견뎌낼 만한 역량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김 : 어찌됐든 SNS 등 뉴미디어의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여론조사 결과 유튜브, SNS 등을 통한 폭로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높지 않았지만 신재민의 폭로 내용을 신뢰한다는 응답은 부정보다 긍정이 많았어요. 누가 폭로하는지도 무시할 수 없다는 얘기로 들렸습니다. 똑같이 유튜브를 이용해도 유시민 작가가 얘기하면 믿는 것 처럼요. 유명인들이 SNS로 내부고발에 나선다면 더 파급력이 커지게 된 거죠. ‘폭로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된 만큼 뉴미디어를 잘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조건적인 신뢰를 보내기보다 일방적인 주장이라면 의심하고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구 : 폭로는 이제 우리 사회 어느 곳에서나 발생하는 보편적인 현상이 됐습니다. 사회와 미디어의 변화 속에 이러한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폭로를 사회 정화의 기폭제로 만들지, 아니면 배신자의 단순한 일탈로 치부할지는 우리의 몫입니다. 개개인이 사회 정의를 지켜나간다는 책임감을 갖고 폭로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폭로에도 귀기울여주는 사회가 되길 바랍니다. 

zuni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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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출구조사 "유권자 65% '인플레 트럼프 탓'"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3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 출구조사에서 유권자의 절대다수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을 비관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고물가와 경제 난국의 책임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NBC, CNN, CBS 등 미국 주요 방송사의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SSRS가 실시해 이날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5%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이 악화됐다"고 답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있는 윌리엄 C. 가우디 기술 아카데미의 중간선거 투표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특히 유권자의 65%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경제를 더 악화시켰다"고 응답했으며, 62%는 고물가의 책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고 지목했다. 유권자의 44%는 "2년 전 트럼프 대통령 취임 당시보다 가계 재정 상태가 악화됐다"고 답한 반면, 좋아졌다는 응답은 18%에 그쳤다. 이번 출구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38%에 그쳐, 1기 임기 당시 치러진 2018년 중간선거 지지율(45%)보다 7%포인트(P) 하락했다. 유권자 10명 중 4명 이상인 43%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심판표를 던지기 위해 투표소에 나왔다"고 답했다. 이는 상원 승패를 결정지을 4대 핵심 경합주(조지아, 오하이오, 미시간, 텍사스)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가 과반을 넘어서며 공화당 후보들에게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유권자들이 꼽은 가장 중요한 선거 이슈는 경제(39%)였으며, 민주주의 수호(32%)가 뒤를 이었다. 체감 물가 상승률과 관련해서는 ▲유가 및 경유 가격(87%) ▲식료품 가격(88%) ▲공공요금(86%) ▲의료비(85%) 등 삶의 질과 직결된 전 분야에서 80%가 넘는 유권자가 불안감과 생활고를 호소했다. 지난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핵심 유권자층의 이탈 징후도 포착됐다. 히스패닉(라틴계) 유권자 중 민주당 지지층 비율은 2024년 39%에서 올해 43%로 반등했다. 이로써 민주당의 라티노 우위 격차는 2024년 10%P에서 이번에 16%P로 크게 확대되며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흥미롭게도, 유권자들은 양당 모두에 대해 높은 불만을 드러냈다. 민주당에 대한 비호감도는 54%(호감 46%), 공화당에 대한 비호감도는 59%(호감 41%)로 양당 모두 과거 두 차례 중간선거 대비 비호감도가 크게 상승했다. '양당 모두 비호감'이라고 답한 유권자 비율도 2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이슈별 정당 신뢰도 조사에서는 민주당이 경제, 외교 정책, 의료, 공직 부패 등 다수 분야에서 공화당보다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공화당은 이민 문제에서만 유일하게 우위를 점했으며, 인공지능(AI) 정책과 세금 이슈에서는 양당이 팽팽히 맞섰다. wonjc6@newspim.com   2026-11-04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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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제2금융·증권사 등 보안 모두 뚫렸다 은행을 시작으로 증권사와 카드사 뿐 아니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까지 해킹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금융사 보안 체계는 외부 공격과 내부 관리 부실 앞에서 허점을 드러냈고 사고를 사전에 탐지하거나 피해를 신속히 차단하는 대응 역량도 도마 위에 올랐다. 