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최주은 기자] 제주지역 토지 경매 건수가 급증하고 있다. 제주도가 본격적인 토지 투기 규제에 나서면서 투자 분위기가 가라앉자 경매 물건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29일 법원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제주 토지 법원경매 진행건수는 91건으로 32개월만에 최다 건수를 기록했다.
이달 제주 토지 경매는 91건이 진행돼 이중 58건이 낙찰됐다. 낙찰률은 63.7%, 낙찰가율은 97.5%를 각각 기록했고, 평균 경쟁률은 4.3대 1을 기록 중이다.
지난 2년간 제주도에서는 땅 투자 광풍이 불면서 경매 개시 결정이 내려졌어도 경매 절차를 밟는 도중 매매되는 등 경매 진행까지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 8월의 경우 한 달 내내 단 14건만이 경매에 나와 12건이 낙찰되기도 했다.
제주도 토지 <사진제공=지지옥션> |
하지만 제주특별자치도에서 과열된 부동산 시장을 잡기 위해 농지이용실태 특별조사를 실시하고 토지분할 제한 등 각종 투기 규제 방안이 나오면서 올 3분기 들어 일반 토지 거래량이 감소했다. 전반적인 투자 분위기가 냉각되면서 경매 취하 물건이 감소하고 경매 물건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투자 분위기 감소 현상은 낙찰가율 하락에서도 나타났다. 이달 제주도 토지 낙찰가율은 97.5%로 전월대비 24.7% 하락했다. 지난 2014년 4월 108.8%를 기록한 이후 30개월 연속 기록하던 100% 이상 낙찰가율도 이달 들어 깨졌다.
무차별 낙찰도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이달 한 달 중 최고 낙찰가율 물건은 서귀포시 성산읍 낙산리 소재 임야 4217㎡로 감정가의 387%인 2억 4510만원에 낙찰됐다. 지난달 최고 낙찰가율을 기록한 물건이 2639%, 9월 577%, 7월 648% 등을 감안하면 최고 낙찰가율이 많이 낮아졌으며 낙찰된 대부분의 물건이 낙찰가율 90~150% 사이에 그쳤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제주도 토지는 그동안 맹지 또는 묘지도 감정가의 수배에 낙찰되는 등 과열 경쟁 및 묻지마식 투자로 우려를 낳았던 만큼 지방자치단체의 적절한 규제로 시장이 정상화되는 것은 올바른 방향으로 본다”며 “농지 전수조사로 인해 농지처분의무 토지가 늘어나 향후 경매 물건으로 농지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여 낙찰가율 하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