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윤선 기자]부동산 시장 회복 등 변수가 A증시 초강세장 도래 시기를 늦출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올해들어 급등락을 지속했던 중국 A증시가 지난 9일부터 춘절(春節, 음력설) 연휴 직전 마지막 거래일인 17일까지 7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향후 증시 동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주식발행등록제 시행, 선강퉁(홍콩-선전 증시 교차거래) 출범, MSCI 신흥국지수 편입 등을 이유로 A증시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부정적인 전망도 나와 눈길을 끈다.
교은국제(交銀國際) 수석 애널리스트 훙하오(洪灝)는 "부동산 시장 회복과 이로인한 통화완화 정책 지연이 A증시 초강세장 도래 시기를 늦출 수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국 증시가 상승세를 나타내면서 시장에서는 '부동산을 팔고 주식을 사라'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해 7월 22일 반등한 후 올해 2월 13일까지 상승률이 54.46%에 이르며, 세계 증시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하지만 훙하오 애널리스트는 중국 부동산 시장에 터닝포인트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며, 부동산 가격 하락폭 둔하, 1·2선 도시 부동산 판매 급증, 중앙은행의 금리인하에 따른 담보대출이자율 하락 등을 그 근거로 제시했다.
상하이 이쥐(易居)부동산연구원에 따르면, 1월 중국 1선도시 부동산 거래량이 모두 증가했으며 재고도 빠르게 소진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1선도시 신규 분양주택 거래 평균 가격은 평방미터(m²)당 2만4138위안(약 427억원)으로, 전월대비 0.4%, 전년 동기대비 8.1% 올랐다.
그 중에서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의 신규 분양주택 거래 평균가격은 각각 2만7510위안/m², 2만8588위안/m²에 달했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각각 3.9%, 11.1% 오른 액수다.
같은기간 1선도시 신규 분양주택 재고는 3748만m²로, 전월대비 3.9% 줄었다. 상하이이쥐부동산연구원은 1월달 1선도시 신규 분양주택 재고 소진 기간이 11.4개월로, 2014년 12월의 12.6개월보다 줄었다고 분석했다.
중국 부동산 전문서비스 기관인 퉁처(同策)컨설팅연구부의 장훙웨이(張宏偉) 총감은 "중앙은행의 금리, 지준율 인하에 힘입어 1선도시 부동산 가격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말했다.
훙하오 애널리스트는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로 돌아서면 부동산이 또 다시 대량의 유동성을 흡수하는 '스폰지'가 될 것"이라며 "부동산 시장 회복이 증시에 반드시 악재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상승폭이 제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시장이 반등하고 자금이 부동산에 몰릴 경우, 중국 정부가 또 다시 부동산 버블을 걱정해야하는 상황에 놓이면서 통화완화 정책도 지연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시했다.
이밖에 JP모건, 시티그룹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금융기관은 경제성장률 둔화, 통화완화 정책에 대한 의구심 등을 중국 증시의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했다.
JP모건은 심지어 중국 증시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강등했고, 시티그룹도 중국 증시가 향후 23% 가량 하향조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부정적 전망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시티그룹은 현재 중국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지속적인 증시 상승을 견인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그도 그럴 것이 1월 대외 수출입 규모 급감,소비자물가지수(CPI) 및 생산자물가지수(PPI) 하락, M2 증가율 둔화 등 최근 중국 주요 경제지표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신은만국(申銀萬國)증권연구소 수석애널리스트 구이하오밍(桂浩明)은 "글로벌 금융기관의 중국 증시에 대한 부정적 전망을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A증시가 융자융권(融資融券ㆍ신용거래 및 대주거래) 규모가 지나치게 크다는 점 등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며 "자본시장의 안정적이고 빠른 발전을 위해서는 시장 펀더멘털 개선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조윤선 기자 (yoons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