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계 '디젤 엔진 퇴조' 한층 선명
[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닛산(日産) 자동차가 디젤 엔진 개발을 중단한다고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닛산 측은 영국과 프랑스, 중국 등에서 환경문제로 디젤차 판매규제를 검토하고 있는 점을 감안했을 때 향후 시장축소를 피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신문은 "자동차 업계가 전기자동차(EV)에 집중하는 동시에 '탈(脫) 디젤'에 나서는 움직임이 한층 선명해졌다"고 전했다.
일본 자동차 제조회사 닛산. [사진=블룸버그] |
신문에 따르면 닛산은 현재 두 종류의 디젤 엔진을 보유하고 있다. 요코하마(横浜) 공장 등에서 생산하는 이 엔진들은 일본 국내시장에서 판매되는 소형차 등에 탑재됐다.
하지만 닛산 측은 앞으로 디젤 엔진 신규 개발을 중단하고, 수요를 봐가면서 보유하고 있는 두 종류의 디젤 엔진 생산도 2020년대에 종료할 전망이다.
이미 미국과 일본 등 주요시장에서 디젤 엔진 승용차 판매는 종료된 상황이다. 유럽에서도 2020년대 전반에 판매를 중단할 계획이다. 밴 등 상용차의 경우 디젤 엔진 탑재 차량은 계속 판매하지만 엔진은 외부에서 조달한다.
닛산은 현재 르노, 미쓰비시(三菱)자동차 함께 3사 연합으로 토요타자동차, 독일 폭스바겐(VW)과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신문은 "세계 대형 제조사 중 한 축이 디젤 엔진 개발을 중단하게 되면서 디젤 기술 퇴조가 한층 선명해졌다"고 전했다.
디젤차의 몰락은 환경문제와 관련이 깊다. 디젤 엔진은 이산화탄소(CO2)배출량이 적어 연료비는 적지만, 질소화합물(NOx)을 많이 배출하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다만 배기가스 정화장치 기술을 개발하면 환경오염 문제도 적을 것이란 생각에 유럽 제조사를 중심으로 기술 개발이 진행돼왔다.
이런 흐름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 폭스바겐의 디젤자동차 배기가스 배출 조작 문제다. 이후 디젤 엔진은 각국 당국이나 소비자의 신뢰를 잃었다. 영국과 프랑스, 중국에선 현재 디젤 엔진차 판매 규제를 검토하고 있다.
이에 자동차 각 사들은 디젤 엔진 개발에서 하나 둘 손을 떼고 있다.
프랑스 르노사는 신형 디젤 엔진 개발을 연기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피아트 크라이슬러 오토모빌스(FCA)도 2021년까지 유럽에서 디젤 승용차의 판매를 종료할 계획이다. 스웨덴의 볼보는 차세개 디젤엔진의 개발을 중단하고 전기차(EV)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일본 기업 중에선 토요타가 유럽의 디젤 승용차 시장에서 철수를 결정했다. 스바루(SUBARU)도 2020년을 기점으로 디젤엔진 개발·생산을 중단한다. 혼다는 유럽에서 디젤차 판매를 단계적으로 축소할 방침이다. 반면 디젤차에 강점을 가진 마쓰다만이 디젤 엔진 기술개발을 계속한다.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