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사회

서울대 71번째 생일...성낙인 총장 "위기, 창조적 혁신으로 기회 만들어야"

기사입력 : 2017년10월13일 12:43

최종수정 : 2017년10월13일 16:08

13일 제71회 개교 기념식 진행
27회 자랑스러운 서울대인 발표

[뉴스핌=김범준 기자] 71번째 생일을 맞은 서울대학교가 13일 오전 문화관 중강당에서 개교기념식을 가지고 장기근속한 교수와 교직원 및 봉사 우수학생에게 표창장을 수여했다.

이날 행사에서 '제27회 자랑스러운 서울대인'도 발표됐다. 동양인 최초로 미국철학회 회장을 역임한 김재권 브라운대 철학과 명예교수를 비롯해 서울대 의대 교수이자 세계보건기구에 봉사 중인 신영수 서태평양지역본부 사무처장, 민주화 운동가이자 인권변호사였던 고(故) 조영래 변호사가 주인공이다.

또 음악계 노벨상이라 불리는'그라베마이어상'을 수상한 진은숙 작곡가와 한국 임학계의 선구자 고(故) 현신규 명예교수 등도 선정됐다.

왼쪽부터 김재권 브라운대 명예교수, 신영수 세계보건기구 서태평양지역본부 사무처장, 고(故) 조영래 변호사, 진은숙 작곡가, 고(故) 현신규 명예교수. [서울대학교 제공]

성낙인 총장은 이날 기념식사를 통해 "헌법이 보장하는 대학자치의 이념에 따라 '국립대학법인 체제'의 발전 기초를 튼튼히 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법인체제의 안정을 도모하고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지배구조의 확립과 경영 혁신을 이룩해야 한다"며 "구성원들의 지혜를 모아 지배구조를 포함한 갈등 사안들을 하루 속히 해결하는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또 "위기는 창조적 혁신을 통해 기회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면서 "고통이 뒤따르지만 서로를 이해하고 희생을 기꺼이 감내하는 공동선(共同善)으로 승화시켜 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다음은 성 총장의 기념사.

13일 오전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문화관 중강당에 열린 제71회 개교기념식에서 성낙인 총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제공]

존경하는 전임 총장님, 총동창회장님, 내외 귀빈여러분, 서울대학교 가족과 동문 여러분, 그리고 서울대학교를 성원해주시는 국민 여러분!

오늘은 서울대학교가 문을 연 지 어느덧 71년이 되는 날입니다.

대한민국은 그간 세계사에서 유래를 찾기 어려운 역경을 극복하며, 최단기간에 가장 압축적으로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루어 내었습니다. 대한민국이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며 경이로운 발전을 이루어내는 기간 동안, 서울대학교는 요동치는 인고의 역사적 과정 속에서 명실상부한 국가 발전의 견인차이자 중심축의 역할을 해왔습니다.

서울대학교는 대한민국의 현대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기며 국민의 신뢰와 사랑으로 보답을 받았습니다. 저는 서울대학교라는 특별한 공동체의 한 성원일 수 있었던 것에 대하여 무한한 자부심과 긍지를 느낍니다.

작년 이 자리에서 가진 개교 70주년 기념식에서 우리는 지난 70년의 성과와 과제를 되돌아보고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초일류 대학으로 나아갈 것을 다짐하였습니다. 이제 지난 70년에 걸친 고난과 역경을 딛고 서울대학교 고유의 지식창조 모델을 세계사적 차원으로 확립하며 인류의 미래 발전을 위해 기여해 나가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어려움과 도전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세계사적인 격변의 물결은 새로운 산업생태계를 탄생시키며 여러 층위에 걸쳐 사고 틀의 근본적인 변화를 요청하고 있습니다. 인간에 대한 근원적 성찰의 필요성이 더해지며 이전에는 접하지 못했던 새로운 윤리·도덕적 문제가 대두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지식의 개념 자체가 변형되어 기존의 상식과 이론은 무력화 되고 이에 따라 새로운 지식 지형도를 그려갈 것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자연과 인간에 대한 연구를 주도하고 지성과 학문의 수호자로서의 역할을 다하며 국가발전을 견인해온 서울대학교 앞에 더욱 큰 도전의 과제가 주어지고 있습니다.

