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가요제' 출전곡으로 표절 의혹을 받은 프라이머리 <사진=MBC> |
가장 최근에 네티즌들의 표절 의혹의 표적이 된 건 가수 아이유다. 아이유는 지난달 발표한 미니앨범 ′챗셔′ 보너스 트랙 ′Twenty Three′가 세계적 팝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곡 ′Gimme more′를 무단 샘플링했다는 의혹을 받으며 논란의 가운데에 섰다.
물론 앞서 표절 의혹을 받은 가수들은 수도 없이 많다. 과거부터 돌아보면 기억에 남는 사건들은 모두 후폭풍이 어마어마했다. 대표적으로 지난 2013년 프라이머리의 '무한도전 가요제' 참여 음원 'I GOT C' 음원 폐기 사례, 가수 이효리의 정규 2집, 4집의 논란 등이 쉽게 떠오른다.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가 발달하면서 표절 의혹 제기는 끊임이 없다. 점점 더 잦아지는 추세다. 하지만 대응은 어쩐지 점점 더 뜨뜻미지근하다. 신곡 러시에 대중은 쉽게 표절 사건을 잊기도 한다. 최근엔 법의 판단을 받기도 하지만 결국은 뮤지션에게 달린 '양심의 문제'라는 데에서 이 문제를 뿌리뽑기가 어렵다.
◆ '활동중단' 룰라·김민종·이효리까지, 프라이머리는 '음원 삭제'
1990년대 중반 최고의 인기를 누린 룰라는 3집 타이틀 곡 ‘천상유애’ 표절 혐의로 활동을 전면 중단했다. 당시 리더 이상민이 자해 소동까지 일으켰지만 대중의 반응은 싸늘했다. 그만큼 남의 것을 베꼈다는 것에 대해 사회적으로 용인할 수 없는 분위기가 있었다.
이는 김민종 역시 마찬가지였다. 배우이자 가수로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던 김민종은 ‘귀천도애’라는 곡으로 활동할 당시 표절 논란에 휩싸였고 아예 은퇴했다. 책임을 지려는 태도를 보인 것이다. 그의 진심은 통한 듯 했다. 대중의 응원 속에서 은퇴를 2년 만에 번복하고 돌아왔고 김민종은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가수 이효리 <사진=뉴스핌DB> |
꽤 시간이 지난 후 벌어진 프라이머리의 표절 사건은 MBC '무한도전 가요제' 경연곡 'I GOT C(아가씨)'에서 불거졌다. 이 곡은 네덜란드 뮤지션 카로 에메랄드의 ‘리퀴드 런치’를 표절했다는 의혹에 휩싸였고 “장르적 유사성”이라는 해명을 했다. 하지만 원작자가 표절이라는 의견을 내고, 대중의 비난이 거세지자 원저작자와 합의를 했다. 이후 해당 음원은 폐기 수순을 밟았다.
◆ 혐의 벗는데 장장 4년이나…석연찮은 논란조차 아쉽다
표절 의혹 제기가 잦아지다보니, 근거없는 논란에 휘말리는 가수들도 적지 않다. 박진영이 작곡한 KBS 2TV 드라마 ‘드림하이’ OST ‘썸데이'에 대해 작곡가 김신일은 2005년 작곡한 ‘내 남자에게’를 표절했다며 소송을 냈다. 박진영의 곡은 지난 2011년 7월 발표됐다.
김신일은 박진영에게 1억1000만원의 손해배상청구를 제기했고 1심, 2심에서 일부 승소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서울고등법원으로 사건을 돌려보냈다. 양측은 손해배상소송 파기환송심에서 화해 권고 결정을 받아들인 것으로 결론이 났다. 무려 4년 만에 박진영이 표절 혐의를 벗은 것이다.
아이유는 지난달 발표한 미니앨범 ′챗셔′ 보너스 트랙 ′Twenty Three′가 팝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곡 ′Gimme more′를 무단 샘플링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소속사 로엔트리는 “노래 편곡 과정에서 한 작곡가가 구입해 보유하고 있는 샘플 중 하나를 사용했다”며 "출처가 불분명하다고 판단해 즉시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소속사 측에 연락을 취해 확인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가수 아이유 <사진=뉴스핌DB> |
언제나 아쉬운 건 논란 자체다. 법적 판단을 받는데엔 시간이 오래 걸리고, 그 사이 사건은 잊혀진다. 표절이 인정돼도 대중적 인기와 팬덤이 존재한다면 다음 음반은 또 잘된다. 의혹 제기도 쉬워졌지만 대형 가수일 수록 '모르쇠'로 대처하기도 손쉽게 됐다. 그래서 활동 중단이나 음원·음반 폐기같은 '본격적인 자숙'은 더이상 찾아볼 수 없다.
그럼에도 '장르적 유사성'이란 뻔한 해명으론 수준 높아진 음악팬들의 송곳같은 의혹을 무마시키기는 어렵다. 누구보다 노래를 만들고, 부르는 이들이 양심을 팔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일까. 저작권이란 개념 자체가 오히려 희박했던 과거에 더욱 회초리 같았던 대중의 감시가 필요한 때다.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