뉴스핌은 총 4편의 기획을 통해 업권별 사고 원인과 보안 실태를 규명하고 인공지능(AI) 기반 보안체계 구축과 망분리 규제 개선 및 실질적인 제도 개선 방안 등을 모색한다. [서울=뉴스핌] 김양섭·김가희 기자 = 국내 금융권이 한 달 넘게 이어진 연쇄 해킹에 업권을 가리지 않고 뚫렸다. 지난달 1일 신한은행의 고객정보 유출 공개 이후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캐피탈사, 새마을금고중앙회로 번진 침해사고는 지난달 말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 빗썸으로 이어졌고 한양증권에서도 유출이 확인됐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14일 집계한 침해 금융사만 16곳, 유출 정보는 약 10만건이었다. 뚫린 곳은 대부분 핵심 뱅킹망이 아닌 외곽 시스템이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사고를 세 유형으로 나눴다. 본인확인 없이 대출신청 내역 등을 조회할 수 있던 정보조회 서비스, 기기 접근통제가 빠졌거나 웹 취약점이 있던 프라이빗뱅커(PB)·기업금융 담당자(RM) 등 직원 업무지원 서비스, 이미 알려진 취약점으로 악성코드가 심어져 고객정보가 담긴 로그파일이 빠져나간 홈페이지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555곳의 자체 보안점검 결과를 공개한 지 2주 만에 증권·보험업권에서 추가 사고가 나오면서 체크리스트 방식 점검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모집인 조회서비스 뚫리자 고객 정보까지…신한 2만5729명·국민 2210명 유출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연쇄 해킹에서 가장 먼저 드러난 신한은행 사고는 모바일 홈페이지 'M신한'의 대출모집인용 조회 서비스에서 시작됐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있으면 들어갈 수 있는 서비스였다. 신한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공격자는 9월 28일 저녁부터 고객번호 등 입력값을 무작위로 바꿔 넣으며 조회를 반복했고 휴대전화 인증 우회도 시도했다. 8개국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를 바꿔가며 들어왔고, 은행은 15시간26분 뒤에야 이상을 알아챘다. 유출 고객은 2만5729명이다. 이름·전화번호와 연소득, 산출 대출한도 등이 빠져나갔고 주민등록번호 66건과 연계정보(CI) 97건도 포함됐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은행 4곳과 예가람·웰컴저축은행, 현대캐피탈 등 7개사 사고 가운데 여러 곳에서 동일 공격자로 추정되는 IP가 발견됐고 인공지능(AI) 도구를 활용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비슷한 접근 시도를 받은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에서는 유출이 확인되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대출모집인이 지정 태블릿에서 별도 인증서와 생체인증을 거쳐야 업무시스템에 들어갈 수 있고, 농협은행은 모집인에게 내부망 접속 권한이나 별도 업무시스템을 주지 않는다. KB국민은행은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 시스템 'RM 에이전트'와 'PB 에이전트'가 뚫렸다. 지난달 2일 고객 119명 유출을 밝혔다가 26일 재조사에서 고객 1631명과 임직원 460명을 추가로 확인해 피해가 2210명으로 늘었다. 하나은행은 영업지원시스템(ODS)에서 고객 89명의 주민등록번호·주소·직장명 등이 유출됐다. 최병호 고려대 휴먼인스파이어드AI연구원 교수는 이번 사고를 개별 회사가 아닌 금융권 전반의 구조적 취약점 문제로 봤다. 그는 "이번 사고는 본사가 아닌 외곽 조직이 털린 것이어서 망분리와는 관계가 없다"며 "외곽 조직은 업무 편리성이나 직원 복지, 매출 때문에 보안 등급을 의도적으로 낮춰온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인간 해커는 목표를 정해 오래 준비했지만 AI 에이전트는 수천 개가 금융권 전체를 실시간으로 훑다가 취약점을 찾으면 바로 공격한다"며 "관행처럼 해오던 부분을 AI 에이전트가 간파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자체점검 '적정' 대신증권도 뚫려…협력사 연계서버서 3만8490명 유출 대신증권은 지난달 17일 투자일임 비대면 계좌개설 연계서버에서 비정상 접근을 포착했다. 고객 3만8490명의 이름·이메일·주소와 암호화된 계좌번호 등 8개 항목이 유출됐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대신증권은 당국의 12개 항목 자체점검에서 미흡사항이 없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뚫린 연계서버는 당시 점검 대상에 들어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업무용 웹 시스템에 외부 IP가 비정상 접근해 일부 업무 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고객정보 유출은 없었다고 했다. 한양증권도 지난달 29일 외부 그룹웨어에 대한 비정상 접근으로 고객정보 15건을 포함한 개인정보 31건이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주민등록번호가 포함된 건은 3건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업계는 개인 고객 정보를 직접 다루는 일이 적어 그동안 보안 투자 우선순위가 은행·증권·카드보다 낮았던 게 사실"이라며 "중소형사는 자체 보안 인력을 꾸리기 어려워 전산을 외주에 의존하는 곳이 많은데, 외주업체가 뚫리면 같이 피해를 입는 구조적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사고가 알려진 뒤 점검 수위가 한 단계 더 올라갔다"며 "외부에 노출된 시스템을 전수 파악해 접근통제를 다시 확인하고 점검 범위를 외주·연계 구간까지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빗썸은 사내 모바일 그룹웨어가 뚫려 고객 6444명과 임직원·협력사 직원 715명의 정보가 유출됐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고객 844명분은 암호화되지 않은 채 노출됐고 주민등록번호·신분증 사본 등이 포함됐다. 