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민주 기자 = 사실상 정부 독점으로 운영되고 있는 방제선(Water surface cleaner, 防除船) 위탁 배치를 시장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방제선이란 해양에 배출된 기름과 폐기물을 오일펜스(Oil fence), 유처리제(油處理劑) 등 오염방제 장비 및 약제 등을 사용하여 제거할 수 있도록 설계된 선박을 말한다.
해양방제 관련 민간업체 단체인 한국해양방제업협동조합(이사장 김호성)은 4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양환경공단의 '방제선 위탁배치 독점' 구조를 개선해달라고 요구했다.
해양방제조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12월28일 열린 국무총리 주재 22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통해 '2017년 경쟁제한 규제 혁파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해당 방안에는 현재 공기업인 해양환경공단이 독점하고 있는 방제선 위탁배치 사업에 민간 방제업체 참여를 허용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현행법상 일정 규모 이상(유조선 500t, 선박 1만t, 유류저장시설 1만kl 이상) 유조선 및 선박 등의 방제선 배치시 위탁기관은 해양환경공단으로 한정돼 있는데 이를 개선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당시 정부는 빠른 이행을 위해 관련법인 '해양환경관리법 개정안'을 8월 국회에 제출하겠다고도 약속했다.
그럼에도 현재까지 소관부처인 해양수산부는 방제선 위탁 배치 및 독점 개선 법률 개정 절차를 이해하지 않고 있다는 게 한국해양방제업협동조합측의 주장이다.
한국해양방제업협동조합의 김호성(오른쪽) 이사장이 김영환 전무이사와 함께 4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 기자실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중기중앙회] |
김영환 한국해양방제업협동조합 전무는 "해수부는 법률을 개정하더라도 시행령에 명시된 해양환경공단의 방제선 위탁배치 수수료 면제 조항을 통해 공단의 실질적 독점 지위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국무총리가 발표한 경쟁제한 규제혁파 정책을 사실상 파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2015년 11월 국무조정실 주관 관계부처회의에서 '방제선 위탁배치 민간 개방 실시를 전제로 한 방제분담금 합리화 방안'을 마련하도록 결정됐지만 해수부와 해양환경공단은 이 역시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방제분담금은 해양에서 발생하는 기름 등의 유출사고에 대비해 오염 유발 개연성이 높은 주체를 대상으로 방제능력 확보를 위해 부과·징수하는 부담금이다. 해양환경공단은 방제분담금센터를 운영하며 국내에 입항하는 선박과 해양시설 소유자를 대상으로 방제분담금 및 수수료를 부과·징수하고 있다.
김 전부는 "해양환경공단의 현재와 같은 독점 행태는 경제 민주화와 중소기업 육성을 규정한 헌법 정신을 위배하는 것"이라며 "방제분담금도 세계적으로 유례가 드물 정도로 비싸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호성 해양방제업협동조합 이사장은 "해양환경공단의 방제선 위탁배치 독점을 개선하기 위해 2014년부터 공정거래위원회, 해양수산부, 국무조정실 및 국민·규제신문고 등에 수차례에 걸쳐 독점개선 건의 및 청원을 했지만 소관부처인 해양수산부는 매번 검토 또는 협의 중이라는 답변만 보내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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