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없는 대여소' 외부 보관에 따른 따릉이 고장 우려 커져
서울시 "외부환경에 적합한 재질...차체 튼튼해 문제 없어"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지난 30일 오전 8시경 서울 노원구의 한 따릉이(서울시 공공자전거) 대여소. 전날 밤까지 내린 폭우로 따릉이가 모두 비에 흠뻑 젖어 있었다. 대여소에 지붕이 없는 탓이다. 안장과 핸들에 묻은 물기를 닦아내던 회사원 A씨(31)는 "비가 많이 왔거나 오히려 비가 올 것 같은 날은 따릉이를 탄다"면서 "비 맞아도 관리하지 않아도 돼 편하긴 한데 한편으론 고장나지 않을까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최근 연이은 폭우로 서울이 큰 피해를 입은 가운데, 따릉이가 우천에 고스란히 노출되면서 고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울시는 "문제 없다"는 입장이지만 이용자들의 걱정은 계속될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30일 오전 서울 노원구의 한 따릉이(서울시 공공자전거) 대여소. 2018.08.30 |
31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15년 10월부터 무인 공공자전거 대여서비스인 '따릉이'를 운영하고 있다.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편리성으로 서울시민들의 호응을 얻은 따릉이는 시행 첫 해 대여소가 150개에서 지난해 1290개로 대폭 확대됐다. 따릉이 대수도 2000여 대에서 2만여 대로 10배가량 급증했다. 서울시는 올해 말까지 대여소 250개소를 추가해 1540개소까지 늘릴 계획이며 2020년에는 총 4만 대의 따릉이를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동시에 외부 보관에 따른 고장 위험성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특히 대여소에 지붕이 없는 탓에 비에 고스란히 노출되는 점이 문제로 언급된다. 여러 사람이 이용하는 공공재인 데다가 워낙 자전거가 비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따릉이 홈페이지에는 '비에 맞아 자전거 상태가 좋지 못하다' '대여소에 지붕을 설치해 달라' 등 관련 민원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한만정 한국자전거단체협의회 대표는 "아무리 좋은 재질로 만들어진 자전거도 비가 오면 자전거 구석구석 빗물이 스며들고 노후화가 급속하게 진행된다"면서 "대여소 시설을 보완해 보다 철저한 관리를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공공자전거 특성상 고장이 잦을 수밖에 없는 것을 감안, 외부 환경에 적합하고 튼튼하게 제작했기 때문에 우려가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알루미늄 합금으로 만들어졌으며 녹 방지 체인이기 때문에 비로 인한 녹이나 고장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서울시시설관리공단 83명의 담당 직원이 수시로 체크하며 따릉이 상태와 고장 여부 등을 살피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대여소 지붕 설치와 관련, "설치공간 및 주변 이해관계자 조망권 침해, 과다한 설치비용과 유지관리비용 등의 이유로 설치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된 사항"이라며 "다만 사업 확대에 따라 올해 안에 구체적인 따릉이 관리 매뉴얼을 만들어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iamky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