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합산 연소득 7000만원 이상 전세대출 못받아..소득기준 불명확
전세 수요자 "정부가 무주택자 대출길 다 막아 놓은 격"
정부, 부동산 투기수요 억제 추가 규제책 '만지작'
[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맞벌이 부부를 포함한 전세대출 실수요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정부가 서울 집값 안정화를 위해 오는 10월부터 부부합산 연소득 7000만원 이상 가구는 고소득자로 보고 저금리의 전세대출을 받을 수 없도록 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30일 청와대 게시판에는 전날부터 정부의 전세대출 규제방침에 반대하는 청원이 35건이 올라왔다. 한 청원자는"전세자금대출제한 기준중 소득부분과 관련 의견이 있다며 작은 아파트 전세로 살고 있는데 자녀가 2명으로 4명 가족이 살기에 7000만원은 절대 고소득이 아니다"고 적었다.
또 다른 청원자는 "20년간 전·월세를 살며 내집마련을 꿈꿨다"며 "이제는 되겠다 싶어 사려고 하니 정부가 대출한도(LTV)를 60%에서 40%로 급격히 줄여 아무리 애를 써도 집을 사지 못했는데 이번에 실수요자의 대출까지 막아 평생 집을 살 엄두가 나질 않는다"고 토로했다.
정부가 전세대출시 소득 기준 요건을 강화하기로 한 것은 고소득자와 다주택자의 전세 보증 상품 이용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일부 다주택자가 전세 보증을 활용해 은행에서 전세 자금을 대출받아 자기는 전세를 살면서 집을 한 채 더 사는 사례가 잇따라 발견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집 없는 전세 실수요자들만 피해를 보게 됐다는 지적이다. 은행에서 전세자금 대출을 받을때 주택금융공사에서 전세보증을 못 받으면 저금리의 전세자금 대출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전세 실수요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은 2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에서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가계부채관리 점검회의를 열어 최근 주택시장 불안과 관련된 가계대출 악용·회피사례를 집중 점검하고 향후 정책방향을 논의했다. [사진=금융위원회] |
대기업에 다니는 맞벌이 부부 직장인 A씨 "맞벌이 7000만원 이하면 세후 월 500만원 소득수준인데, 이 소득이 자녀있는 가정에 풍족한 수익이라고 생각하는 정부의 시각이 문제"라며 "집 있는 사람들의 전세대출을 막아야지 왜 무주택자들의 전세대출을 제한하는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가 무주택자들의 대출을 다 막아놨다"며 "대출 상환 능력은 되는데 금융권에서 대출을 안해줘 올해도 내 집 장만은 물건너 갔다"고 하소연했다.
부동산 전문가는 "전세대출 조건 강화는 갭투자자 잡겠다는 것으로 보인다"며 "갭투자자 일부 없어진다고 해도 집값에 어떤 영향을 줄지 미지수라며 전세대출의 경우 소득요건보다는 주택보유수로 제한 하는 게 좀더 합리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논란이 확산되자 금융위원회는 추가 논의를 통한 전세대출 요건 완화를 검토에 들어갔다.
정부는 이상 과열현상을 보이고 있는 서울 집값 안정화를 위해 추가 규제책을 준비하고 있다. 공시가격 인상을 적극 반영한 보유세 인상과 1주택자에 대한 비과세 혜택 축소, 2주택자의 경우 양도세 면제기간을 기존 3년에서 2년으로 축소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정·청(더불어민주당, 정부, 청와대) 고위관계자 회의에서도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과열현상을 보이고 있는 부동산 투기수요 억제에 한 목소리를 낸 만큼 추가 규제 방안이 조만간 가시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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