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反정부 시위법 통과에 혼란 가중
[뉴스핌=주명호 기자] 동유럽이 혼란한 정치 상황에 흔들리고 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여파에 대한 우려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동유럽의 경우 경제회복을 막는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정치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반정부 시위가 두 달째 지속되고 있는 우크라이나가 강력한 반시위법안을 의회서 통과시키면서 불안감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몸싸움 중 부상을 입고 피를 흘리는 우크라이나 여당 의원. [출처 : BBC방송 영상캡쳐] |
우크라이나 의회는 16일(현지시간) 반정부 시위와 관련한 11개의 제재 법안을 통과시켰다. 야당이 의회 연단을 점거하고 거친 몸싸움을 벌이는 등 법안 통과를 막자, 여당은 기존의 전자 투표 대신 거수 형식으로 표결을 진행해 법안 통과를 성사시켰다.
통과된 법안은 반정부 시위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정부 건물 봉쇄시 최고 10년의 징역형이 부과되며 마스크나 헬멧을 쓰고 시위를 할 경우 고액의 벌금형 및 구류형에 처해진다. 5대 이상의 자동차가 모이는 것도 허용되지 않으며 해외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는 비정부기구(NGO)는 이 법안을 통해 '외국기관'으로 규정된다.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다. 동유럽의 정치 불안은 이전부터 지적된 문제다. 지난 13일 CNBC방송 주최로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중앙·동유럽 경제인 및 정치가, 경제학자 모임에서도 정치문제가 동유럽 지역의 성장 잠재력을 깎아내리고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참가자 중 60%가 자국 경제발전과 관련해 가장 큰 리스크가 '정부'라고 답변하기도 했다. 에라스테그룹뱅크 안드레아스 트레츨 CEO는 "인기영합적 정치인들을 정신병원에 보내야 한다"며 분노를 터트리기도 했다.
노무라증권 인터내셔널은 지난 14일 '중·동부유럽(CEE)의 2014년 리스크 화두'라는 보고서를 통해 지역 국가들이 올해 건실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동시에 통화정책 및 외부환경 변화도 주목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안팎으로 우려 요인들이 도사리고 있다는 뜻이다. 피터 아타드 몬탈토 노무라증권 연구원은 이 중 "헝가리, 폴란드, 체코는 올해 통화정책으로 인한 경제 압박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