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만찬 후 크렘린 궁 관람 즉석 제안…15분간 설명하며 안내
문 대통령, 푸틴에 "한국 국빈 방문 원해…한국민들이 아주 좋아할 것"
[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을 위한 만찬 자리에 빅토르 안(안현수) 쇼트트랙 선수가 등장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안 선수에게 안부를 물으며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빅토르 안(안현수) 쇼트트랙 선수 <사진=뉴스핌 DB> |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2일(현지 시각) 서면브리핑을 통해 "두 정상은 정상회담 후 공동언론발표를 마치고 오후 4시 40분부터 5시 45분까지 크렘린 대궁전 안 그라노비타야홀에서 만찬을 진행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김 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만찬에서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안 선수를 푸틴 대통령에게 데리고 갔다. 푸틴 대통령은 안 선수를 보고 "그동안 잘 지냈느냐"며 악수를 청한 뒤 깊숙이 두 번 끌어안으며 애정을 표시했다.
푸틴 대통령은 문 대통령에게 "우리 선수들이 잘못한 것이 하나도 없는데 올림픽에 나가지 못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고, 만찬 마무리 발언에서는 "평창 동계올림픽 때 문 대통령이 러시아 선수들을 따뜻하게 격려해 줘서 대단히 고마웠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만찬 뒤에는 크렘린 대궁전 관람이 이어졌다.
푸틴 대통령이 즉석에서 "크렘린 대궁전을 구경시켜 주겠다"고 제안, 박물관 해설사가 만찬장 밖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를 안내했다.
푸틴 대통령은 약 15분 동안 옆에서 함께 걸으며 크렘린 대궁전 가운데 게오르기에프홀, 알렉산더홀, 안드레에프스키홀 등을 돌며 설명했다.
그는 게오르기예프홀에 대해 "영광의 홀이다. 영웅들의 이름이 벽면에 새겨져 있다. 전기가 들어오기 전까지는 예전에 2만개의 초로 불을 밝혔다. 외국인 사절단을 맞이하는 곳이다"라고 했다.
이어 알렉산더홀에서는 "여성을 위한 홀"이라고 했고, 안드레에프스키홀에 가서는 "대통령의 취임식이 열리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러면서 안드레에프스키홀 상단에 위치한 왕좌 3개를 가리키며 "하나는 왕, 또 하나는 왕비를 위한 의자다. 나머지 하나는 누구를 위한 자리일까?"라고 물었고, 문 대통령은 "국민"이라고 답했다.
해설사가 "왕의 엄마다. 제왕을 낳고 길러준 게 엄마이기 때문"이라고 알려주자 문 대통령은 김 여사를 가리키며 "엄마가 최고"라면서 엄지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크렘린 대궁전을 둘러본 뒤 푸틴 대통령은 문 대통령 부부에게 에르미타주 박물관의 도록을 선물하며 "이 책을 읽고 다음 번 러시아 방문을 준비하시라"고 말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푸틴 대통령이 한국을 국빈 방문하길 원한다"며 "한국민들이 아주 좋아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2일 국빈 만찬 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제안으로 크렘린 대궁전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
푸틴 대통령과 헤어진 뒤 문 대통령 부부는 예정에 없던 크렘린 경내를 약 30분 동안 관람했다. 관람하는 동안 통역사가 이곳저곳을 설명했으며, 러시아 경호원들이 안내를 맡았다.
문 대통령이 "붉은 광장이 어디냐"고 묻자 러시아 경호원들이 그쪽으로 안내했고, 크렘린 대궁전 안에서 붉은 광장 쪽으로 난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 먼발치서 광장을 살펴봤다.
김 대변인은 "문 대통령과 김 여사는 성 바실리 대성당과 레닌 묘, 박물관, 굼 백화점 등에 대해 설명을 듣고 다시 크렘린 대궁정 안으로 들어와 차량을 타고 숙소로 이동했다"고 말했다.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