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정치

속보

더보기

박 전 대통령 "진실은 밝혀진다"…탄핵 판결 불복 시사

기사입력 : 2017년03월12일 21:21

최종수정 : 2017년03월13일 09:55

청와대 퇴거 삼성동 사저로
민경욱 의원 대독 메시지 통해 '사실상 불인정' 의지

[뉴스핌=이영태 기자] 헌법재판소가 재판관 8명 만장일치로 파면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 1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로 복귀하면서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며 사실상 헌재 탄핵선고에 대한 불복을 시사해 조기 대선을 앞둔 한국 사회에 상당한 정치적 파장이 예상된다.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으로 청와대를 떠난 박근혜 전 대통령이 12일 오후 서울 삼성동 사저에 도착한 후 지지자들과 웃으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뉴시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저녁 7시54분경 삼성동 사저에 도착한 직후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을 통해 통해 이 같은 메시지를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은 민 의원이 대독한 대국민메시지를 통해 "제게 주어졌던 대통령으로서의 소명을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해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저를 믿고 성원해 주신 주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결과에 대해선 제가 안고 가겠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다"며 사실상 헌재 파면 결정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의 발언은 지난해 '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진 이후 "사익을 추구한 바 없다"며 헌법과 법률 위배 혐의를 일관되게 부인해온 연장선상에서 향후 검찰 수사 및 형사 재판 과정에서 헌재 판결에 승복하지 않고 적극적인 법적 투쟁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박 전 대통령이 현직에 있는 청와대 정연국 대변인이 아니라 전직 대변인인 친박계 여당 국회의원을 통해 불복 의지를 담은 대국민 메시지를 대독시킨 것은 향후 법적 투쟁 과정에서 정치적 파워게임까지 불사하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날 정 대변인이 청와대 출입기자들에게 전달한 박 전 대통령 퇴거관련 공식 메시지는 "박근혜 대통령은 오후 6시30분 경 비서실장, 안보실장, 경호실장 및 각 수석들과 티타임을 갖고, 오후 7시 경 녹지원 앞길에 전송을 나온 비서실, 경호실 직원 등 500여 명과 걸어가면서 일일이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오후 7시20분 경 청와대를 출발했습니다"가 전부다.

청와대 현직 대변인이란 공식 라인을 통해선 정치적 의미가 담기지 않은 퇴거 사실만을 발표한 반면, 측근이라고 할 수 있는 '친박계' 현역 의원을 통해선 헌재 판결 불복이라는 강력한 정치적 메시지를 발신한 것이다.

야4당, 일제히 박 전 대통령 비판…여당은 묵묵부답

정치권도 일제히 헌재 판결 불복을 시사한 박 전 대통령의 대국민메시지를 비판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박 전 대통령 발언에 대한 구두논평을 통해 "사실상 헌법재판소 결정에 대한 불복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대단히 걱정스럽고 유감"이라고 꼬집었다.

윤 수석대변인은 "청와대에서 뒤늦게 퇴거했지만 마지막 모습에서 헌재 입장을 승복하고 존중하는 입장을 밝혀줄 것을 기대했지만 사실상 지지층에 대한 감사를 전했다"고 비판했다.

바른정당 조영희 대변인도 "헌법재판소 판결의 존중과 통합 메시지를 원했건만 본인 스스로의 입장표명도 없었다"며 "스스로의 입장 표명도 없이 대리인의 입을 통해 분열과 갈등의 여지를 남긴 것은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 최고 헌법기관인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엄숙하게 받아들이고, 그 결과를 존중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아직 탄핵의 앙금으로 극렬 시위가 열리는 등 사회 불안감이 곳곳에 남아 있다"며 "여전히 양 극단에서 대선주자를 비롯한 일부 정치세력의 불복과 선동의 언행은 지도자로서의 자질 부족과 무책임한 행태로 퇴출되어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장진영 대변인은 "박 전 대통령이 헌재 판결에 승복해 국민 통합에 기여할 것을 기대했지만 역시 허망한 기대였다"면서 "'진실은 밝혀진다'고 운운하며 끝내 헌재 결정에 불복한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논평했다.

