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7년의 밤'의 주역 배우 류승룡(왼쪽부터), 장동건, 고경표, 추창민 감독 <사진=뉴스핌DB> |
[뉴스핌=장주연 기자] ‘7년의 밤’이 드디어 스크린에 펼쳐졌다. 원작의 줄기에 새로운 곁가지를 더해 같은 듯 다른, 다른 듯 같은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시켰다.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용산아이파크몰CGV에서는 영화 ‘7년의 밤’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기자간담회에는 메가폰을 잡은 추창민 감독을 비롯해 배우 류승룡, 장동건, 송새벽, 고경표가 참석, 작품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나눴다.
‘7년의 밤’은 한순간의 우발적 살인으로 모든 걸 잃게 된 남자 최현수와 그로 인해 딸을 잃고 복수를 계획한 남자 오영제의 7년 전의 진실과 그 후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그린 작품. 정유정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가 원작이다.
‘광해, 왕이 된 남자’(광해) 이후 6년 만에 돌아온 추창민 감독은 “기존 제 영화들은 따뜻하고 휴머니즘이 강했다. 그래서 이번만은 다른 영화를 하고 싶었다. 많은 분이 이 작품을 선택했을 때 기초가 성악설인데 어떻게 할 생각이냐고 질문했다. 하지만 저는 그 악에도 기본적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가장 어려운 건 원작이었다. 워낙 뛰어났고 사람들의 기대가 컸다. 하지만 영화와 문학은 다른 장르다. 뛰어난 문학성을 어떻게 녹이는가가 저한테 숙제였다”며 “원작은 스릴러 요소가 많고 오영제도 사이코패스에 가까운 살인마로 표현됐다. 근데 전 제가 이해하지 않으면 잘 할 수 없다. 그래서 오영제를 제가 설득할 수 있게 만들었고, 그러기 위해서는 원작과 다른 사연이 필요했다. 그게 원작과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설명했다.
추 감독의 말처럼 영화와 소설의 가장 큰 차별점은 오영제 캐릭터의 변화다. 이와 관련, 오영제 역의 장동건은 “원작에는 사이코패스라고 규정돼 있고 글로 심리 묘사가 다 표현돼 있다. 하지만 소설은 그걸 다 표현할 수 없었고 감정, 느낌만으로 설명해야 하는 부분이 있었다”고 떠올렸다.
하지만 그가 진짜 힘들었던 건 따로 있었다. 아버지 오영제를 온전히 이해하는 것. 장동건은 “배우는 기본적으로 ‘나라면?’이라고 생각한다. 공교롭게도 제게 딸이 있다. 그래서 상상만으로도 죄책감이 들었다. 오영제의 복수는 상식적이지 않다. 차라리 딸을 사랑한 사람이면 이해됐을 거다. 어쨌든 개인적으로는 그것도 부성이라 생각했다. 그릇된 방식이지만, 제가 오영제를 이해해야 설득되는 캐릭터가 만들어져서 그렇게 하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영화 '7년의 밤'에서 호흡을 맞춘 배우 류승룡(왼쪽)과 장동건 <사진=뉴스핌DB> |
오영제로 분한 장동건 못지않게 류승룡의 감정 표현도 고됐다. 극중 류승룡은 우발적인 살인으로 모든 것을 잃게 되는 남자 최현수를 열연했다.
류승룡은 “인생을 살면서 가늠할 수 없는 성장 환경과 태풍 같은 사고를 겪었을 때 한 인간이 본능적으로 어떻게 할까, 자신이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을 잃게 될 때 어떻게 반응할까, 경험해보지 못한 감정의 끝이 어떨까에 대한 탐구가 계속 있었다. 그래서 촬영 내내 그 감정을 유지하고 찾는데 할애했다. 원래는 작품 끝나자마자 바로 빠져나오고 다음 작품을 준비하는데 이번 작품은 유독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복수의 희생양이 된 살인자의 아들 최서원은 고경표가 연기했다. 그는 “서원을 연기하면서 유약하지만 피폐하고 그 안에 여러 감정이 느껴졌으면 했다. 그래서 현장에서도 저를 고립시키려고 노력했다. 신기한 건 서원의 아역을 연기한 준상 군과 저의 눈이 너무 닮아있더라. 초반부터 준상 군과 연결점을 잘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된 듯하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송새벽은 모든 것을 목격한 남자 안승환을 연기, 이야기의 중심을 잡았다. 그는 “촬영 전에 스킨스쿠버 자격증을 땄다. 그래서 (잠수전문요원) 역할을 받았을 때 인연인가 싶었다. 이 두 분의 캐릭터들이 동전의 앞면과 뒷면이라면 저는 약간 세워진 상태, 약간의 조력자 같은 입장이었다”며 “비극적인데 아름다운 영화가 탄생한 듯하다”고 평했다.
끝으로 류승룡은 “소설을 읽었을 때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느낌이었을 거다. 저 역시 그랬다. 영화를 보고서도 긴 서사를 한 편 보는 듯한 느낌이었으면 좋겠다. 많은 분에게 이야기를 제시하고 화두를 던지는 건강한 영화가 되길 바란다”고, 장동건은 “오래 기다렸다. 어떻게 다시 이렇게 작업할까 싶을 정도로 여한이나 아쉬움, 후회가 없을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7년의 밤’은 내달 28일 개봉한다.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