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넬리'와 형의 뒷이야기 담은 낭독뮤지컬
19일까지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
[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영화를 통한 프리퀄이나 리부트, 스핀오프 등 다양한 형태의 시리즈에 익숙해진 요즈음, 뮤지컬에서도 일종의 '스핀오프(기존 스토리를 바탕으로 새롭게 파생된 작품)'가 등장했다. HJ컬처의 낭독뮤지컬 시리즈 중 '파리넬리'가 그 주인공이다.
낭독뮤지컬 '파리넬리' 공연 장면 [사진=HJ컬처] |
HJ 시리즈는 리딩 공연이 아닌 낭독뮤지컬이라는 새로운 공연 형태를 제시한다. 대극장에서 사랑 받았던 작품을 소극장에서 공연하며 기존 공연의 뒷이야기를 펼쳐내는 것이다. 특히 뮤지컬 '파리넬리'는 2015년 초연 당시 '올해의 창작뮤지컬상'과 '신인남우상'. '음악감독상' 더뮤지컬어워즈 3관왕을 차지하고 객석점유율 98%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낭독뮤지컬 '파리넬리'는 카스트라토인 '파리넬리' 카를로 브로스키와 그의 형 리카르도 브로스키가 헤어진 이후의 이야기를 더했다. 무대 위에는 피아노 한 대와 브로스키 형제, 단 두 사람만 등장한다. 작품의 주옥 같은 기존 넘버들은 물론, '나의 두 아들에게' 등 새로운 넘버가 추가됐고, 브로스키 형제의 뒷이야기 등이 80분이라는 짧은 시간으로 압축되면서 더욱 흥미로워졌다.
낭독뮤지컬 '파리넬리' 공연 장면 [사진=HJ컬처] |
공연은 형 리카르도와 동생 파리넬리가 편지를 주고받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리카르도가 파리넬리와 헤어지고 나서 과거를 회상하며 후회하고 반성하는가 하면, 파리넬리는 그런 리카르도에게 숨겨왔던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낸다. 아버지, 헨델, 안젤로 등 다른 인물들은 대사로만 언급될 뿐,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두 형제에게만 오롯이 초점을 맞추고 있어 두 사람의 감정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
앞서 본공연을 보지 못한 관객이라도 두 사람의 갈등이 왜, 무엇 때문에 생겼는지, 그들이 과거 어떤 일을 겪었기에 갈라지게 됐는지, 다른 인물들과 어떤 관계였는지 충분히 느낄 수 있다. 극 초반 이해가지 않는 부분도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레 다들 눈치챌 수 있게 꾸며졌다. 이렇게 영리한 장치들은 공연을 보는 내내 본공연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고 보고 싶은 마음을 만들어낸다.
낭독뮤지컬 '파리넬리' 공연 장면 [사진=HJ컬처] |
'파리넬리' 역은 초연에 이어 다시 한 번 루이스 초이가 맡는다. 소프라노 음역을 구사하는 성악가 '카운터테너'인 루이스 초이는 '파리넬리'의 대표 넘버 '울게 하소서'를 시작으로, 뮤지컬과 오페라를 넘나들며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한다. 또 배우 이준혁과 김경수가 번갈아 형 '리카르도' 역을 맡는다. 이들의 열연은 단숨에 관객들을 사로잡으며 공연 내내 몰입하게 만든다.
낭독뮤지컬 '파리넬리'는 오는 19일까지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된다.
hsj121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