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문형민 기자] 삼성증권이 글로벌 증권사 도약이라는 목표를 접고 내실 위주의 수익경영으로 돌아섰다.
삼성증권은 1일부터 홍콩법인의 홍콩주식 브로커리지를 잠정 중단하는 한편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한국 주식 세일즈를 대폭 강화하겠다고 1일 밝혔다.
이에 따라 삼성증권 홍콩 법인의 홍콩주식 세일즈 인력을 한국주식 세일즈로 전환하고, 리서치 인력조정 등을 시작했다. 홍콩법인의 직원 수는 현재 100여명에서 절반 이하로 축소될 예정이다.
삼성증권 김석 사장은 "금융회사가 시장 상황에 따라 사업의 속도를 조절하고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은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일상적인 일"이라며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관련 비즈니스를 재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글로벌 도약 거점, 홍콩법인
삼성증권은 지난 2001년 4월 개설한 홍콩 지점을 2009년 자본금을 1억달러 규모의 홍콩법인으로 확대했다. 아울러 황성준 전 크레디트스위스(CS) 아시아태평양 주식부문 공동대표를 홍콩법인장으로 영입하고, 글로벌 IB 출신의 리서치, 세일즈 인력도 늘려 100여명의 인력을 갖췄다.
글로벌 증권사로 도약하기 위한 거점으로 홍콩을 선택하고, 홍콩주식 브로커리지와 이를 위한 리서치를 공격적으로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유럽재정위기 등으로 글로벌 금융환경이 불안해지고, 매출 증가 속도가 더뎌 홍콩법인은 적자를 지속했다. 2009회계연도(2009년 4월~2010년 3월) -160억원, 2010회계연도 -440억원에 이어 2011회계연도에도 분기당 100억원 가량의 적자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삼성증권측은 "초기 시장진입을 위해서는 출혈이 불가피하다"며 사업 의지를 꺾지않았다.
◆ 속도조절...내실 다진 후 재공략 나설 듯
삼성증권이 그러나 결국 '속도조절'을 선택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지난해말 5년 이상 근속자 100여명의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등 일련의 과정이 수익성 위주로 전환하는 신호였다고 풀이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홍콩법인은 연간 수익이 500억원 가량인 반면 비용이 1000억원 가량 들어가 400억~500억원 적자가 불가피했다"며 "일단 조직을 슬림화하고 전열을 재정비하려는 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김 석 삼성증권 사장은 새해 경영목표에서 투자은행(IB)사업본부와 해외주식(Global Equity) 사업본부의 수익확대를 주문했다.
그는 “IB와 해외주식사업본부는 올 한해 총력 영업으로 국내 리그테이블 선두권 도약과 수익확대 등 핵심 목표를 반드시 달성해 내야한다”며 해외주식 사업본부의 경우 ▲유연성 있는 조직으로 체질개선 ▲주요 거점 지역(Regional) 리서치조직 강화 ▲해외 파생부분의 신규 고객유치 등을 주요 과제로 꼽았다.
한편 HSBC,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글로벌 IB들도 최근 아시아를 중심으로 대규모 인력 감축을 진행하고있다. HSBC는 3000명 감원을 통한 사업 리디자인(Redesign) 계획을 추진중이고, 모건스탠리도 1600명 감원을 실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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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문형민 기자 (hyung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