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이어 中에서도 '전장부품 성장동력 찾기' 주력
"中 개방화 따라 전장부품 지분투자·M&A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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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답보상태에 빠진 전장부품 사업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을 찾았다. 앞서 유럽 출장을 통해 BMW, 보쉬 등과 전장부품 사업에서 협력을 확대하는 성과를 거둔 가운데 중국에서 전장부품 사업을 궤도에 올리기 위한 인수합병(M&A)이나 지분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3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전날 전장부품 사업의 역량 강화를 위해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주요 경영진들과 중국 선전으로 출국했다. 이번 중국 출장에는 김기남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사장)을 비롯한 진교영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사장), 강인엽 시스템LSI사업부장(사장) 등의 반도체 부문 주요 경영진과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등이 동행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중국의 비와이디(BYD)를 비롯해 글로벌 기업들과 비즈니스 미팅을 가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전장부품 사업과 관련된 주요 부품을 공급하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부문의 최고 실무자가 참석한 만큼 신사업 등의 새로운 기회를 발굴하기 위한 게 이번 출장의 목적이라는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트위터캡처> |
증권가에서는 최근 중국 정부의 외국기업의 중국차 지분율 제한(50%)정책 폐지(2020년 상용, 2022년 승용)로 이 부회장이 중국 로컬 전장부품 업체에 대한 지분투자나 전장부품 관련 스타트업 인수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유럽 출장 기간 중 BMW와 만나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의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보쉬와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공급계약을 맺는 등 전장부품 사업과 관련된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완성차 및 전자, 부품 업체들의 합종연횡이 필요한 전장부품 사업의 특성상 이 부회장이 전체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이들 기업과의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등 사업 전반의 육성전략을 챙기고 있다는 게 삼성전자 안팎의 시선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외국 기업의 지분율 제한(50%) 정책을 폐지하기로 결정, 중국의 로컬 업체들이 외부 자본 유치에 나설 가능성이 높고, 또 지분투자를 통해 중국 기업의 운영권을 확보하려는 글로벌 업체들이 나설 수 있는 상황이 마련됐다"며 "삼성전자가 작년부터 부품 사업과 관련된 M&A 가능성을 언급한 만큼 전장부품과 관련된 지분투자 및 M&A 가능성은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전장부품과 관련된 삼성전자의 지분투자와 M&A가 올해 3년차를 맞은 전장부품 사업의 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다가오는 전기차 시대에 대비해 완성차 및 전자, 부품 업체들의 합종연횡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성장잠재력을 갖춘 스타트업을 적극 인수할 것으로 전망한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2015년 미국의 스타트업 루프페이(LoopPay)를 인수해 마그네틱 보안 전송(MST) 기술을 확보해 이를 접목한 모바일결제 서비스 삼성페이의 성공을 이끈바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삼성이 전장부품 분야에 진입한 게 올해로 3년째인데 큰 효과가 나타나고 있지 않아 어느 때보다 M&A, 지분투자 등의 가능성이 열려 있는 상황"이라며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로컬 기업보다는 기술대비 평가 절하된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M&A에 나서는 것이 좋은 방안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은 이미 스타트업을 많이 인수해왔고, 중국은 스타트업에 대해 (다른 업종과 달리) 많이 개방적인 상황"이라며 "이 부회장의 이번 출장은 중국 시장에 대한 재점검 및 향후 미래먹거리 마련 등의 다양한 의미를 지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간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전장부품 사업부를 신설(2015년)하고 미국의 전장부품 업체 하만을 인수(2017년 완료)한 이후, 큰 성과가 없어 전장부품 사업과 관련된 최고 결정권자(오너)의 명확한 전략방향 설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실제 인수 1년을 맞은 하만은 올해 1분기 40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 당초 기대보다 성과를 보여주지 못한다는 평가다. 지난 1월 열린 'CES 2018'에서 공동 개발한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디지털 콕핏'을 선보였지만,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수동부품 등 주요 계열사와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보다 덜하다는 평가다.
삼성전자 전장부품 사업의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전장부품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기 위한 행보를 거듭했지만, 명확한 사업전략이 없어 주요 계열사와의 시너지효과가 나타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며 "이에 최고 결정권자가 나서 M&A 등을 통해 전장부품 사업의 방향을 명확히 설정해야한다는 지적이 많았다"고 말했다.
flam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