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수 부회장 "잘못 고칠 것"…간담회서 논란 관련 입장 밝혀
[뉴스핌=심지혜 기자]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이 이동통신 다단계 판매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단계 판매가 합법인 만큼 계속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잘못 시행됐던 부분을 개선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권 부회장은 지난 23일 LG유플러스 용산 사옥에서 취임 10개월 간의 소회를 밝히는 간담회 자리를 마련했다. 권 부회장은 지난해 말 신임 LG유플러스 대표로 선임됐다.
이날 권 부회장은 취임 이후 불거졌던 각종 사건에 대해 해명했다. 그 중 가장 먼저 꺼낸 것이 '다단계'다. 이통3사 중 LG유플러스만 대규모로 다단계로 이동통신 서비스를 판매하고 있다.
다단계는 합법이지만 판매 과정에서 각종 문제가 발생,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다. 개인과 개인 사이에 거래가 이뤄져 특성상 위법 사항 적발이 어렵다는 점과 피해 대상이 노인, 주부, 대학생 등 물정에 어두운 이들이라는 점, 또한 수익이 지나치게 소수에 집중된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끊임없이 지적되고 있다.
권 부회장은 다단계 판매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들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이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확실히 했다. 잘못 시행되고 있는 부분이 있어 인식이 좋지 않은 것이지 다단계는 글로벌 마케팅 수단이라는 점을 짚었다.
권 부회장은 "논란에 밀려 그만두는 일은 하지 않겠다"며 "우리가 잘못하고 있는 부분은 고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노인, 어린 층에 대한 (피해) 걱정이 있어 연령제한을 뒀고 수익구조의 쏠림 현상 개선 방안도 찾고 있다"며 "우선 잘못을 시정해 보고 중단 여부는 추후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방통위 조사거부는 소통과정에서의 오해"
권 부회장은 규제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와 불거졌던 소동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앞서 방통위는 단통법 위반 혐의로 LG유플러스 단독 조사를 위해 본사에 방문했으나 LG유플러스는 이를 거부했다. 조사 전 이뤄져야 할 절차를 밟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조사 거부는 사상 초유의 사태로 권 부회장과 최성준 방통위원장의 친분 관계가 주목됐고 이로 인해 가능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권 부회장과 최 위원장은 경기고, 서울대 동창이다. 권 부회장은 지난 2월 취임 이후 단독으로 최 위원장을 만나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에 대한 반대 입장을 전달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대해 권 부회장은 "원칙대로 하자였는데 방통위와의 소통과정에서 오해가 있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친구가 위원장이라 도움이 될 줄 알았지만 오히려 역차별 받는 것 같다"며 "만나고 싶어도 이상하게 보기 때문에 잘 못 본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권 부회장은 LG유플러스의 불법 지원금 및 판매 장려금 다량 지급 의혹에 대해 "돈을 많이 써서 시장점유율을 늘리는 것은 원치 않는다"며 "만약 SK텔레콤이 한다면 우리보다 더 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으로 가입자를 늘릴 수 있지만 곧바로 역공 받을 것"이라며 "절대 3등이 해서는 안되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LG유플러스는 이통3사 중 유일하게 꾸준히 번호이동 가입자 순증을 기록하고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LG유플러스의 자본을 활용한 공격적인 시장 대응 전략이 주효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편, 오는 27일 방통위 국정감사에서는 단통법과 다단계 등이 다뤄질 예정으로 권 부회장의 이날 발언은 논란거리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날 국감에는 LG유플러스 임원이 증인으로 참석한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사진=심지혜 기자> |
[뉴스핌 Newspim] 심지혜 기자 (sj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