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중단 아닌 '검토', '문제 개선'만 밝혀
가입자 유치 효과에 실현 가능성 낮아
[뉴스핌=심지혜 기자]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이 이동통신 다단계 판매에 대한 중지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검토에 불과하기 때문에 실제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참석한 권 부회장은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다단계 판매에 대한 향후 계획에 대해 “이해관계자들과 협의해 공정거래 관련법 및 계약기간을 검토해 중단하는 것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LG유플러스 다단계 판매에 대한 각종 비판과 문제 제기가 있었음에도 권 부회장은 다단계 판매에 대한 '문제 개선' 의지만 보였을 뿐, 중단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앞서 권 부회장은 지난달 25일 열린 간담회 자리에서도 “논란에 밀려 (다단계 판매를) 그만두는 일은 하지 않겠다. 잘못하고 있는 부분은 고치겠다”고 했다. 심지어 다단계가 글로벌 마케팅 수단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피해가 발생되는 부분을 수정해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처럼 권 부회장이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는 것은 LG유플러스가 다단계를 통해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다단계를 통해 이통 서비스에 가입한 이들은 총 55만2800명으로 이 중 LG유플러스가 43만5000명에 달해 79%의 비중을 차지했다. SK텔레콤과 KT는 각각 5만1600명, 6만6200명이다.
다단계로 모집된 비중이 전체 LG유플러스 가입자 가운데 3.7%에 불과하지만 단통법 시행 이후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적극적인 가입자 유치가 어려운 상황에서 가장 적은 가입자를 갖고 있는 LG유플러스로써는 포기하기 어려운 영업방식인 셈이다.
현재 이통3사 중 유일하게 LG유플러스만 다단계를 유지하고 있다. SK텔레콤과 KT는 이미 다단계 판매 완전 중단 선언을 했다. 다단계로 유치되는 가입자가 많지 않고 부정적 인식이 커 회사 이미지에도 좋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이러한 이유로 권 부회장의 이날 발언은 중단 검토를 보다 적극적으로 한다는 의사 표현이었을 뿐 중단 의지는 아닐 것으로 풀이된다. 심지어 개선을 위해 노력해왔다는 점을 피력했으며 지적된 문제에 대해서는 다시 발생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권 부회장이 LG유플러스의 다단계 판매를 두고 앞선 국감에서 발생한 논란을 의식해 자세를 낮춘 것으로도 보인다.
지난 11일 공정위 국감을 앞두고 LG유플러스가 다단계를 중단하겠다는 공문을 국회에 보내 당초 증인으로 신청된 권 부회장 대신 임원으로 단계를 낮췄다. 그러나 증인으로 출석한 황현식 LG유플러스 PS본부장이 판매 중단에 대해 유보적 입장을 보이자 대표를 국감장에 보내지 않으려고 한 행위가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이동통신 업계 관계자는 "권 부회장의 '적극 검토' 발언이 실제 중단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LG유플러스의 영업에서 다단계는 무시하기 어려운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이 의원질의를 받고 있다.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뉴스핌 Newspim] 심지혜 기자 (sj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