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수 "기업 엮인 것 억울", 김승연 "기업 입장 설명할 좋은 기회"
[뉴스핌=방글 기자]국정조사 청문회를 위해 국회로 출동한 기업 총수들이 추운 날씨만큼이나 얼어붙은 표정으로 등장했다. 이날 현장에는 총수들을 보좌하기 위한 기업 관계자는 물론 기자, 시민단체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
6일 삼성 등 9개 대기업 총수들은 10시로 예정돼 있는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를 위해 여의도 국회의사당으로 속속 등장했다.
9시 24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총수 중에는 가장 먼저 나타났다. 김신 삼성물산 사장과 김종중 삼성 미래전략실 전략팀장(사장)은 이 부회장보다 앞서 먼저 입장을 마쳤다. 이 부회장이 나타나자마자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기자들이 질문을 쏟아냈지만 이 부회장으로부터 들을 수 있는 대답은 없었다.
9시 34분.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정의선 부회장과 함께 동행했다. 정 회장만 증인으로 채택된 상황에서 정 부회장이 수행원 격으로 함께 등장하자 현장은 소란스러워졌다. 유일하게 오너 일가에서 두 명이 모두 출석했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열띤 취재열기에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대기실로 향했고, 차은택 씨에게 광고를 몰아줬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잘하겠다”고만 말했다.
조양호 한진 회장은 무거운 표정으로 입장했다. 평창동계올림픽 위원장 사퇴는 물론 한진해운 사태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지만, “성실히 임하겠다. 안에서 모두 이야기하겠다”는 말만 남긴채 들어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입장으로 등장한 허창수 회장은 기업들이 얽힌 게 억울하지 않냐는 질문에 “억울하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김승연 한화 회장은 칼바람 탓에 옷깃을 여미며 찡그린 표정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피해자라는 주장이 있다는 질문에 대해서는 “오늘이 기업의 입장 설명할 좋은 기회”라고 답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손경식 CJ 회장은 “성실히 임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청문회장으로 향했고, 신동빈 롯데 회장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날 기업 총수들은 9시 45분께 밴을 타고 등장한 구본무 LG회장을 끝으로 입장을 모두 마쳤다.
굳은 표정으로 청문회장에 들어온 총수들은 의원들의 질의가 시작되자 차분한 모습이다. 특히, 질의가 집중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긴장하는 빛이 역력했지만, 각종 질문에 차분히 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조직체계를 정비해 국민들로부터 더욱 사람받는 기업이 되도록 하겠다"는 다짐을 밝히기도 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
[뉴스핌 Newspim] 방글 기자 (bsmil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