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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A 컬럼] '자금성 홍문연회'에서 넋을 놓은 트럼프

기사입력 : 2017년11월10일 11:22

최종수정 : 2017년11월10일 15:57

[뉴스핌=최헌규 중국전문기자] 과거 중국 황제들이 천하를 다스리던 고궁 자금성(紫禁城)은 일반 백성들과 철저히 차단된 세계였다. 자금성이라는 이름도 ‘베일에 가려진 금지된 곳’이라는 뜻이다. 명 청대에 걸쳐 건설된 자금성은 수도 베이징의 심장부라고 할 수 있다.

베이징에서 올림픽이 열리기 전 이곳에 미국의 스타벅스가 점포를 열고 커피를 팔다가 네티즌들이 "중화민족 혼의 상징인 고궁에 미국 자본 다국적 커피숍이 왠말이냐"며 벌떼처럼 일어나 항의하는 바람에 찍소리도 못하고 쫓겨난 일도 있었다.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중국을 찾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방문 첫날인 8일 오후 자신을 위해 통째로 문까지 닫아 건 이곳 자금성을 최고 예우로 구경하는 호사를 누렸다. 트럼프의 황제급 자금성 투어에는 요즘 ‘현대판 황제’로 주가를 높여가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부부가 직접 가이드 역할을 맡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고궁을 둘러보고 차를 마시고 경극도 관람하면서 중국 전통문화를 여한없이 체험했다. 우선 시 주석은 자금성의 멋스러운 누각 보온루(寶蘊樓)로 트럼프를 안내해 차담회를 가졌다. 이어 황제의 접견장소인 태화전(太和殿)을 구경하고, 창음각(暢音閣)으로 자리를 옮겨 경극을 보고 관람후에는 화려한 복장의 경극 배우들과 기념사진도 찍었다

저녁 만찬은 자금성의 가장 아름다운 화원인 건복궁(建福宮)에서 가졌다. 역대 중국을 방문한 미국 대통령 가운데 이런 예우는 처음이다. 감동한 나머지 그는 "나는 지금 자금성(Forbidden City)에서 잊지못할 저녁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트윗을 날렸다. 보온루서 차를 마시면서 갑자기 테블릿 PC를 꺼내 시진핑부부에게 손녀딸 아라벨라의 중국어 실력을 뽐낸 것도 흡족함의 표시였을 것이다.    

북핵해결과 무역적자에 대한 공세의 예봉이 많이 무뎌진것도 우연이 아닐 것이다. 시진핑이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트럼프를 자금성 전통문화의 향연에 초청해 이렇듯 황제처럼 극진하게 환대한 것은 잔치를 빌어 적장을 제압하려 했던 홍문연회의 칼춤을 연상시킨다. 유장이 칼춤에 위협을 느꼈다면 트럼프는 중국전통의 집적물인 고궁을 돌아보면서 자신도 모르게 중국 문화의 저력에 압도되지 않았을까.

결정적으로 투자협정이라는 명목으로 2500억달러(약 279조원)의 어마어마한 선물보따리가 자금성 홍문연의 잔칫상에 올려지자 장사꾼 트럼프는 순간 피아를 구분못할 정도로 넋을 놓았다. 9일 정상회담후 공동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적자는 미국 전 정부의 잘못이 크다"며 오바마에게 화살을 겨냥하는가 하면 중국에 대해서는 "자국이익을 추구하는 것을 비난할 수 없다"며 오히려 엄호하는 태도를 취했다. 북핵 문제에 대해서도 트럼프는 "중국이 많은 노력을 했다"고 치켜세웠다.   

중미는 서로 실리를 챙겼고 상호 윈-윈(win-win)했지만 거기에 한국은 없었다. 북한 핵도발에 따른 우리의 불안, 사드문제로 인한 우리의 고충 따위는 G2간 화기애애한 자금성의 향연에서 애초에 큰 관심거리가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미국을 탓하고 중국에 서운해 할 일이 아니다. 유감스럽긴 하지만 이게 국제 정치의 냉엄한 현실이다. 대한민국의 안위를 지키는데 우리 스스로 강해지는 것 이상의 상책은 결코 없다. 

 [뉴스핌 Newspim]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ch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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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단축 개헌..."동의 안해" 55.5% [서울=뉴스핌] 이바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심판 최후진술에서 언급한 '복귀 후 임기단축 개헌 추진'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과반을 차지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7일 공개됐다.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이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ARS(자동 응답시스템)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최후진술에서 임기단축 개헌 추진 언급'에 55.5%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동의한다'는 34.0%, '잘모름'은 10.4%로 나타났다.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연령별로 70대 이상, 지역별로는 부산·울산·경남을 제외한 모든 분류에서 50%를 넘었다. 연령별로는 40대가 67.6%로 비율이 가장 높았고, 50대(62.2%), 30대(57.2%), 60대(53.4%), 만18세~29세(50.9%) 순이었다. 유일하게 70대 이상은 '동의한다'가 44.3%로 '동의하지 않는다' 38.6%를 앞섰다. 지역별로는 광주·전남·전북 64.5%, 대전·충청·세종 60.8%, 경기·인천 58.4%, 대구·경북 56.9%, 강원·제주 54.2, 서울 53.0%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부산·울산·경남만 '동의한다'는 대답이 43.4%로 '동의하지 않는다' 42.2%보다 우세했다. 지지정당별로는 역시나 정치 성향에 따라 갈렸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자 87.5%가 '동의하지 않는다'를 선택했다. 국민의힘 지지자는 64.3%가 '동의한다'고 했다. 조국혁신당 지지자는 71.9%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는 '동의하지 않는다'가 41.5%, '동의한다'는 38.7%로 나타났다. 진보당 지지자는 '동의하지 않는다' 56.5%, '동의한다' 43.5%였다. '지지정당없음'에서는 '동의하지 않는다' 64.9%, '동의한다' 23.7%였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대통령이 복귀하지 못하고 탄핵이 될 거라고 보고 있는 것"이라며 "복귀한다고 하더라도 집권 기간이 2년이나 남아 있는데 개헌이 성사될 가능성이 없다, 신뢰가 낮다고 보는 거"라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 RDD(무작위 전화 걸기) 활용 ARS를 통해 진행됐다. 신뢰 수준은 95%, 표본 오차는 ±3.1%p, 응답률은 6.2%다. 자세한 조사 개요 및 내용은 미디어리서치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right@newspim.com 2025-02-2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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