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란 편집위원= 독일 베를린에 거주하며 활동 중인 중국의 반체제 작가 아이웨이웨이(艾未未, 61)가 미국 뉴욕으로 이주할 뜻을 밝혔다. 아이웨이웨이는 최근 뉴욕타임즈의 컬럼니스트 로저 코헨과 가진 대담에서 “내가 미국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는데 이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런던 테이트모던에서 포즈를 취한 중국의 반체제 아티스트 아이웨이웨이.[사진=Ai weiwei] |
중국의 유명시인 아이칭의 아들로 태어나 베이징영화대학에서 천카이거, 장이머우 감독과 함께 공부하며 영화를 찍던 아이웨이웨이는 1979년 아방가르드 아트그룹 ‘스타즈(Stars)’를 결성하며 미술가로 변신했다. 이어 1981년 미국으로 건너가 파슨스디자인스쿨에 적을 두고 뉴욕을 무대로 행위예술과 개념미술 작업을 펼쳤다.
1993년 부친이 병석에 눕자 중국으로 돌아온 그는 스위스의 듀오 건축가 헤르초크 & 드 뫼롱과 협업해 2008베이징올림픽 주경기장을 설계하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의 정치사범 감시와 구금을 비판하는 퍼포먼스를 벌이며 정부와 날을 세운 바 있다. 2011년 4월 베이징 국제공항에서 탈세 혐의로 갑자기 연행돼 81일간 구금되기도 했다. 당시 그의 구금은 전세계적으로 큰 반발을 불러온 바 있다.
아이웨이웨이는 2015년 3월 국제앰네스티 인권상을 받으며 여권을 돌려받은 뒤 독일로 건너가 체류하고 있다. 그는 아들 라오의 교육을 위해 미국으로 건너갈 뜻을 밝혔는데 뉴욕이 아닌 뉴욕 북부를 택할 것으로 전해졌다. 대담자인 코헨이 “왜 뉴욕이 아닌 교외를 택했느냐”고 묻자 “뉴욕은 상당히 흥미로운 곳이지만 나같이 천천히 걷는 노인에게는 이제 어울리지 않는다”고 답했다.
아이웨이웨이는 1999년 48회 베니스비엔날레를 필두로, 2002년 광저우트리엔날레, 2006년 시드니비엔날레, 2007년 카셀도쿠멘타12 등에 참가했다. 2010년에는 런던 테이트모던 미술관의 터빈홀에서 대규모 설치미술을 펼쳤고 2011년에는 광주디자인비엔날레의 총감독을 맡기도 했다. 자신이 설립한 페이크 디자인(FAKE Design)을 이끌며 전세계 미술관에서 초대전 등을 열고 있는 그는 지난 8월에는 베이징에 있는 작업실이 당국에 의해 강제 철거되기도 했다. ‘좌우(左右)’라는 이름의 베이징 작업실은 아이웨이웨이가 지난 2006년부터 옛 공장 건물을 작업실로 전용해 대규모 설치미술 프로젝트를 구현했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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