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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키 드 생팔' 전시회…여성의 분노가 미술로 치유됐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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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전당 '니키 드 생팔 展 마즈다 컬렉션'
사격회화·나나 등으로 '여성'의 권리와 자유 강조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올해 초부터 일어난 '미투(Me too)' 운동으로 문화계는 여성의 인권, 남성과 같은 고른 기회 보장 등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문화예술계 성폭력 근절과 에술인의 권익 보장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약속했고, 예술인들이 인격적으로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실태조사와 교육, 신고상담센터를 설치했다. 2018년이 돼서야 한국에서도 여성 인권 신장에 대한 인식이 생기기 시작한 거다.

여성 인권은 비단 오늘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50년 전 서양에서도 여성인권 문제는 심각했다. 프랑스에서 태어나고 미국에서 자란 예술가 니키 드 생팔(Niki de Saint Phalle, 1930~2002)은 여성의 자유를 갈망했고 사회에서 남성과 같은 평등한 여성의 권리와 자유를 주장했다.

Niki de Saint Phalle, Buddha, 1999 ⓒ 2017 Niki Charitable Art Foundation / ADAGP, Paris - SACK, Seoul.

그는 유년시절, 아버지로부터 학대를 당했고 결혼해서는 남편으로부터 가부장적 사고를 강요받았다. 당시 충격으로 엄마와 아내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한 채로 성장한 그는 결국 1953년 정신병원에 입원하는 비극을 맞는다. 그러나 치료의 목적으로 미술을 접하면서 마음을 치유했다.

정식 미술 교육을 받지 않았지만, 자신의 메시지를 뚜렷하게 작품에 입히며 미술계에서 자리잡았다. 특히 그는 '여성의 권리'와 관련한 물음과 의미를 과감하게 담은 작품으로 대중과 소통해왔다. 

지난달 30일부터 예술의전당이 개최한 '니키 드 생팔 展 마즈다 컬렉션'은 니키가 예술작품을 통해 상처를 극복하고 타인과 관계를 맺고, 대중에게 치유를 어떻게 공유했는지에 대한 고찰을 담고 있다.

대개 사람들은 니키 드 생팔을 이야기할 때 프랑스 파리 퐁피두 센터 앞 스트라빈키 광장에 있는 조각분수를 만든 작가, 혹은 그의 대표 작품인 '나나'를 떠올린다. 특히 생동감이 넘치는 캐릭터 '나나'로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는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예술의전당에 전시된 니키 드 생팔의 '붉은 마녀'. 2018.06.29 89hklee@newspim.com

그러나 '나나'가 탄생하기 전까지 그의 작품은 분노가 요동친다. 니키의 '사격회화(Shooting painting)'에서 살펴볼 수 있다. 전시장에 입장해 가장 먼저 마주하는 작품 '스웨덴 TV 프로그램을 위한 사격회화'는 마치 눈물을 쏟아내듯 석고물이 흘러내린다.

이 작품은 니키를 일약 스타덤에 올린 '사격회화' 연작 중 하나로 1961년 2월 파리에서 열린 '비교: 회화-조각' 전에 인물의 머리가 과녁으로 된 '내 연인의 초상'이라는 작품을 출품하면서 영감을 받은 결과물이다. 그의 작품 옆에 걸린 네덜란드 화가 브랑 보가르의 흰색 부조작품에서 니키는 '그림이 피를 흘리는 것처럼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사격회화는 물감이 담긴 오브제를 석고로 덮은 뒤 실제로 총을 쏘아 제작하는 작품이다. 인간의 신체에 비유한 예술 작품에 상처를 내는 작업으로 그는 폭력의 가해자가 돼 연기하면서 공격성이 남성성에 고정화된 이미지가 아님을 보여줬다. 그는 직접 이 과정을 대중 앞에서 퍼포먼스로 선보였으며 제작하는 모습을 영상에 기록했다. 사격회화는 1960년대 초 미국과 유럽계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초기 사격회화는 특정한 형태가 존재하지 않았지만, 점점 명확한 형태를 가지게 됐고 니키의 공격 대상도 구체적으로 변하게 된다. 그는 남성작가나 남성비평가가 지배해 온 미술사에 대한 공격, 전형적인 여성상에 대한 파괴 행위, 냉전기 정치상황에 대한 비평 등 남성이 만든 파괴와 폭력의 이미지에 총격을 가했다. 이 대상은 가톨릭 대성당이었다. 일곱살 때부터 보수적인 수도원 학교를 다니고 아버지의 강압적인 권위가 군림하는 과정에서 엄격한 가톨릭 교육을 받은 종교의 속박은 그 자체가 가부장적이고 그에게는 정신적인 억압이었다. 수도원 학교에 입학한 뒤 반항적인 기질로 전학과 자퇴를 반복했다. 