빗썸은 당국 자체점검 때 최신 보안패치 적용이 미흡하다고 보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사 가운데 처음 해킹 유출을 신고한 미래에셋생명은 지난달 25일 이상 징후를 발견했다. 홈페이지와 청약시스템 일부가 침해돼 이름·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 등 홈페이지 서비스 관련 정보가 빠져나갔다. 유출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 10년 된 데이터베이스 쓰던 예가람 4만3246명 유출…웰컴·현대캐피탈은 닷새 뒤 인지 예가람저축은행에서는 고객 4만3246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규모가 공개된 사례 가운데 가장 많고 상반기 말 거래자(16만2731명)의 4분의 1이 넘는다. 이 중 320명은 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거래내역 등 다른 항목까지 빠져나갔다. 해커는 9월 16일 고객정보 서버에 접근했지만 은행은 14일 뒤에야 이를 알아챘다. 국정감사에서는 침해 관련 시스템에 2016년 출시된 구버전 데이터베이스(DB) '레디스(Redis) 3.0.7'이 쓰였고 1년 전 공개된 취약점도 패치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예가람저축은행은 사고 당시 금융보안원 회원사도 아니었다. OK저축은행은 지난달 11일 대출신청 웹페이지, 15일 모바일 수신서비스 홈페이지가 잇따라 뚫려 고객 250명의 연소득·대출금액 등과 268명의 계좌번호·잔액 등이 유출됐다. 웰컴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은 9월 27일 공격을 받고도 닷새 뒤 금융보안원이 공유한 공격 IP로 접속 기록을 살피다 침해를 확인했다. 웰컴저축은행에서는 법인 인터넷뱅킹 아이디·대표자 이름 등 2370건(중복 포함)이 유출됐다. 현대캐피탈은 주택대출 모집인 조회페이지가 공격받아 모집인 146명의 주민등록번호가 노출됐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공제 홈페이지에서도 회원 400여명의 정보가 빠져나갔고, 중앙회는 약 60시간 뒤 금융보안원이 전달한 의심 IP를 분석하고서야 이를 알았다. 김명주 인공지능안전연구소(AISI) 소장은 최 교수와 달리 뚫리지 않은 회사도 있는 만큼 개별 회사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업마다 부가서비스로 했거나 보안을 등한시했던 부분이 계속 뚫리고 있다"며 "금융권도 보안을 비용으로 보기 때문에 사고가 안 나면 아까운 돈이다 보니 몇 년씩 사고가 없자 늘려야 할 투자를 계속 줄이다가 이번에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금융권 정보보호 인력 비중은 수년째 10%를 밑돈다. 금융감독원이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말 7개 업권의 정보기술(IT) 인력 2만7508명 가운데 정보보호 인력은 2654명(9.6%)으로, 은행(8.8%)과 증권(9.5%)은 평균에도 못 미쳤다. ◆ 555곳 중 130곳 '미흡'…패치·인증·관제 기본 항목서 구멍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14일 공개한 긴급 자체점검에서 금융회사 555곳 가운데 130곳(23.4%)이 보안패치 미적용, 기술지원이 끝난 노후 시스템 관리 미흡, 24시간 보안관제 미구축, 대외시스템 인증·인가 누락, 다중인증(MFA) 미도입 등 미흡사항을 보고했다. 나머지 425곳은 '적정'으로 보고했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지난달 14일 "수 차례에 걸쳐 전수점검과 관리 강화를 주문했음에도 금융회사에서 기본적인 부분이 잘 지켜지지 않는 사례가 발견된 것은 매우 뼈아픈 부분"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금융권의 이행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사고 전부터 기본 보안 통제 보완과 외부 접점 악용 주의 등을 전파했고, 긴급 체크리스트 점검 때 필수적인 경우를 빼고 외부 접근을 원칙적으로 차단하도록 했지만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전날 임원회의에서 "사고 회사가 유의사항과 자체점검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살피고, 종합금융투자사업자·보험사 등 대형 금융회사도 은행권과 같이 CEO 등 경영진 책임까지 엄중하게 물으라"고 지시했다. 대부업·가상자산업·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등 전자금융거래법 미적용사를 포함한 전 금융권의 외부 접점을 전수 점검하고, 형식적 점검에 그친 곳은 엄중 조치하라고도 했다. 오는 5일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5대 시중은행장·금융협회장 등과 간담회를 열고 AI 해킹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최 교수는 미국·유럽처럼 외부 공격을 가정해 취약점을 찾는 '레드팀' 점검을 상시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은 체크리스트로 점검하거나 자기 보고에 의존해 보고할 때는 문제가 없다고 했을 것"이라며 "정부가 보안 품질을 평가하거나 보안 성과를 공시해 주가에 반영되도록 하면 기업이 돈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보안을 투자로 보는 인식과 CEO가 책임지는 구조를 개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지금은 CEO가 아니라 개인정보·정보보호 담당자가 책임을 지고, 사고가 나면 그 사람을 잘라버리면 끝"이라며 "갈수록 AI를 쓴 공격이 늘어날 텐데 이전 보안 시스템으로는 막을 수 없는 만큼 은행도 AI 시스템을 갖춰 미리 방어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금융위원회] ssup825@newspim.com 2026-11-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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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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