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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술독에 빠진 2030세대..‘헬조선’ 잠시나마 잊으려고?

기사입력 : 2018년01월03일 17:50

최종수정 : 2018년01월03일 17:50

2030세대 '고위험 음주' 비율 가장 높아
직장인 우울증 대처 방안 '술·담배' 선택
"음주는 다음날 또 다른 스트레스 불러"

[뉴스핌=황유미 기자] #지방의 중소기업 사무직으로 일하는 직장인 하모(남·28)씨는 지난해 1년간 7kg 가까이 살이 쪘다.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술로 푼 게 원인이었다.

하씨는 "지금 회사가 만족스럽지 않아서 일하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이라면서 "'술'을 마시면 기분이 좋아지니까 업무 끝나고 친구들과 술자리를 갖거나, 꼭 맥주 1~2캔 정도는 챙겨마시게 된다"고 답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우리나라 2030세대들이 '술독'에 빠지고 있다. 청년 실업스트레스와 침체된 경기 등으로 인한 불안한 심리와 그 스트레스에 가장 쉽게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음주 외에는 많지 않은 사회 분위기도 한 몫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최근 발표한 전국 만 15세 이상 국민 2000명 대상 '주류 소비·섭취 형태' 설문조사 결과, 30대가 고위험 음주 비율이 66.3%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는 20대(63.5%)가 차지했다. 고위험 음주란 과음·만취·폭음과 같이 건강에 해가 되는 수준의 음주를 말한다. 

폭탄주 역시 2030대에서 가장 많이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폭탄주 섭취 비율은 20대 55.7%, 30대 54.5%였다. 이처럼 청년층이 술을 마시는 데는 취업·이직스트레스 등 불안한 미래에 대한 걱정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2년째 대기업 공채를 준비하고 있는 성모(여·29)씨는 "일주일에 2~3번 정도는 술로 취업에 대한 불안감을 떨치곤 한다"며 "특히 가고 싶었던 회사 시험이 떨어질 때 많이 마시게 되는데 취업률은 계속 떨어지니 '내가 잘 될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을 술로 잠시 더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청년실업률은 9.2%로 1999년 통계작성 이래 11월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체감 청년실업률은 21.4%나 됐다. 

취업에 성공한 직장인도 불안한 사정은 마찬가지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직장인 910명을 대상으로 출근만 하면 무기력해지는 '회사 우울증'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68.8%(626명)이 회사우울증을 경험하고 있었다.

우울증을 경험하는 이유로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한 비전'이 58.1% 응답률로 가장 많았고, '회사에 대한 불확실한 비전'(42.5%), '과도한 업무량'(25.6%), '업적성과에 따라 이뤄지지 않는 급여인상'(20.8%) 등이 차지했다.

이들이 우울증에 대처하는 방법으로 가장 많이 택한 것은 바로 '술·담배'(25.9%)였다. 비용이 적게 들면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학병원 9년차 간호사인 권모(여·30)씨는 "3교대 때문에 자는 시간이 불규칙한 편인데 불면증이 생겨 술을 마시고 잠들 때가 많다"며 "선배에게 심하게 혼난 날이나, 힘든 환자를 만났을 때는 퇴근하고는 답답한 마음에 소주 1병 가까이 혼자 마시고 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취미활동 등을 하기에 생활도 불규칙한데다 피곤해서 술을 선택하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도 청년들이 술에 의존하는 경우가 늘어난 데 대해 불안정한 사회적 분위기와 만연한 술자리 문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취업하지 않은 친구들에다 취업을 한 친구들도 '이 직업이 나랑 맞나'는 고민을 하는 등 청년세대가 방황하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많이 느끼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거기에 사회·경제·정치적으로 다 불안정하기 때문에 개개인의 불안감은 가중되고 있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일부 청년들이 불안감에 대한 도피처로 가장 값싸고 쉽게 선택할 수 있는 게 술"이라고 덧붙였다.

게다가 2030세대 자체가 진학, 취업, 이직 등의 환경변화가 많은데 그럴때마다 술자리에서 사람을 사귀는 우리나라 문화특성상 술과 친해질 수밖에 없는 나이대인 탓도 있다. 

그러나 술은 잠깐의 즐거움을 가져다주지만 깨고 나면 현실의 문제가 그대로임 깨달아 오히려 자책·반성의 감정이 동반될 수 있어 더 큰 스트레스를 불러올 수 있다. 그렇게 다시 술을 찾는 등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음주로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방법은 피해야 한다.

곽 교수는 "단순히 '술을 먹지 말아야지'보다는 술 대신 좋아하는 음료를 마신다거나 쉽게 술을 대체할 수 있는 음식을 찾아보는 것도 좋다"며 "색칠하기 등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현실적이고 소소하며, 건전한 활동을 찾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뉴스핌 Newspim] 황유미 기자 (hum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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