국내적으로는 그동안 고도성장 과정에서 야기된 지나친 경쟁의식과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각해져 우리 사회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며 여러 갈등을 양산하고 있습니다.

서울대학교 역시 이러한 사회조류 속에서 다양한 내부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학내외의 여러 갈등이 표출되며 서울대학교가 누렸던 국민적 신뢰도 위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저 스스로도 서울대학교 총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있습니다.

서울대학교가 사상 초유의 국립대학법인으로 전환한지 5년여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이제 그 이상과 현실을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모든 변화가 그러하듯 법인체제로의 전환은 우리가 어떻게 대응해 나가느냐에 따라 새롭게 비상하는 기회가 될 수도, 현재의 위상을 뒤흔드는 위협이 될 수도 있습니다.

헌법이 보장하는 대학자치의 이념에 따라 국립대학법인 체제의 발전 기초를 튼튼히 다져야 합니다. 법인체제의 안정을 도모하고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지배구조의 확립과 경영 혁신을 이룩해야 합니다.

서울대학교가 시대적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의 지혜를 모아 지배구조를 포함한 갈등 사안들을 하루 속히 해결하고 미래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연구와 교육을 성공적으로 수행하여 국가 발전을 선도하는 일은 서울대학교의 역사적 소임이자, 정체성을 이루는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지식은 복합적입니다. 고도의 전문성을 갖춤은 물론 탈경계적임과 동시에 인간에 대한 이해를 동반한 창의성이 겸비되어야 합니다. 이론적으로 탁월할 뿐 아니라, 인간의 삶에 최적화된 실용성 또한 겸비해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연구 및 교육 제도는 이러한 지식의 생산과 전수에 적합한지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각 학문분야 뿐만 아니라 외부를 향하여도 높은 울타리를 치고 있어, 유연성이 충분히 확보되어 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법인화의 이점을 최대한 살려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는 지성을 산출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는 작업을 늦출 수 없는 이유입니다. 이제 각 학문의 철학적 기반을 다시 한 번 점검하고 파편화된 학문체계의 울타리를 넘어 새로운 지식생산 체계를 창조적으로 재편하는 작업이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그동안 서울대학교는 지성의 빛(Veritas Lux Mea)으로 나아갈 길을 밝히며, 학문 발전을 선도하였을 뿐 아니라, 시대적 양심의 역할을 담당하며 규범의 표상이 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공동체 의식이 결여된 이기적 인간을 배출한다는 부정적 인식이 사회의 저변에 확산되고, 최근 대외적으로 노출된 학내 갈등 양상은 이런 인식을 더욱 키우고 있습니다. 이러한 일들은 공동체를 먼저 생각하는 이타심이나 도덕적 판단능력의 결여가 지나친 자기 확신과 독선으로 나타나 고귀한 선의지를 침훼하고 있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배타적 이기주의는 서울대학교에 대한 국민의 전통적 신뢰를 배신하는 일일 뿐 아니라, 서울대학교의 장기적 발전에 심대한 장애물이 될 것입니다. 개인의 욕심을 넘어 스스로를 비판적으로 성찰하여 공동체적 선의지를 고양하는 일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입니다. 서울대학교는 따뜻한 가슴, 창의적 역량, 굳건한 의지를 갖춘 ‘선(善)한 인재’양성을 위해 앞으로 다양한 실천전략을 모색하며 사회적 책무를 이행해 나가야 합니다.

오늘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어려움과 도전의 과제들은 변화를 위한 촉매제가 될 것이며, 유동적인 대내외 환경은 구성원들이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발전적 방향을 모색하는 귀중한 자극제가 될 것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닥친 위기는 창조적 혁신을 통해 기회로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창조와 혁신에는 반드시 고통이 뒤따릅니다. 하지만 그 고통은 서로를 이해하고 개인의 희생을 기꺼이 감내하는 진정어린 노력을 통해 공동체적 가치의 핵심인 공동선(共同善)으로 승화시켜 나가야 합니다.

