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중국 경제 전망 비관적으로 돌아서
FT "중국 경제, 1980년대 일본과 유사한 패턴"
[뉴스핌= 이홍규 기자] 연초와 달리 5월 초 민간이 측정한 각종 경제 심리 지표에서 중국의 경기 둔화를 시사하는 조짐들이 나타났다. 중소기업들의 경기 신뢰도는 떨어졌고 철강 업계의 경기 인식도 악화된 것으로 집계됐다.
부채 억제를 위한 단기 금리 인상 등 정부의 긴축 조치가 기업 활동을 위축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28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 5월 스탠다드차타드(SC)의 중국 중소기업신뢰지수(SMEI)는 4월의 58에서 56.9로 하락해 두달 연속 내림세를 나타냈다. 이 지수는 매월 중국 전역의 600개 중소기업들에 대한 설문을 통해 발표되는 지표다. 이에 SC의 이코노미스트들은 경기 현황과 전망을 보여주는 지수 모두 하락했다면서 중소기업들의 자금 조달 환경이 악화했다고 분석했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또 독일 유럽경제연구소(ZEW)와 중국의 푸단대학교가 공동 조사한 중국경제조사(CEP)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의 경제 전망에 대해 비관적인 자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12개월간 금융 시장 전문가들의 중국 거시 경제 상황에 대한 기대를 반영하는 CEP지수는 2015년 말 이후 최고치였던 4월 17.7에서 이달 마이너스(-)0.1로 하락했다. 지수가 '0'을 넘으면 '긍정적' 전망이 '부정적'보다 많음을 나타낸다.
경기 현황에 대한 평가를 나타내는 지수 역시 4월 17.6에서 12.2로 내려갔다. 이에 대해 ZEW의 마이클 슈로더 선임 연구원은 "장기 전망이 안정적이기는 하지만 이전 조사에서 나타났던 낙관적 분위기는 후퇴했다"고 평가했다.
CEP지수 추이 <자료=ZEW> |
중국의 판매관리자(Sales Managers)들의 경기 신뢰도를 보여주는 영국 리서치회사 월드이코노믹스(WE)의 판매관리자지수(SMI)는 5월 51.6을 기록, 6개월 최저치로 둔화했다. SMI는 서비스와 제조업 판매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해 산출하는 지수로 경기 자신감, 판매, 물가 및 채용 등의 요소를 측정한다.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을 시사한다.
WE의 이코노미스트들은 "5월 경기가 확장세를 지속하긴 했지만, 관리자들은 전반적인 확장 추세가 지속될 수 없다는 우려를 나타냈다"고 분석했다.
중국 철강 업계의 경기 인식도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글로벌플래츠의 중국철강신뢰지수(China Steel Sentiment Index)는 4월 45.1에서 33.1로 고꾸라졌다.
이 지수는 철강 트레이더와 제강소 경영진들을 포함, 75~90명의 철강 시장 참가자들 상대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 근거한다. 특히 5월 중 국내 철강 수주에 대한 전망이 악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S&P글로벌플래츠의 폴 바르톨로뮤 선임 편집장은 "중국의 철강 시장은 극도로 불안정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같은 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현재 중국 경제가 1980년대 후반 일본과 비슷한 패턴을 그리고 있다면서 중국 경제가 거품 경제기 이후 장기 침체로 빠져든 일본처럼 변모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중국 기업들의 해외 기업 및 부동산 매입, 부호들의 미술품 구매, 전체 인구 대비 해외 여행객 비율 등이 버블 붕괴 직전 일본과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해석이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