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연속 하락한 세계증시 보합에 머물러
독일과 프랑스 지표 악재, 경제성장 우려 심화
원유 수요 약화 vs 공급 증가 전망에 유가 근 2개월 만에 최저
[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세계 경제성장 둔화를 반영하는 신호들이 쌓여가면서 세계증시가 5일 연속 하락한 후 24일 겨우 보합에 머무르고 있다.
유럽증시는 보합에 마감한 아시아증시를 따라 소폭 상승하고 있다. 앞서 중국 정부가 보험사들의 주식 투자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에 중국 증시가 반등하며 MSCI 일본 제외 아시아태평양 지수가 보합에 마감했다.
범유럽지수는 은행 실적 부진을 딛고 0.6% 오르며 2년 만에 최저치에서 반등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 세계 47개국 증시를 추적하는 MSCI 전세계지수는 1년 만에 저점 부근에서 보합에 거래되고 있다.
앤드루 밀리건 애버딘스탠다드인베스트먼츠 글로벌 전략 헤드는 “세계증시가 조정에 들어가 앞으로 헤드라인에 따라 일간 변동성이 증폭돼 잦은 미니 패닉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어 “증시의 기저에는 세계 경제성장 둔화라는 근본적 우려가 깔려 있어 부정적 분위기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망스러운 기업 실적, 예산안을 둘러싼 이탈리아와 유럽연합(EU)의 충돌,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암살 의혹 등 이번 주 동시다발적 악재가 증시를 강타했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이 무역전쟁과 신흥시장의 자본유출을 이유로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가운데, 이날 독일과 프랑스 민간경기 지표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나 이러한 관측을 뒷받침했다. 독일 민간 경기 확장세는 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둔화됐다.
또한 감세 정책에 힘입어 강력한 양상을 보이던 미국 경제와 기업 순익 증가세가 꺾이고 있다는 신호가 나와 전날 뉴욕증시가 급락했다. 전날 미국 캐터필러와 3M의 실적을 확인한 투자자들은 기업 이익 성장이 고점을 지나왔다는 판단으로 주식을 매도했다. 또한 3M은 순익 악화를, 캐터필러는 원자재 비용 증가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경고했다.
이에 따라 세계 경제성장 둔화 우려를 대표적으로 반영하는 독일 2년물 및 10년물 국채 수익률 커브가 평탄해지고 있다.
성장 둔화 우려는 유가도 압박하고 있다. 런던선물시장의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전날 최근 고점에서 배럴당 10달러 가까이 하락한 7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증산을 약속한 것도 유가에 하방 압력을 주고 있다.
외환시장에서는 독일과 프랑스 지표 악재에 유로가 미달러 대비 0.5% 가량 하락하고 있다.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를 둘러싼 불확실성에 파운드는 달러 대비 2주 반 만에 저점을 경신했다.
유로/달러 환율 24일 추이 [자료=블룸버그 통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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