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시장 중국, 첫 위탁 생산 제품 판매...원가 절감으로 가격↓
인도, 베트남 등 성장 잠재력 높은 곳 중심으로 생산기지 확대
[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 삼성전자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1위를 지키기 위해 중국, 인도, 베트남 등 신흥 시장공략에 나섰다. 정체기를 맞이한 스마트폰 사업의 반전 카드가 신흥 시장에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삼성전자 IM부문 실적 추이 |
우선 삼성전자는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기존 자체 생산 방식을 버리고 위탁 생산을 시작했다. 생산 단가를 낮춰 저렴한 스마트폰으로 경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1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중국 첫 주문자제작방식(ODM) 스마트폰인 갤럭시A6s 판매에 돌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4일 중국에서 갤럭시A6s 론칭 행사를 갖고 예약을 받아왔다.
ODM은 상품 개발과 생산을 외부에 맡기고 주문자가 상표만 붙여 판매하는 방식이다. 제조는 샤오미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중국 제조기업 윈테크가 맡았다.
갤럭시A6s는 저가 제품이 주를 이루는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내놓은 것으로 최근 중저가 스마트폰과 비슷한 사양을 갖추면서도 가격은 30만원 안팎으로 책정했다.
삼성전자가 ODM으로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것은 중국이 처음이다. 중국은 최대 스마트폰 시장이지만 자국 기업인 화웨이, 샤오미, 오포 등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삼성전자는 2013년까지만 해도 중국 시장 점유율 1위(19.7%) 였으나 2015년 5위권 밖으로 밀리면서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점유율 1% 수준을 넘지 못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라인업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일부 제한된 제품에 한해서만 실험적으로 선보인 것"이라며 "ODM 생산을 지속할 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인도는 스마트폰 보급률이 25%로 낮아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이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 상태에 다다르는 데다 실적 정체기를 맞이한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반드시 잡아야 할 시장인 것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올해 7월 인도 뉴델리 인근 노이다에 위치한 공장 규모를 두 배로 키워 세계 최대 규모의 휴대폰 공장으로 만들었다. 이로 인해 연간 생산량은 6800만대에서 2020년 1억2000만대로 2배 가까이 늘어난다. 지난 9월에는 세계 최대 규모(2787㎡)의 모바일 체험센터도 열었다. 유서 깊은 오페라하우스를 통째로 체험센터로 만들며 고객 잡기에 나선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30일 오후 베트남 하노이에서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와 면담했다. [사진=베트남 총리실 제공] |
다음으로 눈을 돌린 곳은 베트남이다. 베트남도 인도 못지 않게 기대되는 나라다. 베트남 스마트폰 보급률은 약 55% 수준으로 최근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또한 2020년까지 전자상거래 확대 정책을 피면서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가 높다.
올들어 중국에 위치한 2곳의 공장 중 한 곳에 대한 철수설이 나오면서 인도 다음으로 베트남에 추가 생산공장이 세워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베트남은 삼성전자의 주력 생산 기지로 박닌과 타이응우옌 두 곳에 스마트폰 공장이 있다. 이 곳에서는 삼성전자의 연간 스마트폰 생산량의 절반인 1억5000만대가 만들어 진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달 30일 이재용 부회장이 2박3일 일정으로 베트남 출장길에 오르면서 이같은 관측에는 힘이 실리고 있다. 이 부회장은 베트남 스마트폰 공장을 방문했다. 또한 앞서 만난 응우옌쑤언푹 총리에게 한국에 돌아가면 간부 회의를 소집, 베트남 투자 전략에 대해 검토해 보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되면서 스마트폰 사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이를 타개할 방안으로 다양한 방법을 모핵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sj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