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가치, 무역가중치 기준 5.3% 상승…부채 늘고 원자재 비싸져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신흥시장이 달러 강세 때문에 충격을 받고 있다고 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달러가 강세를 보일 경우 신흥국 주식시장은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신흥국들은 막대한 경상수지 적자와 높은 대외자금 의존도 때문에 대외 충격에 대한 완충 여력이 낮기 때문이다.
달러 가치는 지난 1월 말부터 5월 말까지 무역가중치 기준 5.3% 상승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지난 1월24일(현지시간) "달러 약세가 미국에 좋다"며 달러 가치 하락에 무게를 두는 발언을 하면서부터다.
지난 1개월간 VWO 가격 추이 [사진=블룸버그] |
이 기간 동안 신흥시장 주식과 관련 펀드는 하락했다. 뱅가드 FTSE 이머징 마켓 상장지수펀드(ETF, 종목코드: VWO)는 11% 넘게 하락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달러가 신흥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라며 "많은 신흥국들은 자국 화폐가 있지만 적지 않은 달러 부채를 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금융서비스·조사업체 인포르마 파이낸셜 인텔리전스의 데이비드 아더 수석 거시 전략가는 "달러 가치가 상승하면 (신흥국의) 부채 규모도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달러 강세로 터키 리라화 가치가 떨어지면 리라화 표시 부채 액수가 커지면서 신용등급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 또한 수입품 가격이 상승하면서 경상수지 적자도 확대될 우려가 있다. 이 경우 리라화 가치가 더 하락 압력을 받는 등 악순환이 발생한다.
달러 강세는 원자재 가격을 상승시킨다는 점에서도 신흥국에 부담이 된다. 달러 가치가 오를 경우 달러로 표시되는 원자재 가격도 오르기 때문에, 원유 등 원자재를 수입하는 나라들은 득보다 실이 많다.
자산운용사 에버모어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데이비드 마커스 공동설립자 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브라질, 러시아, 나이지리아 등 다수 신흥국들은 에너지, 식료품 등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