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생활경제

속보

더보기

유통업계, 'NO 스펙' 채용 바람…'래퍼 블로거'도 OK

기사입력 : 2015년09월16일 08:30

최종수정 : 2015년09월16일 08:51

롯데 '스펙태클' 오디션·AK플라자 'AK열정 캐스팅' 등 도입

[편집자] 이 기사는 9월15일 오후 3시41분에 프리미엄 뉴스서비스 ‘ANDA’에 먼저 출고했습니다.

[뉴스핌=함지현 기자] # "음악, 패션, 랩과 사회적 이슈는 보완재적 성격을 지녔기에, 저의 음악적 지식과 재능으로 최신 트렌드를 발빠르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평소 패션분야에도 관심이 많았기에 직접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을 운영하는 등 실무 관련된 경험을 바탕으로 유통부문에서 일해보고 싶습니다."

A씨는 유명 힙합 레이블의 멤버로 2집 앨범까지 낸 래퍼이면서 온라인 쇼핑몰에서 농구의류를 판매한 경험이 있다. 그는 이같은 경험을 내세워 AK플라자의 스펙을 배제한 특별전형 '열정캐스팅'에 응모해 합격을 거머쥐었다. 현재는 20대 젊고 트렌디한 고객 층을 주 타겟으로 하는 분당점 여성의류팀 영캐주얼 PC에서 근무 중이다. AK플라자는 폭 넓은 경험을 어떻게 회사에서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성찰'이 이뤄졌다고 판단해 A씨를 채용했다. 뿐만 아니라 문화 흐름의 변화를 읽어가며 대중과 소통하던 경험이야말로, 패션사업 중에서도 가장 유행에 민감하고 트렌디함을 추구하는 영캐주얼 카테고리에 가장 부합하는 직무 역량이라 판단해 현재 부서에 배치했다.

유통업계에는 이른바 '스펙'을 보지 않고 채용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회사의 인재상에 부합할 뿐 아니라 해당직무에 최적화 된 맞춤형 인재들의 등용문을 넓히기 위해서다.

해당 직무에 대한 역량을 보고 채용하기 때문에 합격자와 회사 양측의 만족도가 높다는 평가다. 뿐만 아니라 이같은 채용이 활성화 되면 불필요한 스펙 쌓기나 신입사원의 이탈율도 줄어들어 사회적 비용도 감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다수의 기업들이 다양한 형태로 스펙을 보지 않는 채용제도를 도입했다. 대표적인 곳이 롯데그룹이다.

롯데그룹은 하반기 신입 공채와 별도로 다음달 8일부터 '스펙태클(Spec-Tackle) 오디션' 채용을 진행한다. 지난 상반기에 처음으로 진행한 '스펙태클 오디션' 채용은 직무수행 능력만으로 인재를 선발하는 방식이다. 입사지원서에는 이름과 연락처 외 모든 스펙사항을 배제하고, 해당 직무와 관련된 자유형식의 에세이나 기획서를 받는다.

예를 들어 주류영업 직무를 선발하는 롯데칠성음료는 당사 제품 중 택일 해 어떤 시장에서 어떤 방식으로 판매를 증대할지에 대한 기획서를, 롯데시네마는 영화관운영 직무 인턴 전형에서 융합·시너지라는 키워드를 제시한 뒤 영화관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안하는 제안서를 받는 식이다.

이후 회사별, 직무별 특성을 반영한 주제를 선정해 '실기 테스트'라고 볼 수 있는 오디션을 진행한다. 상반기 롯데호텔의 경우 조리직무에 맞도록 실제 요리 경연을 펼쳤고, 코리아세븐의 경우 지역을 정해주고 편의점을 돌아보면서 상권을 분석해 발표했다.

이 과정을 통과하면 8주동안 인턴십 프로그램을 실시하는데, 인턴십 성과 우수자에 한해 채용을 확정한다. 상반기에는 첫날 그룹 소개교육을 받고 7주간 각 사의 현장에 배치돼 실제 회사생활을 하면서 인턴십에 맞는 실무를 진행했다. 마지막 8주차에는 현장실습 기간 동안 느낀 점 등을 발표하는 개선과제 프리젠테이션까지 거친 뒤 최종적으로 인턴우수자를 선정했다.

이같은 과정을 통해 식품 부문 2개사(롯데칠성음료·롯데리아)와 관광 부문 1개사(롯데호텔), 서비스 부문 3개사(대홍기획·롯데시네마·롯데정보통신), 유통부문 6개사(롯데백화점·롯데마트·롯데하이마트·코리아세븐·롯데홈쇼핑·롯데닷컴), 유화 부문 1개사(롯데케미칼), 금융 부문 1개사(롯데카드) 등 총 14개 회사에서 100여명의 인재를 채용했다.

