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글로벌

속보

더보기

日 강제 불임수술 피해자 "싸울 겁니다"…실명 공개해

기사입력 : 2018년04월20일 15:08

최종수정 : 2018년04월20일 15:08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서울=뉴스핌] 김은빈기자 = 일본에서 구 우생보호법(1948~96년)으로 인해 국가로부터 강제 불임수술을 받은 70대 남성이 자신의 실명을 공개했다고 20일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주인공은 홋카이도(北海道) 삿포로(札幌)에 거주 중인 고지마 기쿠오(小島喜久夫)씨. 그는 '정신분열증'이라는 이유로 19세에 강제 불임수술을 당했다. 

구 우생보호법은 유전성질환이나 유전성이 아닌 정신질환, 지적장애를 가진 사람에 대한 불임수술 실시를 인정했다. 단 의사가 먼저 신청을 하고, 심사회의 결정을 거친다는 조건이 붙어있었다. 

하지만 고지마씨는 "의사의 진찰을 받은 적도 없었는데 '정신분열증'이라고 했다"며 "어린 시절 소아마비에 걸리긴 했었지만 유전성의 병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현재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걸 예정이다. 우생보호법으로 소송을 걸었거나 걸 예정인 사람이 자신의 실명을 공개한 건 그가 처음이다. 

고지마씨는 "제가 실명을 공개하는 걸 계기로, 아직 목소리를 내지 않은 많은 사람들도 일어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 통계에 따르면 수술을 받은 사람은 전국에 최소 1만6475명이다. 그 중 홋카이도는 2593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구 우생보호법에 의해 강제 불임수술을 당했던 일본의 70대 남성. 본 기사의 고지마씨와는 다른 인물. [사진=지지통신 뉴스핌]

◆ 57년간 말 못한 고통 "국가는 틀렸다"

고지마씨는 57년간 그 누구에게도 수술 사실을 말할 수 없었다고 했다. 그는 홋카이도 이시카리(石狩)시의 한 농가에서 태어나 자랐다. 복잡한 가정 환경 속에서 그는 싸움을 반복하는 등 비행을 저지르기도 했다. 

10대 후반이던 어느 여름날, 집에 돌아왔는데 자택에서 경찰관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영문도 모른 채 수갑이 채워진 그는 삿포로 시내의 한 정신과병원으로 연행됐다. 그는 쇠창살이 달린 독방에 들어갔다. 간호사는 "당신이 나쁜 짓만 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렇게 강제 입원한 지 3개월이 되던 날, 간호사가 찾아와 "우생수술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신분열증이 있는 사람이 아이를 가지면 곤란하다"며 고환에 마취주사를 놓고 수술을 진행했다. 3일간 엄청난 고통이 고지마씨를 덮쳤다. 

고지마씨는 이후 택시 운전기사 일을 시작했다. 결혼도 했다. 하지만 아이는 없었다. 아내는 "어째서 아이가 생기지 않을까"하고 얘기했지만, 고지마씨는 "내가 전에 병에 걸린 적이 있었다"면서 거짓말을 했다. 

길거리에서 어린 아이가 있는 가족들을 볼 때마다 부러우면서 동시에 괴로웠다. 고지마씨는 "'내게도 아이가 있다면..'하는 생각을 계속 하면서 살아왔다"고 털어놨다.

구 우생보호법 하에서 시행된 강제불임수술에 대해 생각하는 국회의원연맹 설립 총회 모습 [사진=지지통신 뉴스핌]

고지마씨는 그렇게 57년을 혼자 괴로워하면서 살아왔다. 그런 그가 국가에 소송을 제기하고, 실명을 공개하게 된 계기는 올해 1월에 본 뉴스였다.

그와 마찬가지로 강제불임수술을 받았던 미야기(宮城)현의 60대 여성이 전국에서 처음으로 국가에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고지마씨는 신문기사를 통해 9살 여린아이까지 강제수술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용서할 수 없었다. 

아내도 뉴스를 보며 "참 불쌍하네"라고 얘기했다. 고지마씨는 말을 해야할까 말까 고민했다고 했다. 그리고 힘겹게 "실은 나도 강제불임수술을 받았어"라고 털어놨다. 57년간 계속해서 숨겨왔던 비밀이었다. 아내는 "나를 신뢰했기 때문에 말해준 거구나"라며 고지마씨의 아픔을 받아들였다. 

