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효세율 낮으나 GDP나 총조세 대비 비중은 높아
[세종=뉴스핌 곽도흔 최영수 기자] 법인세 인상을 놓고 찬반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찬성하는 쪽도 반대하는 쪽도 모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를 가져와 법인세율이 높다, 낮다는 주장을 하는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법인세 최고세율은 22%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 25%에서 3%p 인하한 뒤 변화가 없다.
법인세 최고세율 22%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23.4%(2014년 기준)에 비해 약간 낮은 편이다. 일본(37%), 미국(35%), 프랑스(34.4%), 중국(25%) 등은 우리보다 높고 대만(17%), 싱가포르(17%), 독일(15.0%) 등은 낮다.
각종 감면 등을 빼고 실제로 법인세를 내는 실효세율을 따지면 우리나라는 2013년 기준 16.0%다. 이는 일본(34.62%), 독일(29.55%), 영국(28%), 미국(26%) 등에 비해 굉장히 낮은 수치다.
주변국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과 일본은 최근 법인세 인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현재 35%로 OECD 주요 국가들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인 법인세를 28%(제조업 25%)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도 올해부터 수년에 걸쳐 법인세율을 30%대 초반까지 인하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2013년 OECD국가별 총조세 대비 법인세 비중 |
반면 OECD의 다른 기준으로는 우리나라의 법인세가 높다는 주장도 나온다.
2013년 기준 총조세에서 법인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우리나라가 14%로 27개 OECD 조사대상 회원국 중 노르웨이(20.9%)에 이어 두 번째였다.
우리나라의 법인세 비중은 2011년 15.5%, 2012년 14.9%, 2013년 14%로 점차 감소 추세지만 조사대상국의 평균은 8.3%에 불과해 차이가 있다.
또 무역의존도를 감안하면 법인세율이 높다는 의견도 있다. 2012년 기준으로 한국의 무역의존도는 수출 44.8%, 수입 42.5%를 합친 87.3%에 달한다. OECD 34개국 가운데 8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무역의존도는 한 나라의 국민경제 중에서 무역이 어느 정도 비중을 차지하는가를 표시하는 지표로 국민총생산(GDP)에 대한 수출입총액의 비율로 계산한다.
한국보다 무역의존도가 높은 7개국 가운데 법인세율이 한국보다 높은 나라는 벨기에(34.0%)와 네덜란드(25.0%) 뿐이다.
GDP 대비 법인세 비중을 따져도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5번째로 높은 3.4%다. 재계 등 반대론자들이 한국 경제의 특수성과 경쟁력 강화에 맞춰 적정 법인세율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이유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금융위기 이후(2009∼2014) OECD국가 중 법인세를 인하한 나라는 12개다. 이 기간 법인세를 유지한 나라는 15개였으며, 인상한 나라도 7개나 됐다. 결국 법인세에 관해 세계적으로 인정되는 정답은 없는 셈이다.
관련해 OECD가 지난 9일 ‘구조개혁 평가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에 대해 재정지출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부가가치세율을 높이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고한 부분은 주목할 만하다.
OECD는 한국의 부가가치세가 34개 회원국 중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라며 세율을 높이거나 면세 범위를 줄일 여지가 있다고 평가했다.
[뉴스핌 Newspim] 곽도흔 최영수 기자 (sogoo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