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근로시간 단축 등 '속도' 문제"
[서울=뉴스핌] 김양섭 기자 = "정부가 눈치를 너무 보는 것 같다. 아쉬움을 넘어 부족하다."
안건준 한국벤처기업협회 회장이 4일 여의도 한 중식당에서 열린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작심한 듯 현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그는 "이제 1년 7개월이 됐으면 정책에 대한 평가를 할 시점이 왔다"면서 말문을 열었다. 그는 "경제에선 보수와 진보가 없고, 과정보다는 결과가 중요하다"면서 현 정부의 경제정책 평가에 대해 '부정적'이라는 뜻을 내비쳤다.
[사진제공=벤처기업협회] |
그는 최근 공유경제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카풀업체와 택시업계의 대립 문제를 예로 들었다. 그는 "택시기사가 30만명, 가족을 합치면 100만명인데 이들을 한두 개 업체가 설득할 수 있겠나"라며 "더 과감하고 공격적인 정부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굵직한 이슈들에 대해 여기저기 눈치를 보느라 입장 표명과 액션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그는 "행정부가 많은 자성과 자각을 해야할 것 같다"고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대기업들과 협의체를 구성하는 계획에 대해서도 정부의 움직임에 아쉬움을 표현했다. 벤처기업협회는 지난 8월 5개 대기업과 상설 협의체를 세울 계획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안 회장은 "일부 대기업에서 오너 이슈가 발생해 논의가 중단됐는데, 지금도 대기업을 10곳까지 늘려 계속 얘기를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쉬움이 있다면, 정부의 강력한 시그널이 필요하다. (정부가) 너무 눈치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과감한 관심, 결단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 문제에 대해서도 비판 목소리를 냈다. 안 회장은 "스타트업들도 대부분 기본임금이 최저임금보다는 훨씬 높다. 그동안 우리가 최저임금, 근로시간 단축 이슈 등에 대해 협회 목소리를 사실 내지 않았는데 크게 피부로 와닿지 않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소상공인 레벌 회사의 문제들이 이제 그 위로 전이되기 시작하면서 피부에 와닿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근로시간 단축이나 최저임금 인상의 '방향성'에 반대하는 게 아니다. 다만 속도의 문제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ssup82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