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중국의 검색 대기업 바이두가 자사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오픈소스로 전환하기로 하자, 미국의 경제전문 매체 CNBC는 바이두발 제2의 '딥시크 쇼크'가 재현될 수 있다고 29일 짚었다.
바이두는 자사의 생성형 AI 대규모 언어모델인 '어니(Ernie)'의 소스를 30일부터 공개하겠다고 밝혔다.이번 조치는 오픈 소스를 지지하지 않던 바이두 정책의 대변화로 해석되며 글로벌 AI 경쟁에서 매우 중요한 결정이라고 CNBC는 분석했다.
바이두는 지난 3월 대용량 언어모델(LLM) ERNIE 4.5와 고급추론 모델 ERNIE X1을 선보인 바 있다. ERNIE 4.5의 경우 오픈AI의 챗-4.5 API 가격 대비 99% 저렴하게, ERNIE X1은 딥시크의 R1 모델보다 50%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기술 연구 및 자문 그룹 옴디아(Omdia)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리안 지에 수는 CNBC에 "바이두는 독점 비즈니스 모델을 적극 지지하고 오픈소스 정책에 반대해왔다"고 말했다. 반면 딥시크 등 일부 AI 기업은 오픈소스 모델이 독점 모델처럼 경쟁력있고 믿을 만하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바이두의 오픈소스가 미칠 영향을 놓고 AI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갈린다. 일부는 제2의 딥시크 쇼크라 부를 만한 충격은 없을 것이라고 했지만 일부는 어니의 오픈소스 전환이 '중국이 AI 선도국으로 입지를 강화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했다.
USC 컴퓨터공학 교수인 션 렌은 "이것은 중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메이저 랩이 강력한 모델의 소스를 개방하면 AI 산업에 대한 기대치를 높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바이두의 결정은 폐쇄 모델을 제공하는 오픈AI 및 앤스로픽 같은 기업의 게이티드(gated) API와 프리미엄 가격의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소비자 대부분은 모델의 코드가 오픈소스인지에 관심이 없고 비용, 성능, 언어 혹은 지역 지원에 더 관심을 갖는다"면서 "그 점에서 개발자와 연구자에 재량권을 더 많이 이용하는 오픈 모델에 이점이 많다"고 했다.
또 다른 전문가들은 오픈 소스 어니가 가격 면에서 미국과 중국의 경쟁업체 모두에 더 큰 부담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AI 자문기업 에픽 루트(Epic Loot) 창업자인 알렉 스트라스모어는 "바이두가 AI 세계에 화염병을 투척했다"고 비유했다. "최고급 샴페인을 판매하고 있다고 자부하는 오픈AI, 앤스로픽, 딥시크 모두 바이두가 똑같이 강력한 것을 내놓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며 "가격 측면의 선전포고"라고 했다.
AI 오픈소스 바람은 기존 업체의 비즈니스 모델에도 위협이 되고 있다. 샘 알트먼 오픈AI CEO도 오픈AI의 독점 소스 개발 방식의 변화 필요성을 인정했다. 그는 지난 5월 상원에 출석해 올 여름 소스 공개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추론 능력을 강화한 오픈 웨이트 언어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했다.
오픈 웨이트 모델은 완전한 오픈소스와는 달리 AI가 학습을 통해 얻은 내부 가중치(weights)만 공개하고, 모델 구조나 학습 데이터, 소스 코드는 비공개하는 방식이다.
한편 인적자원관리기업 페놈(Phenom)의 글로벌 전략 담당 부사장인 클리프 저키위츠는 "바이두가 오픈 소스를 공개하더라도 보안 상에 문제가 많다"고 단서를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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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바이두] 중국 대표 빅테크(대형 IT 기업) 바이두(百度 9888.HK)가 개발한 AI 챗봇인 어니봇(ErnieBot·文心一言·원신이옌) 이미지. |
kongsik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