롯데그룹은 하반기 스펙태클 오디션의 채용 방식이나 채용 규모를 확정하진 않았지만 상반기와 유사하게 진행할 계획이다. 인턴십 성과 우수자는 2016년 상반기 신입공채로 입사하게 된다.

롯데측 관계자는 "현업에서 바로 직무를 수행하기에 적합한 인재를 뽑은 만큼 적응 시간이 빠르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가 나오고 있다"며 "향후 필요하다고 판단된 직무에 대해서는 스펙을 보지 않고 인재를 채용하는 계열사나 채용 인원이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AK플라자도 지난 8월 일반전형과는 별도로 스펙을 배제하는 특별전형인 'AK열정 캐스팅'을 실시했다. 예를 들어 래퍼 출신으로 앨범을 냈다든지, 파워 블로거로서 활동을 해 왔다면 이 점만을 부각시켜 지원이 가능한 것이다.

지난 2012년 처음 도입된 열정캐스팅은 지난 2014년부터 젊은 층이 많이 이용하는 SNS 인스타그램을 통해 지원을 받고 있다. 인스타 전형과 포트폴리오 심사, 1·2차 면접의 과정을 거친다.

해마다 기준은 다르지만 지난해 기준 최종 합격자 중 20%가 열정 캐스팅으로 선발됐다. 열정 캐스팅으로 지원한 인원은 최종합격 시 자신만의 특별한 경험이나 특기를 잘 살릴 수 있는 직군으로 배정된다.

BGF리테일은 경상대학교와 충북대학교를 대상으로 현장 인터뷰 면접 방식의 '캠퍼스 오디션'을 통해 지원자의 어학 성적, 학점 등을 일절 반영하지 않고, 지원자의 직무 역량과 열정 만을 종합 평가 후 서류 전형을 통과시켜주는 '캠퍼스 오디션'을 실시한 바 있다. BGF리테일은 올해까지 캠퍼스 오디션을 시범 운영한 후, 전국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각 기업들이 스펙을 보지 않으려는 이유는 '맞춤형' 인재의 등용문을 넓히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어떤 기업은 협업을 중시하는 조직문화로 인해 개인의 특출난 능력보다 사회성 있는 인재를 원하고, 또 어떤 기업은 바로 현장에 투입돼 일을 할 수 있는 인재를 원한다. 또 어떤 곳은 창의력있는 인재를, 다른 곳은 SNS를 잘 활용할 줄 아는 능력이 필요하기도 하다. 특히 유통업체 중 고객과의 대면이 많은 업무의 경우 '블랙컨슈머(악성을 뜻하는 'Black'과 소비자를 뜻하는 'Consumer'의 합성어)'에 차분히 대응할 수 있는 인성이 필요하다.