고지마씨는 바로 그 다음날 변호사에게 전화상담을 했다. 변호사는 강제불임수술에 해당한다고 얘기했고, 고지마씨는 소송을 결심했다. 

"저는 병원에서 의사의 진찰을 받은 적도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정신분열증'이라고 진단해서 강제 수술을 했죠"

고지마씨가 수술을 받았다고 여겨지는 병원은 "당시 근무했던 의사도 없어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했다. 고지마씨는 소송을 위해 의사에게 수술흔적을 보여주기도 하고, 또 당시 고지마씨의 문병을 온 사람에게 증언을 받기 위한 준비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지마씨는 말한다. "장애가 있다고 해서 아이를 낳으면 안된다고 국가가 말하는 건 분명히 잘못된 일입니다. 제 가슴 속에 묻어둘 수도 있었지만 싸우기로 결심했습니다. 모두 함께 싸워야 합니다"

◆ 구 우생보호법이란

구 우생보호법은 장애인이나 유전 병력을 가진 사람들에게 강제로 불임 수술을 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한 법이다. 지난 1948년 제정됐다가 인권문제 등이 제기되면서 1996년 폐지됐다. 일본에선 최소 1만6475명의 장애인이 이 법에 의해 강제 불임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장애인 단체와 피해자들이 피해 보상과 실태 규명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당시엔 적법했다"는 입장이었지만, 지난달 해당 문제에 대해 전국 조사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kebju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법사위, 尹 서울구치소 CCTV 열람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는 1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수감 중 특혜 제공 여부와 특검의 체포영장 집행 당시 서울구치소 폐쇄회로(CC)TV를 열람하기 위해 현장검증에 나섰다. 추미애 법사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소속 법사위원들은 이날 오전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를 방문해 윤 전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 거부와 수감 특혜 의혹 등을 점검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전원 불참했다.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추미애 법사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소속 법사위원들은 1일 오전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를 방문해 윤 전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 거부와 수감 특혜 의혹 등을 점검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전원 불참했다. 2025.09.01 jeongwon1026@newspim.com 김용민 의원은 "국민의힘은 오늘 현장검증이 '망신주기용'이자 인권 침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정작 중요한 검증 절차에는 참여하지 않고 뒤에서 정치적 언사만 하고 있다"며 국민의힘 의원 불참에 유감을 표했다. 김 의원은 "오늘 검증해야 할 사안은 대한민국 형사사법시스템에서 매우 중차대한 문제"라며 "전직 대통령이라는 이유로 구치소에서 편하게 지내고 있다는 국민적 의혹이 해소되지 않는 한 대한민국 사법시스템은 국민으로부터 신뢰받지 못할 것"이라며 현장검증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전현희 의원도 "CCTV를 열람하는 것은 윤석열에 대한 망신주기 목적이 아니다. 