장 대변인은 "대한민국은 법치국가고 헌재 결정에는 모든 국민이 승복해야 법치국가 국민의 자격이 있다"며 "대통령을 지낸 사람이 사상 초유의 탄핵을 당해놓고도 자신의 잘못을 깨우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박 전 대통령 개인의 불행을 넘어 국가의 불행"이라고 말했다.

정의당 한창민 대변인은 "박 전 대통령은 진실이 밝혀진다고 했지만 그 진실이 밝혀질수록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법적 책임은 더 커질 것"이라고 힐난했다.

한 대변인은 "아직도 엄중한 책임에 대해 자기 지지자들만을 위한 메시지를 냈을 뿐"이라며 "대국민 사과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평가했다.

여당인 자유한국당은 박 전 대통령 메시지에 대한 별도의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다.

다만 한국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0일 헌재 탄핵선고 직후 기자회견에서 "한국당은 대통령 탄핵 인용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집권여당의 비대위원장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를 드린다"고 고개를 숙인 바 있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7시16분께 청와대를 떠나 20분 만에 삼성동에 도착했다. 박 전 대통령은 삼성동에서 기다리던 최경환·윤상현 등 친박계 의원들과 이원종·이병기·허태열 전 비서실장 등 과거 청와대 참모진 등의 영접을 받고 잠시 대화를 나눈 뒤 사저로 들어갔다.

박 전 대통령이 삼성동 사저로 복귀한 것은 2013년 2월 25일 청와대에 입주한 지 1476일 만이다.

박 전 대통령은 '20오8206' 에쿠스 차량에 탑승해 이날 오후 7시16분께 청와대 정문을 출발, 삼성동 사저로 이동했다. 카니발 차량 등을 포함해 6대가 박 전 대통령의 뒤를 따랐다. 수행차량에는 허원제 정무수석과 배성례 홍보수석 등이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삼성동 사저로 들어간 직후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이 박 전 대통령의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했다.

다음은 민 의원이 대독한 박 전 대통령 메시지 전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대국민메시지 전문

