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성 강화에 초점..민간분양 최소화
공공임대‧공공분양 최대 80%까지
보금자리 때 실시한 사전예약제는 부작용 심해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정부가 공공택지를 조성해 공급할 총 30만 가구 중 공공분양과 민간분양 물량은 최대 16만여 가구가 될 전망이다.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해제해 조성하는 공공택지는 법상 최대 50%까지 민간 분양물량을 공급할 수 있다. 하지만 정부는 공공주택 물량을 늘리고 건설사 몫으로 돌아갈 분양 물량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 옛 보금자리지구 주택을 분양할 때 실시했던 사전예약은 이번에는 적용되지 않을 전망이다. 당시 국토부는 사전예약을 실시해 공급방안 발표시기와 실제 공급시기까지 기간 동안 주택시장 불안심리를 봉합하는데 성공한 바 있다. 반면 하남 감일지구를 비롯한 일부 택지는 사전예약과 실제 청약 기간이 너무 길어져 청약자들의 불만을 샀다.
서울 강남보금자리지구 민간분양 아파트인 래미안 강남힐즈 전경 [사진=서영욱 기자] |
2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수도권에 조성될 공공택지에 공공분양이나 민간분양과 같이 내집마련이 가능한 아파트를 최대 16만5000여 가구를 지을 수 있을 전망이다.
정부는 우선 공공임대, 공공분양 아파트를 비롯한 공공주택을 70~80% 가량 지을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새 공공택지는 공공주택 위주로 공급하되 임대-분양 비율은 지역별 주택수요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해 탄력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라며 "공공주택 특별법에 따라 공공주택을 50% 이상 지을 수 있지만 새 공공택지는 실수요자 주거지원을 위한 공공성 강화에 초점을 맞춘 만큼 70~80%까지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공공택지 특별법에 따르면 공공분양은 최대 25%까지만 지을 수 있다. 이는 노무현 정부시절 공급된 성남 도촌지구, 의왕 청계지구, 남양주 가운지구 등에 적용됐으며 이미 이명박 정부시절 공급된 '보금자리 지구'에서도 그대로 적용됐다.
이에 따라 나머지 45~55%를 공공임대 아파트로 짓고 민간분양 비중을 20~30%로 감안하면 내 집 마련이 가능한 공공·민간분양 아파트를 최대 55%까지 지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30만 가구 중 16만5000가구 수준이다.
공공임대와 공공분양을 포함한 공공주택은 50% 이상 지어야 한다. 공공임대는 35% 이상도 지을 수 있다.
수도권 마지막 신도시인 위례신도시가 이와 유사한 수준으로 아파트를 지었다. 위례신도시의 공공분양과 민간분양 아파트는 전체 아파트(3만8609가구)의 60.8%(2만3481가구)를 차지한다. 공공분양 7개 단지 9266가구, 민간분양 19개 단지 1만4215가구다. 나머지 39.2%가 장기전세와 국민임대, 공공임대, 행복주택 물량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역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그린벨트를 해제해 조성하는 공공택지가 많고 공공임대를 비롯한 실수요자 위주로 공급한다는 방침으로 민간 건설사에게 돌아갈 몫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 공공택지의 경우 전매제한이 6년에서 8년으로 늘어나고 거주의무기간은 최대 3년에서 5년으로 늘어난다.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하고 이르면 오는 2021년 5000가구를 시작으로 공급을 시작한다.
지난 2009년 보금자리 분양 당시 실시했던 사전예약제는 도입되지 않을 전망이다. 사전예약제는 일반 입주자 모집보다 1~2년 앞서 입주 신청을 받는 방식이다. 일반 분양가보다 15% 이상 낮은 가격에 분양할 수 있고 입주 예정자의 선호를 미리 반영하는 차원에서 맞춤형 공급방식으로 도입한 바 있다.
사전예약제는 내 집 마련 수요를 조기에 흡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공공택지 조성이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사전예약자의 손발이 묶이는 문제점이 발생했다. 한번 예약 당첨자가 되면 다른 주택에 사전 예약할 수 없도록 했고 예약 포기자나 부적격자는 다른 아파트 재당첨도 제한했다. 지금도 사전예약을 받아 놓고 7~8년간 택지 조성이 미뤄지고 있는 곳도 있어 사전예약자들의 민원이 거세다.
국토부 관계자는 "사전예약제는 과거 보금자리 특별법에 따라 시행된 제도"라며 "새 공공택지는 공공주택 특별법에 따라 조성되기 때문에 사전예약제 도입은 이번에 검토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