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매출 비중 크지 않아 단기타격은 크지 않을 듯
환율 등 부작용 예의주시
[뉴스핌=황세준 기자]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서 삼성, LG 등 전자업계는 세계 금융시장 불안과 경기악화로 현지 가전제품 소비심리 위축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영국 시장이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해 브렉시트로 인한 단기 타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영국 내 세트제품 판매를 담당하는 SEUK를 두고 있다. 삼성전자의 전체 매출액에서 유럽 비중은 지난해말 기준 12.8%를 차지하고 있는데 영국만 놓고 보면 0.4%에 불과하다.
LG전자의 경우도 지난해말 전체 매출액에서 유럽이 차지하는 비중은 10.3%에 달하나 영국에는 판매법인 1곳(LGEUK)만을 운영 중이어서 영향이 미미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전자업계는 브렉시트로 영국이 다른 EU 국가들과 관세교역을 하게 되면 한국 제품에 대한 소비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두 회사는 유럽 지역에 TV,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을 공급하면서 거점 생산기지를 운영 중인데 영국에는 공장이 없어 모두 '수입품'으로 간주되는 것.
WTO는 브렉시트로 영국 수입품에 90억파운드의 추가 관세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금융센터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브렉시트가 경제주체의 소비 및 투자 심리 위축 압력으로 작용할 소지는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유럽 지역 생산을 SESK(슬로바키아), SEH(헝가리), SEPM(폴란드) 등에서 담당한다. LG전자는 폴란드 므와바/브로츠와프(LGEWR, LGITPO)에서 생산기지를 두고 있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유럽 생산기지에서 만든 제품들이 영국으로 들어갈 때 관세가 붙으면 소비자 가격이 오를 수 있고 이는 영국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업계는 다만, 브렉시트에 따른 관세 등 세부 사항이 아직 확정된 바 없어 현 시점에서 영향을 섣불리 추정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 뿐 아니라 영국에 공장이 없는 다른 기업들도 동일한 조건에 놓이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또 다른 전자업계 관계자는 "브렉시트 이후 모든 품목에 대해 관세가 매겨질 것 같진 않다"며 "현재로서는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업체들은 당장 사업적인 영향보다는 금융시장의 불안, EU시장의 혼란 및 유로화 가치 하락, 국내외 경제지표의 불안 등 브렉시트로 파생될 부작용이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영국의 브렉시트는 EU법상 2년간 유예기간을 두고 영국이 EU 회원국과 각각 협상을 벌여 비준을 받아야 비로소 탈퇴하게 된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