Niki de Saint Phalle, Nana Fontaine Type, 1971/1992 ⓒ 2017 Niki Charitable Art Foundation / ADAGP, Paris - SACK, Seoul

미술로 정신적 치유를 하고자 했던 니키는 1961년 성모마리아상이나 예수의 십자가상을 사용해 제단이나 대성당을 모티브로 하는 작품을 선보이기 시작한다. 가톨릭 이미지를 사용하는 것은 가족에 대한 복잡한 마음이 연결돼 있다.

본격적으로 니키는 자신에게 질문을 던진다. '여자는 무엇일까' '나는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으로 '붉은 마녀'라는 작품을 마지막으로 사격회화를 접는다. '붉은 마녀'는 수많은 여성의 이미지로 구성됐다. 마녀의 상반신 중앙에는 성모 마리아상이, 왼쪽 다리에는 아기 오브제가 있으면서도 마녀의 왼쪽 손은 여성의 성기로 향하고 있어 남성을 유혹하는 매춘부의 모습도 띤다. 이는 작가 내면의 다양한 여성성의 충돌성을 표현하면서도 다양한 역할로 사는 여성들의 짊어진 아픔을 친근하고 따뜻하게 보듬어주는 작품이다.

그러다 니키는 친구 클라리스가 임신한 것에서 영감을 받아 '나나' 시리즈를 제작한다. 기존에 표현한 여성의 모습과 달리 잠재적으로 임신한 여성을 암시한다. 다리를 벌리거나 춤을 추고 있는 등 활동감 넘치는 나나의 모습은 1960년대 후반 이후 서양사회에 잠재한 여성상과는 반대되는 것이었다.

'나나'는 '보통의 여자 아이'를 뜻하는 불어다. 에밀 졸라의 소설 '나나'로 매춘부 이미지가 떠오를 수 있으나 전혀 관련 없다. 니키는 생전 "그녀들을 뭐라고 부를 지 몰랐다. 나나라고 부르는게 좋다고 생각했다"며 "에밀 졸라의 나나와 전혀 관계 없다. 단지 이름만 같다. 내가 만든 나나는 여성의 자랑이고 나는 모성의 위대함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나나'가 모든 여성을 위로하고 대변하는 상징이길 바랐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그웬돌린. 친구 클라리스의 딸 이름 '그웬돌린'을 따서 지었다. 2018.06.29 89hklee@newspim.com

니키는 1965년 10월 파리의 알렉산드르 이올라 갤러리에서 처음으로 나나를 공개했다. 이 시기에 제작된 나나 시리즈 중 하나로 당시에는 주로 털실이나 천, 종이 등을 덮은 틀 위해 채색을 해 얽히고 설킨 질감을 가진 나나로 제작했다.

이후 '샘의 나나-백색의 춤추는 나나'는 밝은 색체와 대담한 패턴, 그리고 리듬감과 활동성이 느껴지는 에너지를 뿜은 모습으로 바뀐다. 이는 니키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남성의 권위와 위세에 맞서는 저항처럼 활기 넘치는 모습으로 당당한 모습의 자신을 표현한 것이다.

초기에 제작된 나나와 다르게 니키는 1967년 '환상적인 천국'이라는 야외 설치미술을 제작한 이후 폴리에스테르 소재로 나나를 제작한다. 그래서 좀 더 활력이 넘치고 당당함을 뽐내는 자태로 완성된다. 

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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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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