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 방배3구역 조합 코오롱, 한진 제쳐두고 재입찰 추진..건설경기 악화에 중견업체 설움
[뉴스핌=이동훈 기자] 코오롱글로벌과 한진중공업이 재건축 시공사 경쟁입찰에 참여했으나 아무러 이유없이 퇴자를 맞을 처지에 놓였다.
이들 건설사들은 대형사보다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데다 사업 진행시 공사비, 이주비 등 운영자금 마련에 문제가 발생할 소지도 높다는 게 조합원들의 반대 이유다. 건축 기술력이 한 단계 떨어질 것으로 조합원들은 우려하고 있다.
이들 회사처럼 재건축 사업에서 퇴짜를 맞는 중견 건설사들이 한 둘이 아니다.
재건축을 추진중인 서울 서초구 방배동 일대 |
2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코오롱글로벌과 한진중공업 단 2개 건설사만 지난 1월 서울 서초 방배3구역 재건축 시공사 경쟁입찰에 뛰어 들었으나 조합원들은 재입찰을 추진하고 있다.
방배3구역 조합 관계자는 “시공사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들이 브랜드 인지도가 약해 조만간 총회를 열어 재입찰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단지가 크지 않지만 방배동 중심에 입지하는 만큼 대형 건설사가 시공사로 참여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시공순위 20위 코오롱글로벌은 건설 인지도가 낮고 신규 분양실적이 부족해 퇴짜를 맞았다. 아파트 브랜드로 ‘하늘채’를 사용한다. 지난해 아파트 분양이 서울 용마산역 ‘코오롱하늘채’ 단 한곳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평균 청약경쟁률이 0.26대 1에 그쳤다.
한진중공업은 시공순위가 15위이지만 조선업체 이미지가 강하다. 아파트 브랜드는 ‘해모로’다. 지난 2006년 브랜드를 만들고 아파트 건설에 힘을 쏟고 있는데 대표할 만한 분양 단지가 아직 없다.
이처럼 아무런 이유없이 시공사 선정에 떨어질 경우 건설사들은 금전적인 피해를 본다. 입찰에 참여하기 위해 투입한 기본 및 특화설계, 홍보비 등은 사실상 회수하기 어렵다. 이유없이 입찰이 무산되면 건설사는 손해배상청구를 제기할 수 있으나 실행에 나서는 회사는 거의 없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 있지만 이런 상황을 걸고넘어지면 향후 다른 지역의 정비사업 수주에 안 좋은 인식을 남길 수 있어 조심스럽다”며 “조합원들이 시공사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가 맘에 들지 않는다고 재입찰을 추진하는 경우는 자주 발생하는 일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에도 중견 건설사들이 재건축 수주에 어려움을 겪었다. 한양은 강동구 성내동 미주아파트(476가구) 재건축 사업에 구애를 보냈으나 조합원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후 조합원들은 시공사 참여가 없자 한양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또 경남기업은 동작구 상도대림아파트(755가구) 시공사 입찰에 참여했다. 하지만 조합원들이 반대의견을 제시해 결국 시공사 선정이 불발됐다. 시공권은 대림산업이 가져갔다.
이처럼 시공사 선정이 장기화될수록 조합원들의 피해도 적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사업비 증가는 조합원들의 분담금이 부담을 높이고 결국 사업이 무산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대형 건설사 주택영업부 한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재건축 시공권 수주에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상황에서 조합원들의 눈높이가 너무 높으면 사업 진행에 난항을 겪을 여지가 많다”며 “사업 기간이 길어지면 사업성이 떨어지는 만큼 피해가 조합원 몫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