중대 범죄자의 체포영장 거부라는 법치주의 파괴 행태와 구치소 측의 특혜는 없었는지를 눈으로 확인하기 위함이다"며 "법치주의를 바로세우고 헌정질서를 회복하는 과정의 일환인 현장검증에 국민의힘이 자리를 비운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추미애 위원장은 "윤 전 대통령은 내란 혐의로 수사를 받으면서 조금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응당 책임을 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법치를 무시하고 부끄러운 모습을 연출하는 등 수사방해를 일삼고 있다"며 "오늘 현장검증을 통해 특혜 및 수사방해 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수용규칙 위반 등 사실이 확인될 경우 관련 규정에 따라 후속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울구치소 측에 8월 한달 간 윤 전 대통령의 변호인 접견 횟수와 구치소 내 변호인 접견방 개수, 변호인 접견 규정 일체 등의 자료를 요청했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과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이명박·박근혜 전직 대통령의 변호인 접견 관련 자료와 윤 전 대통령의 총 접견 시간 및 인원 등 통계 자료를 요구했다. jeongwon1026@newspim.com 2025-09-01 11:08
사진
[변상문의 화랑담배] 제1회 산세타령 변상문의 '화랑담배'는 6·25전쟁 이야기이다. 6·25전쟁 때 희생된 모든 분에게 감사드리고, 그 위대한 희생을 기리기 위해 제목을 '화랑담배'로 정했다. [자료= 인공지능 AI 이미지] 판소리 춘향가에는 '산세타령'이라는 눈대목(가장 재미있는 부분 중 하나)이 있다. 방자가 춘향이에게 이몽룡의 사람됨을 각 지방 산세에 비유하며 설명하는 대목이다. 방자가 춘향이에게 "여보게 춘향이! 낭군을 얻으려면 뚜렷한 서울 양반 낭군을 얻지. 아, 어찌 시골 무지랭이를 얻으려는가?" 했다. 이에 춘향이가 "미친 녀석! 낭군도 시골 서울이 다르단 말이냐?"하며, 방자 말이 땅에 떨어지기도 전에 이불 개듯 개어 방자 귀에 쑤셔 넣었다. 방자는 "하믄 다르지야. 인걸은 지령이라. 사람이 하는 것은, 산세 따라 나는 법이여. 내가 우리 도련님 성품을 이를 테니 잘 들어 보소. 경상도 산세는 산이 웅장 허기로 사람이 나면 정직하고. 전라도 산세는 산이 촉(비옥함)하기로 사람이 나면 재주가 있고. 충청도 산세는 산이 순순하기로 사람이 나면 인정이 있고. 경기도 올라, 한양 터 보면 천운봉이 높고 백운대 섰다. 삼각산 세 가지 북주가 되고 인왕산이 주산이요, 종남산이 안산인디 동작이 수구를 막았기로, 사람이 나면 선할 때 선하고 악하기로 들면 별악지상(別惡之象)이라." 서울 남산 아래, 선할 때 선하지만 악하기로 들면 별악지상(別惡之象)인 땅. 그곳이 지금의 용산기지다. 이몽룡이 장원급제하고 남원골 춘향이를 만나러 간 길도 남대문-용산고-용산기지 23번 게이트-한강나루-남태령-과천 길이다. 용산은 용산구 효창공원 일대와 원효로 서쪽 일대 구릉지대를 말한다. 한강을 따라 서쪽으로 흐르는 구릉이 마치 용이 꿈틀대는 모습이어서 용산이라 불렀다. 대통령실이 들어선 국방부, 합참 지역의 구릉은 둔지산(屯之山)이다. 조선시대 때 직업군인 집단 거주 마을이 있었다. 이곳은 임진왜란 때는 일본군 병참기지로, 병자호란 때는 청나라군 후방지휘소였다. 임오군란 때는 흥선 대원군이 용산기지 캠프 코이너에서 청나라로 납치돼 갔다. 용산고 앞에서 청나라군과 조선군 간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1894년 7월 청일전쟁이 터졌다. 일본군 소장 오시마가 이끄는 8000여 명의 일본군이 용산기지에 주둔했다. 조선총독부, 조선주차군사령부가 용산기지에 터를 잡았다. 부대 정문은 용산역 맞은편 아모레 퍼시픽 건물과 용산우체국 사이로 난 길을 따라 200m 정도 들어가면 나오는 문이다. 어김없는 별악지상(別惡之象) 땅이었다. 1950년 6월 25일 01:00 용산기지 내 육군본부 상황실에 전화벨이 울렸다. 당직 장교 작전국 대위 조병운이 수화기를 들었다. "충성! 옹진반도 제17연대입니다. 현재 시간 국사봉 북쪽 능선으로 병력 미상의 북한군이 접근하고 있습니다" 03:00 또 전화벨이 울렸다. "충성! 문산 제1사단입니다. 북한군이 구화리에서 도하용 주정(舟艇)을 운반하고 있습니다" 03:30 또 전화벨이 울렸다. "충성! 의정부 제7사단입니다. 적 포탄이 전 진지에 떨어지고 있습니다" 창밖에는 태풍 엘시가 비를 뿌리고 있었다. 육군본부 정보국 당직 장교 중위 김종필은 정보국장 장도영 대령에게 "전 전선에서 북한군이 공격해 오고 있습니다. 전군에 비상을 내려야 합니다. 국장님께서 빨리 상황실로 오셔야겠습니다"라고 보고했다. 용산기지가 또다시 별악지상(別惡之象)의 땅이 되고 있었다.  / 변상문 국방국악문화진흥회 이사장 2025-09-01 08:0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기사제목
기사가 번역된 내용입니다.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