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익 전액 배당, 외국계 모기업 배불려와
1조원대 매출에도 기부·사회공헌에는 인색
[서울=뉴스핌] 오찬미 기자 = 국내 1위 다단계판매 업체 한국 암웨이가 한 해 벌어들인 이익 전부를 배당을 통해 해외에 송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서 번 당기순이익 전액 해외 송출
금융감독원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한국암웨이는 2001년 이후 17년째 당기순이익 전액을 현금 배당해오고 있다.
한국암웨이는 국내에서 건강보조식품, 정수기, 화장품, 세탁세제 등을 판매하는 다단계 판매 업체다. 지난해 한국암웨이는 매출액 7596억원, 영업이익 1037억원, 당기순이익 787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률 두 자릿수(10.3%)의 양호한 수익률이다.
기업은 이익을 내면 일부는 주주에게 배당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는 기업의 성장을 위해 이익잉여금으로 인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당기순이익 가운데 얼마를 주주에게 배당으로 책정하는가를 배당성향(=배당총액/당기순이익)이라고 하는데, 30%이면 양호하다고 평가받는다. 그런데 한국암웨이의 배당성향은 양호한 수준을 넘어 100%이다. 쉽게 말해 한해 벌어들인 순이익 전액을 주주에게 현금 배당으로 지급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이 회사는 2016년 당기순이익 494억원 전액을 배당으로 지급했다.
한국암웨의 2017년 자본변동표. 단위 원. [자료=전자공시] |
주주에게 지급된 한국암웨이의 당기순이익 전액은 어디로 흘러가는걸까?
1차 해답은 암웨이유럽(Amway Europe Limited)이다. 암웨이유럽은 한국암웨이의 지분 100%를 보유중이다. 그래서 국내 소비자가 한국암웨이 제품을 구입하면 한국암웨이가 벌어들이는 이익 전액이 유럽으로 빠져나가게 된다. 그렇게 한국암웨이가 최근 5년간 배당으로 해외에 유출해 온 금액은 지난해 787억원, 2016년 494억원, 2015년 707억원, 2014년 713억원, 2013년 596억원으로 총 3297억원이다.
이 금액은 한 차례 더 이동한다. 암웨이유럽의 지배기업은 미국 알티코 글로벌 홀딩스(Alticor Global Holdings Inc.)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한국암웨이의 순이익은 암웨이유럽을 거쳐 미국 미시간주 에이다에 본사를 둔 알티코 글로벌 홀딩스로 흘러간다.
한국암웨이 지배구조도 [정리=오찬미 기자] |
◆판매상품의 절대액을 해외서 매입하면서 자금 해외 송출
한국암웨이의 자금 해외 유출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한국암웨이는 판매 상품의 절대액을 국내 기업이 아닌 해외에서 매입하고 있다. 한국암웨이의 지난해 상품매입액은 4167억원이었는데, 이 가운데 75.2%(3135억원)를 해외 특수관계자인 ABG 인터내셔날로부터 매입했다.
한국암웨이의 지난해 특수관계자와의 거래내역.[자료=전자공시] |
여기에다 기술도입료, 지급수수료 등의 명목으로도 자금이 추가로 해외에 유출했다. 지난 한 해 지급수수료 명목으로 해외로 빠져나간 금액만 467억원 가량이다. ABG 인터내셔날에 기술도입료 72억원, 지급수수료 4억6000만원을 지불했다. ABG 노쓰에도 지급수수료 등으로 268억원을 지불했다. 암웨이 인터내셔날, 알티코, 암웨이 비즈니스 서비스 아시아에도 각각 2억7000만원, 99억원, 92억원을 줬다.
정리해보면 한국암웨이는 판매 상품의 절대액을 해외에서 매입하고, 국내 소비자가 이들 상품을 매입해 이익을 내면 이익 전액을 해외로 송출하고 있다.
◆국내서 27년간 200배 성장, 기부 및 사회 공헌에는 인색
한국암웨이가 국내 기부와 사회 공헌에 지출한 금액은 미미하다.
한국암웨이의 지난해 기부금은 6억9400만원으로 당기순이익(787억원)의 0.8%에 불과했다. 반면 행사비(257억3300만원), 판매촉진비(77억880만원)에는 훨씬 많은 금액을 지출했다.
지난 1991년 한국에 진출한 암웨이는 지난 27년간 국내에서 200배 성장해 이제 매출액 1조원대를 바라보고 있다.
한국암웨이는 특수관계회사도 여럿이다. 솔스티스 홀딩스는 알티코(Alticor Inc.)를 지배하고, 알티코가 암웨이 인터내셔날(Amway International Inc.)과 ABG 인터내셔날(Access Business Group International LLC)을 지배하는 구조다. ABG 인터내셔날은 ABG 노쓰 아시아를 지배한다. 알티코 코퍼레이션이 멀천다이징 프로덕션(Merchandising Production Inc.)을 지배하고, 암웨이 네덜란드 코퍼레티프 U.A가 암웨이 비즈니스 서비스 아시아 퍼시픽(Amway Business Service Asia Pacific Sdn. Bhd.)을 지배한다. 한국 소비자가 매입하는 한국암웨이 제품은 대다수가 이들 해외 가족기업에서 건너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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