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證, 에프티이앤이 매수 리포트 발간 후 사흘만에 상폐사유
"애널리스트 기업 탐방으로 외부 감사의견 감지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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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광수 기자] 증권사가 '매수'의견 리포트를 낸 지 사흘만에 해당 기업에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하자 개인 투자자들이 혼란에 빠졌다. 관련업계에선 애널리스트들의 정보 접근성이 외부 감사인 수준에 미치지 못하면서 발생한 보기 드문 사례라는 평가다.
◆ 매수 리포트 사흘 뒤 '감사의견 거절'…주가 폭락
한국거래소는 지난 22일 코스닥기업 '에프티이앤이'가 외부 감사인인 위드회계법인으로부터 2017년 재무제표에 대해 '감사의견 거절' 입장을 받았다고 밝혔다. 감사의견 거절은 코스닥 시장 규정에 따라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된다. 이 영향으로 22일 에프티이앤이의 주가는 곤두박질치며 전 거래일 보다 1530원, 29.94% 폭락해 마감했다. 관리종목에 포함되면 대표지수에 편입될 수 없는 규정상 코스닥 150에도 제외된다.
이영규 NICE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자금거래 관련 내부통제상 미비점이 존재하고, 해외자회사인 필리핀 법인 등의 채권‧채무의 실제성과 완전성, 유형자산 매입거래와 관련해 충분한 자료제출이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감사의견 거절 배경을 밝혔다.
문제는 이보다 사흘 앞선 지난 19일.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에프티이앤이에 대해 '매수' 리포트를 발간했다. 김병기 연구원은 "작년 4분기 어닝쇼크는 아쉽지만 주력인 나노소재 사업은 견조하다"며 "올해 영업이익 317억원이 예상되고 목표가는 7700원을 유지한다"고 언급했다.
이 증권사는 지난 1월 초 '대장정의 시작'이라는 제목의 리포트로 에프티이앤이를 분석대상 종목군에 편입시킨 바 있다. 하지만 갑자기 에프티이앤이가 관리종목에 편입, 증권사 보고서를 믿고 투자한 개인들은 상당부분 손실 위기에 처했다.
감사의견 거절 직후 한화증권은 지난 23일 에프티이앤이의 "회계 투명성과 합리적인 내부통제 시스템을 했다는 점이 확인될때까지 에프티이앤이를 커버리지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 "이례적인 일"…회계 이슈 예측 어려워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경우가 앞서 유사 사례가 없을 정도로 이례적이란 평가를 내놓고 있다. 그러면서 애널리스트의 정보 접근성 한계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증권사 스몰캡 담당 애널리스트는 "애널리스트가 회계사처럼 기업에 모든 정보를 요구할 수 없을뿐더러, 기업에서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지도 않는다"고 전했다. 회계사는 감사기간 회계원장과 재무제표 등을 요구, 파악할 수 있지만 애널리스트는 기업에서 제공하는 정보만 볼 수 있다는 것. 애널리스트 기업 탐방시 회사에서 정보를 제공해야할 의무는 없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상당히 드문 케이스로 해당 기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애널리스트에게 모든 관련 정보를 제공할 가능성은 떨어진다고 본다"며 "(해당 증권사가) 기업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확보하지 못했을 가능성은 있다고 봐야한다"고 밝혔다.
증권사 한 리서치센터장 역시 "(이번 경우는) 감사의견을 못 낼 정도로 자료가 부실하다는건데, 이 결과를 내려면 온갖 재무제표를 다 뜯어봐야 된다"며 "애널리스트가 2~3시간 기업탐방을 가서 파악하긴 사실상 어렵다"고 전했다. 사실상 감사거절은 예측 불가능의 영역이란 설명이다.
이어 "해당 리서치에서 문제 기업을 걸러내는 능력과 애널리스트 개인의 경륜과 분석 능력 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에프티이앤이는 거래소 측에 이의신청을 할 계획이다. 김중옥 에프티이앤이 관리팀장은 "전날 거래 재개를 위한 이의신청과 기업심사·재감사를 함께할 법률사무소와 컨설팅 계약을 체결했다"며 "내달 2일 이의신청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거래소는 이의신청을 받은 날로부터 15거래일 이내에 기업심사위원회를 열어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한다.
[뉴스핌 Newspim] 이광수 기자 (egwangs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