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부양책을 지속할 뜻을 밝힌 데 따라 주가가 급등하는 한편 국채 수익률이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양 시장이 연준의 지속적인 유동성 공급이라는 같은 논리 위에 움직이는 것으로 보이지만 미묘한 차이가 드러난다.
뉴욕증시의 다우존스 지수와 S&P500 지수가 11일(현지시간) 사상 최고치를 기록, 지난 5월22일 버냉키 의장가 자산 매입 축소 가능성을 언급하기 이전 수준을 완벽하게 회복한 데 반해 국채 수익률은 완만한 하락을 보일 뿐 5월 하순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
이를 놓고 월가에서는 버냉키 의장이 의도했던 바를 이뤄낸 셈이라고 분석했다. 실업률과 물가 수준이 양적완화(QE) 종료의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데도 버냉키 의장이 자산 매입을 축소할 움직임을 보였던 것은 국채와 정크본드를 포함한 채권시장 버블을 겨냥한 것일 여지가 높다는 것.
이렇게 볼 때 버냉키 의장의 비둘기파 발언 이후 주가의 사상 최고치 경신과 완만한 수준에 그친 국채 수익률 하락은 연준의 의도와 부합하는 것이라는 진단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이 통화정책이 부동산과 주식시장의 상승을 가로막는 상황을 원치 않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난 6월 투자자들은 미국 채권형 펀드에서 600억달러의 자금을 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상 최대 규모의 자금 유출이다. 세계 최대 채권형 펀드 업체인 핌코에서도 145억달러의 자금 유출이 발생했다.
또 지난주 지방채 뮤추얼 펀드에서는 11억달러의 자금이 이탈, 자금 유출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채시장의 투자심리 냉각은 발행시장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최근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는 한편 응찰률이 꺾이는 모습이다.
CIBC 월드 마켓의 톰 투치 매니징 디렉터는 “연준은 국채시장의 유동성 축적을 차단하는 데 가장 큰 목적을 둔 것으로 보인다”며 “동시에 연준은 시장금리의 가파른 상승도 원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바스코샤 은행의 찰스 코미스키 채권 트레이딩 헤드 역시 “최근 국채 수익률 상승이 단기간에 지나치게 가파르게 이뤄졌다”며 “버냉키 의장의 비둘기파 발언은 속도 조절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