저는 전환기의 서울대학교가 미래를 선도하는 지식을 창출하고, 사회를 풍요롭게 만드는 공동체 의식의 요람이 되도록 보다 긴 호흡과 너른 시각으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을 다짐합니다. 서울대학교 가족 여러분께서도 중차대한 시기에 올바른 역할을 한 구성원으로 모두가 기억될 수 있도록 힘과 지혜를 모아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7년 10월 13일

서울대학교 총장 성낙인

 

[뉴스핌 Newspim] 김범준 기자 (nunc@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서울이코노믹포럼]김현철"신남방정책 재건"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최수아 인턴기자 = 김현철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잘못된 경제 정책으로 초래된 대한민국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글로벌 경제 전략을 재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8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13회 서울이코노믹포럼에서 '대한민국 글로벌 경제 전략'을 주제로 발표했다. 김 교수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계속된 경제 추락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경제 전략적 안정성과 우월성 관점에서 글로벌 경제 전략을 다시 설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김현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 주최로 열린 제13회 서울이코노믹포럼에서 '대한민국 글로벌 경제 전략'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Make Korea Rising Again : 다시 뛰자! 대한민국'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은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극심한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우리 사회의 '통합'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2025.04.08 pangbin@newspim.com 그는 현재 대한민국의 가장 큰 경제 위기는 트럼프발 관세 전쟁이라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관세를 낮추는 자유무역협정(FTA)과 같은 기존의 통상 정책으로 극복할 수 없다"며 관세 협상뿐만 아니라 방위비, 조선업, 에너지 등을 총체적으로 트럼프 정부와 협상하는 신통상 정책을 제안했다. 대중국 전략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며 '탈중국'을 선언했다. 당시 경제계와 학계는 경악하며 '탈중국은 절대 안 된다'고 경고했지만 사회는 침묵했고 결국 2023년 경제성장률 1.4%라는 수치를 기록하며 대한민국 경제를 무너뜨렸다"고 지적했다. 신남방 정책 재건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윤석열 정부는 자주적 신남방 정책을 버리고 한국판 인태전략이라는 종속 정책을 채택했다"며 "이제는 공급망 발상이 아니라 판매망 발상으로 바꾸는 새로운 신남방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경제 영토도 확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신남방을 중심으로 아프리카와 중남미 지역을 포함해 유럽, 호주, 캐나다, 일본 등을 대한민국의 경제 파트너로 끌어들이는 'A+1,1,1'이라는 새로운 경제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정책 외에도 대한민국 지역 전략을 새롭게 설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구체적으로 ▲제조업 재활성화 ▲AI를 중심으로 한 신산업 전략 설정 ▲신기술 전략 설정 및 육성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 교수는 기존의 수출 중심 경제 모델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물론 수출은 대한민국 경쟁력의 원천이긴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한 시대가 됐다"며 "새로운 글로벌 경제 전략을 수립하고 내수 경제도 활성화시키면서 대한민국을 다시 한번 글로벌 허브로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김현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 주최로 열린 제13회 서울이코노믹포럼에서 '대한민국 글로벌 경제 전략'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Make Korea Rising Again : 다시 뛰자! 대한민국'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은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극심한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우리 사회의 '통합'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2025.04.08 pangbin@newspim.com jeongwon1026@newspim.com 2025-04-08 12:47
사진
이완규 법제처장, 내란방조 피의자 신분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완규 법제처장이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방조 혐의로 수사대상에 올라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지난해 12월 이 처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한 차례 불러 조사했다. 이 처장은 12·3 비상계엄 선포 다음 날인 지난해 12월 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대통령 안가(안전가옥)에서 김주현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과 박성재 법무부 장관, 이상민 당시 행정안전부 장관과 회동을 가졌다. 이후 휴대전화까지 교체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민단체는 이 처장을 내란방조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완규 법제처장이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방조 혐의로 수사대상에 올라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이완규 법제처장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서울서부지방법원 소요사태 관련 긴급현안질의에서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 2025.01.20 pangbin@newspim.com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도 이 처장에 대한 내란방조·증거인멸 혐의 고발장을 접수하고 피의자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이 처장은 당시 안가 회동에 대해 "저녁을 먹는 자리였다"며 "어쨌든 그 자리에 간 게 잘못이다. 죄송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이날 이 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헌법재판관 지명을 통한 헌법기관 구성권은 대통령 고유권한으로 대통령 궐위 상태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권한대행이 국민이 직접 선출한 대통령에게 부여된 고유 권한을 행사하려고 드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jeongwon1026@newspim.com 2025-04-08 20:26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