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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선트의 착각' 스테이블코인의 국채 시장 매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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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시장 손바뀜에 그칠 것
이자도 예금보호도 없어 수요 의문
기존 국채 보유 기관 수요 감소 불가피

[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급성장을 통해 국채 수요를 창출, 위험 수위의 부채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지만 착각일 뿐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물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장담하기 어렵고, 실제로 시장이 급팽창한다 해도 국채의 손바뀜이 일어날 뿐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지는 못한다는 얘기다.

베선트 장관은 취임 후 두 차례에 걸쳐 미국의 눈덩이 부채를 해결할 방안을 찾았다며 크게 흥분했다. 지난 4월 대형 은행의 대차대조표 규제를 완화해 국채 보유량을 대폭 늘리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고, 두 번 째가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매직'이었다.

은행 규제 완화가 실상 채권 거래와 헤지펀드 대출을 늘리는 데 그칠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고개를 드는 가운데 블룸버그는 8월22일 칼럼을 통해 스테이블코인의 국채시장 영향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베선트 장관은 지난 6월 의회에서 3000억달러를 밑도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몇 년 뒤 2조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그는 이 중 상당 부분이 국채와 채권으로 직접 유입되는 시나리오를 점친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과연 그럴까. 스테이블코인에 유입되는 모든 달러는 다른 곳에서 나와야 하는데 그 다른 곳들이 일반적으로 기존의 국채 보유자들일 가능성이 높다고 블룸버그는 주장한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베선트 장관의 예상대로 고성장한다 해도 국채시장에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보유 주체를 바꿀 뿐이라는 얘기다. 정부가 시장금리에 충격을 가하지 않고 차입할 수 있는 달러를 공급하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오히려 스테이블코인이 성공할수록 기존 은행 시스템과 통화 창출 능력, 경제 성장 지원 효과, 정부의 자금 조달 여력을 축소시킬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한다.

백악관에 복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암호화폐 세계를 넘어 보다 광범위한 코인 사용을 촉진하기 위해 스테이블코인의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이른바 '미국 스테이블코인을 위한 국가 혁신 지도 및 설립법'이 그것이다.

법안의 목적은 크게 두 가지다. 스테이블코인을 은행이나 머니마켓펀드 대신 현금 저장 수단으로 세우고, 국경을 넘나들거나 정상적인 은행 영업 시간 외에 유용한 결제 수단으로 사용되도록 한다는 것.

법안은 코인이 국채를 포함하되 은행 예금과 머니마켓펀드 지분도 허용하는 고품질의 달러 자산으로 일대일 뒷받침돼야 한다고 규정한다. 사람들이 코인을 달러로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법안은 미국 발행 코인이 이자를 지급하거나 국채 보유를 통해 얻는 수익률을 이전하지 못하도록 한다. 예금 자금을 스테이블코인에 뺏길 것을 우려하는 은행권을 보호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베선트 장관의 발언대로 3000억달러를 밑도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2조달러까지 성장하려면 기업들의 결제부터 소비자들의 출근길 커피 구매까지 코인 이용이 늘어나야 한다.

이는 기업과 소비자들이 이자도 지급하지 않고, 예금보험이 제공되지도 않는 스테이블코인에 돈을 저장할 의향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JP 모간은 보고서에서 "스테이블코인의 광범위한 채택에 필요한 인프라와 기술이 아직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 시장 규모가 2조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을 받아들이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기업과 기관 투자자들이 대체로 보수적이라는 사실도 고려할 부분이다. 조달 담당자가 IBM 제품을 구매했다가 해고 당한 사례는 없다는 격언처럼 재무 관리자들 역시 뱅가드 머니마켓펀드 매입으로 해고 당할 위험은 없다는 얘기다.

돈줄을 쥔 책임자들이 현금 자산을 빼 스테이블코인에 예치한다 하더라도 국채시장의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기는 어렵다.

유동성을 스테이블코인으로 옮기는 주체들은 은행 예금이나 머니마켓펀드, 실제 화폐나 동전 또는 해외 달러화 자산 등 네 가지 중 한 가지를 동원할 가능성이 높다.

이 중 머니마켓펀드는 국채시장의 '큰 손'이다. 이들이 스테이블코인에 유동성을 뺏긴다면 국채 매입 물량을 줄일 수밖에 없다.

은행들 역시 예금 인출에 대비하기 위해 국채와 에이전시 채권 등 안전 자산을 보유하도록 규제를 받는데 예금자들을 스테이블코인에 뺏기면 보유해야 하는 국채 물량이 줄어든다. 예금자들을 유지하기 위해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하며 코인과 경쟁을 벌인다 해도 국채가 아니라 고수익률을 제공하는 다른 자산을 찾게 될 전망이다.

해외 달러의 경우 보다 광범위한 은행 시스템의 일부분이거나 각국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의 일부분인데, 이들도 안전자산으로 통하는 미국 국채를 선호한다. 앞서 두 가지 사례와 같은 그림이 그려진다.

결국 사람들의 지갑 속 현금의 스테이블코인 전환만이 순수하게 국채시장의 새로운 수요를 제공하는 셈인데 JP모간을 포함한 은행들이 코인과 같은 빠르고 편리한 결제 도구들을 개발하고 있다. 굳이 스테이블코인을 선택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결론적으로,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미국의 대규모 부채와 적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베선트 장관의 희망은 신기루일 뿐이라고 블룸버그는 주장한다.

shhw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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