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운동장 없는 건물내 학교' 도입 법령 검토
'건물내 학교' 국내 사례 없어 도입 난항 전망
[서울=뉴스핌] 이동훈 선임기자 = 주택 공급 규모를 둘러싸고 정부와 서울시가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커졌다. 교육당국이 주택 공급 규모가 6000가구를 초과할 경우 학교 부지를 확보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단독 학교 부지 마련 없이도 추진 가능한 '운동장 없는' 건물 내 학교 등 다양한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국내 도입 사례가 없는 방식인 데다 관련 법령에 대한 유권해석이 필요해 학교 용지 확보 과정에서 상당한 난항이 예상된다.
17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에 따르면 교육당국이 서울 용산구 용산국제업무지구 내 주택 공급 규모가 6000가구를 초과할 경우 학교 용지를 확보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 국토부가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당초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계획에는 공동주택 3500가구와 주거용 오피스텔 1850~2500실 등 총 6000가구 미만으로 주택이 공급될 예정이었다. 이 중 오피스텔 1850실은 업무지구 내부에서, 나머지 650실은 국토부가 보유한 제척부지(복개구역)에 들어설 계획이었다.

하지만 국토부가 주택공급대책에서 용산국제업무지구의 공급물량을 1만 가구로 올려 잡음으로써 사업계획에 변수가 발생한 상태다. 서울시는 6000가구를 넘는 주택이 공급될 경우 초등학교를 신설해야하기 때문에 업무 용지가 줄어들며 아울러 사업계획의 '중대한 변경'이 발생하는 만큼 인허가를 새로 거쳐야해 사업 기간이 늦어진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국토부는 1만가구 공급이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지난 1·29 주택공급확대방안에서 이를 강행한 상태다.
여기서 변수는 학교 부지다. 당초 1만 가구 주택공급계획을 발표한 국토부는 초등학교 신설 없이 주변 남정초등학교를 비롯한 세 곳 학교의 반 편성인원을 늘려 학교 문제에 대응한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주변 초등학교들은 인원이 포화상태에 놓인 상태며 남정초를 제외하면 통학거리가 멀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여기에 교육당국은 6000가구 이상 주택이 공급될 경우 초등학교 부지를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학교 신설은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교육청이 기존 초등학교 부지 마련에 대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결국 학교 부지를 새로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다만 서울시 요구대로 8000가구가 공급되더라도 6000가구를 넘어선 만큼 학교 부지 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초등학교를 새로 지으려면 약 2만㎡ 넓이의 땅이 필요하다. 이렇게 되면 국제업무지구 사업은 큰폭의 변화가 불가피하게 된다. 사업부지가 대폭 변화하게 돼 사업계획도 새로 수립해야하기 때문이다. 이에 국토부는 '운동장 없는 건물내 학교'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건물내 학교는 도시국가와 같은 땅이 좁고 인구밀도가 높은 나라에서 도입되는 유형의 학교다. 운동장을 확보할 필요가 없어 부지면적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인구가 큰 폭으로 증가했던 80~90년대에 도입이 검토됐지만 실제 도입은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운동장 없는 건물내 학교'는 현행 법령에서는 도입이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관련 법령 유권해석을 바탕으로 지어야하는 상황이다. 단일 학교로는 건물내 학교를 지을 수 없지만 분교·캠퍼스 형태로는 가능할 수 있다는 게 국토부의 이야기다. 이렇게 되면 주변 남정초 등의 분교가 국제업무지구에 들어설 수 있다. 다만 이같은 분교·캠퍼스 개념이 대학이나 국제학교 등이 아닌 초등학교에 적용될지는 미지수다. 국토부 관계자는 "학교 부지 마련을 위해 다양한 검토를 하고 있으며 건물내 학교도 그 일환으로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의 용산국제업무지구 1만 가구 공급이 중대한 변수를 만나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법령을 개정하지 않는 한 용산국제업무지구 내 학교 신설은 불가피해진 상황"이라며 "용산국제업무지구 1만 가구 주택공급은 정부의 계획이었던 만큼 학교 문제 해결은 국토부의 몫이며 나아가 주택공급 확대 정책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를 신설해야하는 상황이 오더라도 서울시 주장대로 2년 이상 사업기간이 연장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사업 기간이 늦어지는 가장 큰 이유인 교통·환경·재해 등 영향평가를 새로 받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8개월 정도 기간에 인허가 절차를 마칠 수 있다는 게 국토부의 이야기다.

반면 서울시가 주장하고 있는 '소규모 주택' 난립은 불가피해진다. 정부 계획에 따라 1만 가구가 공급되더라도 기존 6000가구 공급계획에 대비해 주거지역이 확대되거나 용적률이 추가되는 등 주택 연면적 총량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 확정된 주거면적 이내에서 가구수를 늘려야하는 만큼 소규모 주택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현행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계획에 따르면 공동주택 3500가구가 들어설 업무지원용지는 총 9만5239㎡며 오피스텔이 들어설 업무복합용지는 9만9291㎡다. 전용면적별로는 60~85㎡ 미만 중소형 주택이 약 70%, 85㎡ 초과 중대형 주택이 30% 각각 공급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행 6000가구 공급계획에서 용산국제업무지구내 주거비율은 30%로 평균 공급 평형은 35평형이 되지만 주거비율이 50%에 달하게 되는 1만 가구 공급시 평균 평형은 28평형이 되는 등 소규모 주택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용적률을 추가해 주거면적이 늘어나게 되면 이때는 사업계획 변경과 함께 제 영향평가를 다시 받아야하는 만큼 사업기간 연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학교 문제를 비롯해 용산국제업무지구내 주택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서울시와 협의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dongle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