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연, 계간 자본시장리뷰 가을호 발간
[뉴스핌=백현지 기자] 국내 첫 인터넷전문은행 도입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차별화된 고객 기반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 제기됐다. 미국 등 앞서 인터넷전문은행을 시행한 국가들의 사례에 비춰봤을 때 이미 상당수가 퇴출된 전력이 있다는 것이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계간 자본시장리뷰 2015 가을호' 발간과 관련한 브리핑에서 "미국 인터넷전문은행 38곳의 진입, 퇴출 특징을 분석했다"며 "신규설립 인터넷전문은행이 기존 은행의 인터넷뱅킹과 차별화되지 못하면 은행산업 전반에 대한 과도한 금리경쟁 촉발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지난 1995년부터 2014년까지 인터넷전문은행 38곳이 새로 진입했으며 2000년 전후 미국 닷컴붐이 한창일때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이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중 14곳이 퇴출됐다.
이들 38개 인터넷전문은행을 설립자 유형별로 나눠보면 ▲은행 19개 ▲증권 2개 ▲카드·캐피탈 5개 ▲자동차·가전 3개 ▲IT 2개 ▲소매유통 1개로 집계됐다.
이 연구위원은 "설립자 유형이 증권, 보험, 카드, 캐피탈 등인 곳은 기존 고객에게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새로운 은행서비스를 제공했고 소매·유통은 기존 고객에게 기불결제 또는 할부금융을 제공했다"며 "반면 퇴출은행 14곳 대부분은 기존 은행과 차별적 고객기반을 보유하지 못한 설립자 유형이 은행, IT 등인 경우"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말 기준 설립자 유형이 증권, 카드·캐피탈, 자동차·가전, 소매·유통인 경우 생존비율은 80%로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개별 인터넷전문은행 중 이트레이드뱅크(E*Trade Bank)는 저축상품 취급을 중단하고 기존 은행대비 5배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체킹(Checking)계좌만을 취급한 바 있다.
다만 기존 은행과 같이 예대업무를 주목적으로 하는 인터넷전문은행도 대출시장에서 차별적 고객기반을 확보할 경우 성공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이 연구위원은 "현행 은행산업 비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가격경쟁보다는 서비스 경쟁이 바람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위원회가 지난 6월 한국형인터넷전문은행 도입 방안을 발표하고 올해 중으로 1~2곳에 시범 예비인가를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본인가는 다음해 상반기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