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銀-카카오페이·신한銀-삼성페이·SC제일-페이코 제휴
신규 고객 확보 한계…외부 플랫폼 '파고들기'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은행 앱을 깔지 않아도 페이 서비스 내에서 계좌 개설뿐 아니라 예적금 가입과 대출까지 가능하다. 지점 영업이나 은행 앱으로는 신규 고객 확보에 한계가 있어 이용자들이 모여 있는 외부 플랫폼으로 은행이 파고드는 셈이다.
IBK기업은행은 4일부터 간편 결제 서비스 카카오페이에 모바일 지점을 열었다. [이미지=IBK기업은행] |
금융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은 4일부터 간편 결제 서비스 카카오페이에 모바일 지점을 열었다. 카카오페이를 통해 기업은행의 적금을 가입하고, 신용카드 발급도 가능하다. 외화 환전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기업은행이 모바일 지점을 연 것은 지난 3월 소셜커머스 티몬지점에 이어 두 번째다. 지난 8월말 기준 티몬지점을 통한 적금 가입은 2700여건을 기록했다. 지점에서 하루에 7~8건 정도 신규 적금 가입이 이뤄진다는 것을 감안하면 4~5배 많은 성적이다. 신용카드 발급은 290여건, 환전 이용은 2400여건을 나타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티몬 지점 이용자의 85% 정도는 기업은행 계좌가 없는 신규 고객으로 주로 2030세대인 젊은 고객층이 많다"고 설명했다.
아직까지는 기업은행 앱을 설치해야 티몬, 카카오페이와 연동되지만, 오는 11월부터는 모바일 브랜치를 구축하면 은행 앱을 깔지 않아도 된다. 모바일 브랜치는 앱 설치나 회원가입, 공인인증서 없이 스마트폰 인터넷 주소창에 웹 주소를 입력하면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비대면 서비스다. 외부 플랫폼에서도 바로 연결된다.
기업은행은 모바일 지점을 삼성페이로도 확대하고 전용 대출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현재 삼성페이와 제휴를 논의 중이며, 이달 말 1000만원 미만의 소액 대출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신한은행과 SC제일은행도 간편 결제 서비스와 손을 잡았다. 은행에 찾아가지 않고, 별도 앱을 깔지 않아도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3일부터 삼성페이를 통해 계좌를 개설하고 등록을 할 수 있는 서비스에 돌입했다. 신한은행과 거래가 없는 고객도 삼성페이에서 계좌와 체크카드를 만들어 등록할 수 있다. 기존에 이용하던 계좌나 카드를 등록할 수 있었지만 신규 계좌 개설까지 할 수 있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한은행은 국내 금융권 최초로 은행방문 없이 삼성페이를 통해 통장신규에서 계좌등록까지 가능한 삼성페이 원스탑 계좌 신규·등록 서비스를 시행한다. [사진=신한은행] |
SC제일은행은 페이코를 통해 비대면 계좌개설 서비스를 제공한다. 페이코 앱의 제휴계좌 메뉴 내 '개설하기'를 통해 진행하면 된다. 별도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페이코 앱 내에서 본인확인이 가능하다.
외부 플랫폼과 제휴 외에도 시중은행들은 모바일 브랜치를 통해 은행 앱 없이 금융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3월 모바일 브랜치를 선보인 후 가계대출 신청, 신용카드 신청, 비대면 계좌개설에 이어 주택담보대출까지 서비스 범위를 확대했다.
Sh수협은행도 연내 모바일 브랜치 개념의 웹 뱅킹을 구축할 계획이다. 웹 뱅킹 오픈 후 개인사업자대출, 주택담보대출, 비상금 대출, 안전금고(세이프 박스)로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설명이다.
은행권이 외부플랫폼 제휴와 모바일 브랜치 구축에 나선 것은 기존 채널로 신규 고객 확보에 한계를 느껴서다. 오프라인 영업점을 찾는 고객들이 줄어드는 가운데 은행앱은 기존 거래 고객들 위주로 운영되고 있는 상황이다.
시중은행 개인디지털채널부 관계자는 "영업점은 방문하지 않는 추세이고, 은행앱은 신규 고객을 끌어오기에 한계가 있다"며 "이용자들이 이미 많이 모여있는 플랫폼으로 은행들이 직접 찾아가는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