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I, 건설, 메탈 등 법정관리 신청 가능성 배제 못 해
[뉴스핌=김선엽 기자] 채권단이 동부제철의 자율협약 신청을 수용키로 합의함에 따라 동부 계열사 주가와 회사채 가격이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동부제철이 자율협약에 들어간다고 해도 그밖에 다른 동부 계열사들의 경우 사태를 낙관하기 어려운 만큼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7일 만기가 도래하는 동부제철 172호는 지난달 24일 7105원까지 가격이 내려갔으나 자율협약 체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가격을 회복했다. 1일 현재 1만130원을 기록하고 있다.
7월 1일 오후 3시 기준 <자료=한국거래소> |
동부CNI37호는 지난달 27일 7301원에서 1일 현재 9900원까지 상승했고 동부CNI40호 역시 7900원까지 내려갔던 가격이 9849원까지 올라섰다.
동부 계열사들의 회사채 가격이 단기간 내 급등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거래 역시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회사별로 처한 상황이 다른 만큼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우선 동부제철은 신용보증기금이 추후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에 대해 차환 발행을 지원키로 이날 결정함에 따라 한고비를 넘긴 상황이다.
반면, 동부CNI의 경우 당장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다.
37호 회사채는 일단 내부 자금을 통해 상환이 가능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300억원 규모의 40호 상환금에 대해서는 뚜렷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동부CNI 측은 이날 조회공시를 통해 "IT 사업부문 일부 매각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으나 사업 매각이 회사의 기대대로 조속한 시일 내에 진행될지는 불투명하다.
또한, 회사 측은 동부제철이 자율협약을 신청하는 등 성의를 보인 만큼 지주사격인 동부CNI에 대해서도 채권단이 긴급자금 등을 지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채권단은 동부CNI 자금지원과 관련해서는 논의를 전개하지 않고 있다.
특히, 동부CNI가 가진 2500억원 규모의 차입금 대부분이 제1금융권이 아닌 2금융권에 몰려 있어 채권단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동부메탈 역시 유동성 위기 우려가 커지면서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만약 자율협약이나 워크아웃에 들어가면 일단 개인투자자는 비협약채권단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원금 및 이자 상환에 문제가 없다.
채권단이 기업 정상화를 위해 비협약채권자의 '고통분담'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 역시 제2금융권 투자자에 한정될 뿐, 개인투자자가 원금을 상환받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비협약 채권인 개인투자자를 일일이 찾아 나서 투자금 일부에 대해 출자전환 등을 요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마찬가지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동부건설의 경우 법정관리를 신청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동부건설의 경우 ABCP 발행 등으로 지급보증 규모가 크고 6500억원의 차입금 중 제2금융권 비중이 높아 워크아웃 성사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회사채 시장 관계자는 "파장이 큰 만큼 법정관리로 보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채권단의 의지가 가장 중요한 만큼 도저히 답이 없다고 본다면 결단을 내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부팜한농은 이번 동부 계열사의 신용등급 무더기 강등을 피해갔을 정도로 비교적 재무 건전성이 높은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또 지난해 8월 말 전환상환우선주 발행 시 체결한 약정상, 동부팜한농이 동부CNI 등 계열사에 대해 지급보증이나 담보제공 등의 지원을 할 경우 동부팜한농 재무적 투자자의 사전 동의를 얻게 돼 있다.
따라서 동부그룹으로부터의 재무위험이 동부팜한농으로 전이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