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규제완화, 초과이익 큰 강남이 호재
[뉴스핌=이동훈 기자] 강남 주택시장 훈풍이 강북으로 옮겨 붙지 않고 있다.
주택 실수요자들이 강북 기존 주택시장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데다 정부의 재건축 규제완화 수혜 대책 주택도 거의 없어서다. 때문에 강북 ‘랜드마크’ 아파트들조차 시세가 좀처럼 보합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4일 부동산업계와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강북, 서대문, 종로, 성동, 용산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이전 주에 비해 0.03~0.13% 떨어졌다.
같은 기간 서초구와 송파구, 강남구 아파트값이 각각 0.21%, 0.19%, 0.16% 오른 것과 대조된다.
강남권에서 시작된 주택시장 훈풍이 강북으로 어이지지 않고 있다. 서울 여의도 아파트 단지 |
강북 초대형 단지들이 시세 탄력을 받아 인근 주변 지역에 온기를 불어넣어야 하지만 힘에 부치는 분위기다.
동대문구 전농동 '전농SK'(1830가구)는 전용 84㎡가 지난달 3억7000만원에서 이달 3억6500만원에 계약됐다. 저층은 3억5000만~3억6000만원이 평균 시세다. 지난 2008년 최고 시세(4억4000만원)와 비교하면 12% 낮은 수준이다.
성북구 돈암동 한신·한진(4619가구) 전용 84㎡는 지난해 최고 3억9000만원에 거래됐으나 지난달엔 3억4900만원에 주인이 바뀌었다. 한강변에 들어선 용산구 이촌동 강촌(1001가구)도 지난달 전용59㎡가 지난해 말 대비 3000만원 하락한 4억9500만원에 손바뀜이 일어났다.
성북구 한신·한진 인근 삼성공인중개소 사장은 “급매물이 아니면 거래 성사가 어렵다보니 일각에서 제기되는 주택경기 훈풍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며 “초대형 단지들이 시세 반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으로 볼때 중소형 단지들은 상황이 더욱 나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올해 강북 주택시장에 생기가 돌지 미지수다. 주택 거래량이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주택 실수요자들이 신규 분양시장과 강남 재건축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어서다.
뉴타운 지정이 대거 해제되고 있고 전반적인 강북지역 주택시장 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게 업계의 시각이다.
정태희 부동산써브 팀장은 “무주택자들은 수도권 분양시장에, 투자자들은 강남권 주택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강북 주택시장이 상대적으로 소외를 받고 있다”며 “정부가 추진하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폐지 등 부동산 규제 완화도 강북보단 강남에 더 큰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뉴타운·재개발 해제로 개발 호재가 사라져 지역 양극화 현상은 상당기간 지속될 공산이 크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