제게 주어진 대통령으로서의 소명을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해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저를 믿고 성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이 모든 결과에 대해서는 제가 안고 가겠습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습니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이재명의 사람들] '집사' 김남준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 김남준 대통령 제1부속실장은 '진심으로 이재명을 위하는 사람'으로 꼽힌다. 지난해 총선 이후 이재명 대통령이 당대표로서 확고한 리더십을 확립하면서 '이제는 민주당 의원 170여명 모두가 친명(친이재명)'이라는 말이 나올 때도 김 실장은 이 대통령의 안위와 향후 행보를 진심으로 걱정하는 '진짜 이재명의 사람'으로 평가받았다. 그렇기에 김 실장은 이 대통령의 선택에 매번 신중하고 우려스러운 시각을 나타냈었다. 일례로 김 실장은 이 대통령의 당대표 연임을 반대했다. 지난해 6월쯤 당내 기류는 '리더십이 공고한 이 대통령이 한번 더 당대표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참모인 김 실장은 "당을 위해선 연임을 하는 게 맞겠으나 본인(이재명)의 대권을 위해선 안하는 게 맞다"는 입장이었다. 조기대선을 예상할 수 없던 그 시점에는 연임하는 당대표가 2026년 지방선거 공천까지 책임질 각오를 해야 했다. 이미 총선을 압승으로 이끈 '성공한 당대표'였던 이 대통령이 굳이 연임해서 지방선거라는 변수를 책임질 필요가 없다는 게 김 실장의 시각이었다. 김남준 제1부속실장. [사진=김남준 SNS] 2022년 대선에서 패배한 이 대통령이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참전하는 것도 반대했다. 대신 원외에서 당대표에 도전하라고 조언했다. 이 대통령이 너무 일찍 국회에 입성하면 이미지나 에너지 소모가 너무 클 수 있다는 우려 탓이다. 오로지 '대통령 이재명'이 되는 데 유리한 선택이 무엇인지 고민한 것이다. 이번 대선을 앞두고는 이 대통령의 'PI'(President Identity)를 고민하면서 온화하고 무게감 있는 이미지를 부각하려고 애썼다. 성남시장이나 경기도지사 때 이 대통령의 강한 이미지가 두드러진 만큼 대통령으로서는 신중함을 강조하려고 뒷받침했다. 그러한 노력 중 하나가 이 대통령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못남기도록 비밀번호를 바꾼 일이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소통에 능한 이 대통령이 밤 늦은 시각에 '날 것 그대로'의 발언을 올릴까 우려해서다. 현안에 대해 깊이 있는 토론이 가능한 이 대통령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짧은 공중파 방송 인터뷰보다 1시간 이상 길게 이야기할 수 있는 유튜브 방송에 이 대통령이 출연하도록 조언하기도 했다. 김 실장은 성남 지역 케이블방송 기자 출신으로 이 대통령과 함께 일한 지는 10여년 정도 됐다. 2014년 재선 성남시장이던 이 대통령은 김 실장에게 성남시 대변인 자리를 제안했다.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에 당선됐을 때는 경기도청 언론비서관으로 일했다. 이후 국회에 입성해서도 김 실장은 의원실 보좌관, 정무조정부실장 등을 역임하며 이 대통령의 최측근에서 보좌했다. 이번 대선 선거대책위원회에선 후보 일정팀 선임팀장을 맡았다. 언론인 출신인 만큼 언론 소통을 총괄해왔다. 국회 기자들뿐만 아니라 이 대통령의 수사와 재판을 취재하는 법조 기자들도 김 실장이 직접 소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체력 좋은' 이 대통령의 일정을 보좌하느라 계엄 직후인 올해 초에는 한동안 벌겋게 충혈된 눈으로 업무를 보기도 했다. 김 실장이 담당할 제1부속실은 대통령의 일정, 수행, 현안보고 등 대통령을 최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곳이다. 매 정권마다 대통령의 복심이 제1부속실장 자리를 맡아왔다. '문고리' 혹은 '문지기' 권력으로도 불린다. heyjin@newspim.com 2025-06-13 14:08
사진
李대통령, 오광수 민정수석 사의 수용 [서울=뉴스핌] 이영태 선임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13일 전날 밤 사의를 표명한 오광수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의 사의를 수용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오광수 민정수석이 어젯밤 이재명 대통령께 사의를 표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광수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 [사진=대통령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공직기강 확립과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민정수석의 중요성을 두루 감안해 오 수석의 사의를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이어 "대통령실은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개혁 의지와 국정 철학을 깊이 이해하고 이에 발맞춰 가는 인사로 조속한 시일 내에 차기 민정수석을 임명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차명 부동산과 차명 계좌 의혹으로 오 수석이 물러난 만큼 차기 민정수석 검증 기준에 청렴함 등이 포함될 것이야는 질문에 "일단 저희가 가지고 있는 국정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고 이를 시행할 수 있는 분이 가장 우선적인 이재명 정부의 인사검증 원칙이라고 할 수 있겠다"며 "새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감이 워낙 크기 때문에 그 기대에 부응하는 게 첫 번째 사명"이라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오 수석 건을 계기로 인사 검증 기준이라 원칙이 마련될 수 있느냐는 질의에는 "이 대통령이 여러 번 표방했던 것처럼 우리 정부에 대한 기대감, 그리고 실용적이면서 능력 위주의 인사가 첫 번째 가장 먼저 포방될 원칙"이라며 "그리고 여러 가지 우리 국민들이 요청하고 있는 바에 대한 다방면적인 검토는 있을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medialyt@newspim.com 2025-06-13 09:43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