하지만 '스펙'으로 제한을 할 경우 원하는 인재가 걸러지는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한다. 스펙이 사실상 해당 업무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음에도 말이다. 때문에 기업들은 2~3년 전부터 학점만 보지 않거나, 영어 점수만을 보지 않는 등 입사지원서에서 필요 없는 것을 없애는 등 불필요한 스펙 없애기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도 스펙 좋은 신입사원을 뽑았는데 적성에 맞지 않아 퇴사를 하는 것 보다 서로의 이해가 맞아 오랫동안 다니는 직원을 뽑는 것이 장기적으로 이익이라는 분석도 있다. 또 불필요한 스펙 쌓기도 줄어들어 사회적 비용도 감소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다만 채용방식에 정답은 없는 만큼 각 기업이 직무의 성향에 따라 적절한 판단을 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취업정보 전문업체 관계자는 "스펙을 보지 않는 것이 꼭 옳은 것만은 아니다"며 "다만 회사들은 어떻게 하는 것이 직무에 꼭 맞는 직원을 뽑을 수 있는 방법인지에 대한 고민을 먼저 하고 그에 맞춰 채용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외교부 1차관 인사 충격파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국장급에서 일약 차관으로 직행한 박윤주 외교부 1차관 임명에 외교부가 술렁이고 있다. 외교부 조직과 인사를 총괄하는 책임자인 1차관에 현재 실장급(1급)보다 후배 기수인 박 차관을 전격 기용한 배경을 놓고 설왕설래 중이다. 이번 인사는 파격을 넘어 충격에 가깝다. 박 차관은 전임 김홍균 1차관보다 외무고시 기수로 11기 아래이며 나이도 9살이나 어리다. 박 차관이 미국 관련 업무를 오래했다고는 하나 본부 주요 국장도 거치지 않았고 공관장도 특명전권대사가 아닌 총영사를 지냈다. 기수나 나이, 경력 모든 면에서 전례가 없는 인사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박윤주 신임 외교부 1차관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 첫 출근을 하고 있다. 2025.06.11 gdlee@newspim.com 퇴직한 외교관 출신의 한 인사는 "차관이 실장보다 후배였던 경우는 외교부 역사상 한 번도 없었다"면서 "이 정도 인사면 조직에 미치는 영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 보성 출신인 박 차관은 민주당 정부에서 요직을 거쳤다. 노무현 정부 출범 때 정권인수위원회를 거쳐 이종석 당시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 밑에서 일했다. '자주파·동맹파 파동'으로 외교부 북미국장에서 물러난 위성락 현 국가안보실장도 당시 NSC에서 함께 일했으며, 위 실장이 주미 대사관 정무공사일 때도 워싱턴 공관에서 함께 근무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북미국 심의관과 인사기획관을 거쳐 애틀랜타 총영사로 임명됐지만, 1년여 만에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교체됐다. 외교부가 술렁이는 이유는 단순히 의외의 인물이 발탁됐기 때문만은 아니다. 박 차관 임명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불안감이 있다. 전례없는 파격 인사로 조직에 충격을 가하고 강도 높은 조직 개편과 체질 개선을 추진하기 위한 인사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외교부는 민주당 정부가 집권했을 때마다 개혁의 대상이었으며, 실제로 외교부를 '손보려는' 시도도 자주 있었다. 노무현 정부때는 중앙인사위원회·행정자치부 출신의 차관을 임명해 조직 개편을 시도했고, 문재인 정부 때는 주미 대사관의 한·미 정상통화 유출사건을 계기로 외교부 내 '친미 라인'을 제거하기 위해 과도한 징계를 가해 물의를 빚은 적도 있다. 외교부의 한 중견 간부는 "이번 차관 인사가 태풍의 전조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외교부 내에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박 차관 임명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신선한 충격으로 작용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opento@newspim.com 2025-06-11 16:23
사진
[이재명의 사람들]김현지 총무비서관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1주일이 지난 가운데 비서실장을 비롯해 수석비서관급 인선도 추가로 이뤄지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이재명 대통령 인선의 핵심은 '실용'이다. 인수위원회 없이 출발해야 하는 정부인 만큼 기존에 손발을 맞춰온 인사들을 적극적으로 등용하는 모습이다. 특히 이 대통령이 경기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때부터 호흡을 맞춰온 성남·경기라인 인물들은 정부 요직에 내정됐다. 대표적인 인물이 총무비서관으로 내정된 김현지 전 보좌관이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김 전 보좌관은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이던 때 시민운동을 하면서 인연이 닿았다. 대학 졸업 직후인 1998년 당시 변호사이던 이 대통령이 설립을 주도한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으며 이곳에서 집행위원장, 사무국장 등을 거쳤다. 이 대통령이 정치를 결심하게 된 계기가 됐던 성남시립병원 설립 운동도 함께했다. 성남시립병원추진위원회에서 사무국장을 역임한 것. 이후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에 당선된 후에도 시민운동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2011년 성남 지역에서 활동하는 환경·도시 전문가 등이 주축이 된 민관 협력 기구 '성남의제21'에서 사무국장으로 활동했다. 그러다 이 대통령이 2018년 경기도지사에 당선된 후에야 도청 비서관직을 맡으며 본격적으로 이 대통령을 보좌하기 시작했다. 김 전 보좌관은 '그림자 보좌'로 유명하다. 본인이 전면에 나서지 않는 성향이다. 시민운동가로 활동할 때는 지역 언론 인터뷰에도 응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이 대통령이 국회에 입성한 이후에는 언론 노출을 지양해왔다. 또한 김 전 보좌관은 이 대통령에게 직언을 아끼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김 전 보좌관은 리스크 관리를 중요시하는 사람이다. 문제가 될 만한 것들은 사전에 차단하려고 하고 조심성이 강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던 정진상 전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각각 대장동 사건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 등으로 사법리스크에 휘말리면서 당직을 내려놓은 영향도 있다. 김 전 보좌관이 정 전 실장과 김 전 부원장의 자리를 대체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김 전 보좌관이 맡게 될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은 대통령실 예산을 총괄하는 직책으로 공무원 직제상 1급에 해당한다. 특히 대통령실 2급 이하 행정관 등 실무진 인사에 관여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수석급 인선에는 강훈식 비서실장, 우상호 정무수석, 강유정 대변인 등 비교적 친명(친이재명) 색채가 옅은 통합형 인재를 등용하는 한편 실무라인에는 김 전 보좌관처럼 오랜 기간 손발을 맞춰온 '복심'들을 배치하고 있다. 대통령실 1부속실장에 내정된 김남준 전 당대표 정무부실장, 의전비서관의 권혁기 당대표 정무기획실장, 인사비서관의 김용채 전 보좌관 등이 대표적이다. 원외에서 이 후보를 후방지원한 더민주전국혁신회의 핵심인물들도 이재명 정부에서 주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윤용조 혁신회의 집행위원장은 대통령 국가안보실 비서관으로 배치될 가능성이 크다. 강위원 혁신회의 상임고문은 전남 경제부지사에 내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 정부와 더 긴밀히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heyjin@newspim.com 2025-06-11 17: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