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가속화 전망…내부적 소화 과제
[뉴스핌=강필성기자] “그 사람의 능력이 회사에서 그만큼 높게 평가받았다는 것이니 솔직히 부럽죠. 대부분의 일선 직원들에게는 꿈도 못 꿀 일입니다.”
한 대기업에 근무 중인 A대리의 말이다. A대리가 근무하는 기업에는 최근 인사를 통해 소위 말하는 ‘젊은 임원’이 탄생했다.
최근 주요 그룹사가 연말 정기인사를 단행하면서 임직원 사이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눈에 띄게 ‘치고 올라가는’ 젊은 임원들이 잇따라 등장했기 때문.
삼성그룹은 최근 정기인사를 통해 삼성전자에서 3명의 30대 임원을 탄생시켰고, 현대·기아차그룹은 현대캐피탈에서 30대 여성 임원을 탄생시켰다.
주요 그룹에서 젊은 임원 승진이 두드러지면서 이같은 기류는 다른 기업으로까지 퍼져나갈 전망이다.
사실 대기업에서 임원이란 그야말로 ‘별’이라고 할 만큼 치열한 경쟁의 상징이다.
국내 매출기준 1위 기업인 삼성전자에서 임원으로 승진하는 것은 한해 입사자 100명 중 1명 정도에 불과하다.
그것도 외부인력 유입이 꾸준히 이뤄진다는 것을 감안하면 체감 임원 승진 확률은 더욱 낮아진다. 대부분의 직원은 임원으로 승진하지 못하고 회사를 떠나게 되는 셈이다.
다른 대기업도 크게 다르지 않다. 기업 내부에서 ‘젊은 임원’에 대한 시각이 엇갈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직장인 B씨는 “근속연수를 다 채우고도 임원이 되지 못한채 나가는 부장급이 적지 않다”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거리를 두기도 했다.
오히려 리더십 측면에서 검증되지 않은 젊은 임원이 빠르게 승진하면서 사내 분위기만 해칠 수 있다는 우려다.
반면, 이런 젊은 임원의 등장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않다.
업계 한 관계자는 “능력을 펼칠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를 통해 빠르게 위로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된 것”이라며 “일부 직원들은 이를 동기삼아 더욱 업무에 열중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앞으로 재계에서 젊은 임원의 등장은 보다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어느때보다 기업에서 창의적이고 젊은 인재에 대한 필요성이 증가한 탓이다. 따라서 이를 내부적으로 어떻게 소화하냐는 것이 기업들의 과제로 남게 됐다.
재계 관계자는 “젊은 임원의 등장은 회사가 연공서열이 아닌 능력과 성과로 평가한다는 기조가 자리잡고 있다는 반증”이라며 “다만, 이런 ‘벼락 승진’의 명분과 당위성이 사내에서 충분한 공감대를 사고있느냐에 따라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 성과를 투명하게 내부적으로 공개하고 이 공감대를 이끌어 낼 때, 구성원의 사기진작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이야기다.
특히 이같은 문제는 최근 가속도가 붙고 있는 오너일가의 젊은 자제들의 승진에 대한 문제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평가다.
삼성그룹은 최근 40세에 불과한 이부진 호텔신라 전무를 사장으로 발탁했고, 한진그룹은 27세의 조현민 대한항공 통합커뮤니케이션실 IMC 팀장을 상무보로 승진시켰다.
심지어 대한전선에서는 만 29세의 부회장까지 등장했다. 설윤석 대한전선 부회장은 올 초 부사장으로 승진한지 1년도 안돼 부회장으로 2단계 수직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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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