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가수 하현우가 록 밴드 국카스텐으로 데뷔하고 10년 만에 첫 솔로 앨범을 발매했다. 여행을 통해 느끼고 담고 싶은 메시지를 곡에 녹여냈다.
하현우는 26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 위치한 올림픽공원 올림픽홀 뮤즈라이브에서 첫 솔로 앨범 ‘이타카(Ithaca)’ 발매 기념 음감회를 열고 “시간이 긴박했고 짧았지만, 예능 ‘이타카로 가는 길’을 통해 솔로 앨범을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밴드 국카스텐 리더 하현우가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홀 뮤즈라이브에서 열린 솔로 EP 'Ithaca' 발매 기념 프레스 음악감상회에서 포토타임을 가지고 있다. 2018.10.26 kilroy023@newspim.com |
이번 타이틀곡 ‘홈(Home)’은 집을 떠나 다시 돌아오는 회귀의 여정과 그 이유에 관한 곡이다. 멀리 떠난 낯선 공간에서 느끼는 두려움과 방황 속에서 가장 가까이에 있어 익숨함에 잊고 있던 나를 발견해내고 집에서부터 품고온 작은 꿈을 밝혀 다시 돌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하현우는 “지금 국카스텐 멤버들과 스무 살 때부터 해서 18년간 같이 해왔다. 솔로앨범에 대한 목마름도 있었지만, 밴드의 이름을 알리는 게 최우선이었다. 가장 급하기도 했다. 오랜 기간 같이 하니까 보컬로서 정체성에 대한 고민보다, 보컬도 밴드의 일부분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정서적으로도 정체돼 있는 느낌도 들고 멍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빨리 지치기도 했고 피로감도 빨리 왔다. 솔로앨범은 예전부터 꿈꿔왔는데, ‘이타카로 가는 길’을 통해서 평소에 가지고 있던 이상적인 곳을 가면서 이때가 아니면 솔로앨범을 언제 낼지 기약이 없을 것 같아서 빨리 만들게 됐다”고 덧붙였다.
앨범명 ‘이타카’는 하현우와 인연이 깊다. 최근 예능 tvN ‘이타카로 가는 길’이라는 방송과 더불어 그가 읽은 콘스탄틴 카바피의 시 제목이기도 하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밴드 국카스텐 리더 하현우가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홀 뮤즈라이브에서 열린 솔로 EP 'Ithaca' 발매 기념 프레스 음악감상회에서 사회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8.10.26 kilroy023@newspim.com |
그는 “시 ‘이타카’를 읽었는데 너무 마음에 들었다. 이타카는 지역도 있지만, 시 안에서 이타카는 꿈과 이상, 목표를 뜻한다고 생각한다. 평소에 제가 가지고 있는 가치관과 잘 맞았다. 그래서 앨범명을 짓게 됐다”고 설명했다.
타이틀곡 ‘홈’에 대해선 “여행을 갔다 오고 나서 그리스에서 3일 정도 지냈는데, 솔로 앨범 스케치를 해놨었다. 새로운 호흡으로 시작하고 싶어서 노래 편곡을 다른 분들에게 맡겨봤다. 집을 떠나서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내용”이라고 소개했다.
아울러 “따뜻한 집을 떠나는 그 의미와 이유를 담았다. 집은 편안한 공간인데, 여기서 말하는 ‘홈’은 집을 뜻하지만 내가 사랑하는 가족, 직업일 수도 있고 무대일 수도 있다. 낯선 곳을 향해 제가 떠나는 내용이다. 낯선 공간을 마주했을 때 자기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과정에 대해 노래하는 곡”이라고 설명했다.
네 번째 트랙 ‘무지개 소년’에는 ‘이타카로 가는 길’에서 함께 한 김준현의 하모니카 소리가 담겨 있다. 그는 “곡을 만들고 나서 뭔가 하나 아쉬웠는데, 그 부분을 준현이 형님이 채워주셨다. 애착이 가는 곡”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밴드 국카스텐 리더 하현우가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홀 뮤즈라이브에서 열린 솔로 EP 'Ithaca' 발매 기념 프레스 음악감상회에서 사회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8.10.26 kilroy023@newspim.com |
하현우와 그가 속한 국카스텐은 다소 다른 음악성을 띄고 있다. 국카스텐은 패배주의와 사회에 대한 분노로 가득 찼다. 하지만 이번 첫 솔로곡은 다르다.
하현우는 “저희 국카스텐은 분노도 강했고, 불량품이라고 생각했다. 세상에선 안 되는 존재가 나왔다고 생각했다. 배운 세상과 저희가 겪은 세상은 너무 달랐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거기서 오는 이질감이 컸다. 패배주의와 사회에 대한 분노가 팽배했다. 록 음악을 시작하면 분노로 시작한다. 쓸데없이 세상에 대한 분노가 있다. 그리고 불평등해 보였다. 세월이 지나니까 예전에 겪었던 것들이 특별한 경험이었다. 하나의 훈련이었다. 20대에 방황을 몰아서 한 것 같다. 음악을 하면서 점점 철이 들고 성숙해지는 것 같다. 솔로앨범을 만들면서 국카스텐 1집의 정서와 많이 다르다. 앞으로 국카스텐의 3집에서는 세상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하현우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것이 바로 폭발적인 ‘고음’이다. 그러다보니 고음만 지르는 보컬이라는 가시 박힌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밴드 국카스텐 리더 하현우가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홀 뮤즈라이브에서 열린 솔로 EP 'Ithaca' 발매 기념 프레스 음악감상회에서 포토타임을 가지고 있다. 2018.10.26 kilroy023@newspim.com |
하현우는 “음악에 대해 고민을 하면서 철학적인 게 됐다. 우리는 국카스텐이라는 밴드의 부속품이라는 얘길 자주 했다. 이 그룹 안에서는 조화롭게 조율하면서 음악을 해야 된다는 다짐과 약속을 했다. 저는 이 보컬이 음악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했다. 고음적인 테크닉이 아니라, 드럼이 울부짖고 드럼이 때려 부수는 과정 속에서 보컬이 살기 위한 몸부림이었다”고 고음을 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그러다 ‘나가수’에 나가서 보컬을 보여줘야 했는데, 그때부터 노래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그리고 보컬도 많이 발전하게 된 계기가 됐다. 내가 가지고 있는 무기를 이해하게 됐고, 고음이 부각됐다. 거기에 너무 묶여있는 것 같아서 억울했는데, 그런 이미지라도 있는 게 플러스 요인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이제 고음에 대해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고백했다.
하현우의 첫 솔로 EP앨범 ‘Ithaca’에는 타이틀곡 ‘Home’을 포함해 ‘Ithaca(Piano Ver. by AEV)’, ‘항가(巷歌)’, ‘무지개 소년’ ‘Ithaca(Acoustic Guitar Ver. by 정성하)’까지 5곡이 수록됐다.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