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스트레스 1위' 인간관계, 하지만 의지되는 관계도 많아
의지하던 동료 따라 퇴사하는 경우도
전문가 "그럴 때일수록 중심 지켜야"
[뉴스핌=심하늬 기자] #직장인 홍모씨(30)는 최근 연차를 내고 병원에 다녀왔다. 존경하던 상사의 퇴사 소식에 몸살 기운이 심해졌기 때문. 홍씨는 일이 힘들어도 좋은 상사 덕에 즐겁게 일할 수 있었는데, 이제 누구를 보며 회사를 다녀야 할지 막막한 심정이다.
"직장 상사 때문에 화병에 걸린다는 '상사병'이라는 단어가 탄생했다"
"콜택시 기사 부르듯 날 이용하는 직장 상사"
"직장 상사 떠올리며 부숴볼까…스트레스 해소방"
6일 네이버 등 포털 사이트에 '직장 상사'라는 단어를 검색해보니 대부분 부정적인 기사만 뜬다. 실제 지난해 구인구직 업체 잡코리아와 출판사 웅진지식하우스가 함께 조사한 '직장인 스트레스 현황 조사' 결과, 직장인이 회사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가장 큰 원인은 '상사나 동료와의 대인관계(53%)'였다.
하지만, 피상적인 인간관계로만 가득 차 있을 것만 같은 직장에도 애정 어린 관계가 존재한다. 때문에 일부 직장인들은 동료 덕에 회사에 소속감을 느끼고 일하다, 동료와의 이별로 우울감을 느끼거나 사기가 저하되기도 한다.
팍팍한 회사 생활에 좋은 동료는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존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중소기업 지방 공장에 근무하던 A씨는 이직하는 동기 따라 따라 회사를 떠났다. A씨의 동기는 A씨까지 총 9명. 그중 가장 친했던 두 명이 입사 1년 만에 이직했다. A씨는 "회사 근처에 연고가 없어 기숙사 생활을 하며 동기들에게 크게 의지했는데, 동기들이 퇴사하자 회사에 대한 소속감이 약해졌다"며 퇴사 사유를 밝혔다.
대기업 직장인 B씨는 최근 2년간 친했던 선후배 세 명이 연달아 퇴사해 씁쓸한 마음으로 일한다. B씨는 "이직, 유학 등 동료들이 자신들의 미래를 위해 현명한 선택을 했다고 생각하지만, 함께 일할 수 없어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했다.
이런 경향은 특히 신입사원 등 연차가 낮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강하게 나타난다. 아직 헤어짐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 증상을 겪는 신입사원들은 '오리'에 자기 자신을 비유하기도 한다. 2년차 직장인 C씨는 "오리가 처음 본 대상을 엄마로 여기듯 처음 만난 상사를 부모처럼 따르고 의지했는데, 신입사원 시절 처음 만났던 상사가 퇴사해 아쉬운 마음을 지워내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헤어짐의 아픔을 겪었던 직장인들은 직장 내 인간관계에서 일부러 선을 긋기도 한다. 극히 일부 직종을 제외하면 직장에서 오랜 시간 함께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고, 만남도 헤어짐도 반복된다는 현실적인 판단에서다. 5년차 직장인 D씨는 "처음에는 떠나는 동료의 송별회마다 펑펑 울었다"라며 "지금은 그만큼 감정 소모를 하고 싶지 않아 회사 동료는 일로만 대하려 노력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직장 동료가 퇴사하더라도 자신의 중심을 지켜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는 "의지하던 동료가 퇴사하면 동조 행동이 일어나기 쉽고, 나아가 회사 상황을 부정적으로 보며 함께 퇴사를 생각하는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며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자신이 처한 상황을 냉정하게 바라보고 중심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심하늬 기자 (merongy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