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릿은 머리를 뜯어가며 고민한 끝에 읊조렸다. 하지만 그의 당찬 여자친구 오필리어는 남자친구와는 조금 다른 말을 한다. “복수냐 사랑이냐, 그것이 문제야!”라고.
뮤지컬 ‘오필리어’는 그간 햄릿의 고뇌에 가려져 있던 오필리어의 문제에 초점을 맞춘다. 햄릿 못지않게 치열하게 살았지만, 대다수가 크게 신경쓰지 않았던 여인의 속마음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다.
무대 위 상징적인 소품이 극을 감상하는 재미를 더한다. 특히, 햄릿과 오필리어의 진정한 사랑을 상징하는 ‘상사화’와 그들의 위태로운 앞날을 상징하는 ‘절벽’은 눈여겨 보는 것이 좋다.
원작을 완전히 뒤집어 엎은 공연이 대게 그렇듯, 뮤지컬 ‘오필리어’ 역시 원작보다 한결 가볍다. 햄릿을 “오빠”라 부르고 아버지인 폴로니어스를 “아빠”라고 부르는 것 때문만은 아니다. 원작에 목 멘 관객의 관심을 끌기엔 힘들어 보이지만, 각종 조미료가 첨가돼 재미도 있고, 따라오는 감동은 묵직하다.
뮤지컬 배우 선영과 이지혜가 오필리어 역으로 더블캐스트 출연 중이다. 햄릿 역에 김민철, 거트로드 역에 김명희, 클로디어스 역 정태존, 폴로니어스 역에 김준오가 함께 하다. 이와에도 KoN, 오석원, 한보라, 이선근, 임소라, 김영경, 김찬미가 함께 한다.
지난 16일 세종문화회관 M 씨어터에서 개막한 뮤지컬 ‘오필리어’는 오는 25일까지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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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장윤원 기자 (yu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