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출범 첫 주, 서울 아파트값 올해 최대 '들썩'
'공급·완화' 외치던 정부, 정책 기조 바뀌나
대출규제에 전문가 "가능성 농후…부작용도 고려해야"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이재명 정부 출범과 동시에 서울 집값이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신고가 거래가 속출하고 있다. 부동산 규제 정책에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던 새정부 역시 안정화 정책을 내놓을 것이란 분위기가 감지된다.
◆ 새정부 출범 후 아파트값 올해 최대 '들썩'…'공급·완화' 외치던 정부, 정책 기조 바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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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오전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 선서 행사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2025.06.04 photo@newspim.com |
1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정부가 공식 출범한 이달을 전후로 서울 아파트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정부가 비상 대책 마련을 위해 규제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26% 올랐다.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상승률이자 19주 연속 오름세다.
특히 ▲송파구(0.71%) ▲강남구(0.51%) ▲강동구(0.50%) ▲서초구(0.45%) 등 강남권 11개 구(0.35%)의 상승세가 두드러졌으며, 강북 14개 구 중에서는 ▲성동구(0.47%) ▲마포구(0.45%) ▲용산구(0.43%) 등이 상승을 주도했다.
도시정비사업 유력 단지를 중심으로도 상승세가 관측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장미1차 전용 82㎡는 지난달 24일 27억9000만원에 거래돼 전월 대비 1억9000만원 올랐으며, 장미3차 전용 134㎡는 두 달 연속 35억원에 거래되며 지난해 말 대비 3억원가량 상승했다. 장미1·2·3차는 최고 50층, 5165가구로 재건축될 예정인 단지다. 또 다른 재건축 유망주인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시범아파트 역시 전용 60㎡가 지난 11일 21억원에 거래돼, 지난 2월(18억7000만원) 대비 2억원 이상 올랐다.
이에 정부는 지난 12일 부동산 시장 점검 TF 회의를 열고 최근 시장 상황과 가계대출 추이 등을 점검했으며, "가용 가능한 정책 수단을 총망라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초 현 정부의 기조는 '공급 확대와 규제 완화를 통한 시장 정상화'였다. 이는 지난 20대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가 국토보유세 신설, 다주택자 양도세 및 종부세 강화를 공언했던 것과 대조된다. 21대 대선 과정에서 그는 "세금으로 집값을 잡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대규모 '250만 호 이상 주택 공급' 약속과 재개발·재건축 활성화 방안을 제시했다.
이러한 정책 선회 배경에는 과거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자리 잡고 있다. 2021년 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79%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부정적으로 평가했으며, 이는 당시 여당 지지층에서도 64%에 달했다. 보유세 강화와 대출 규제로 대표되는 수요 억제책이 오히려 주택 가격 폭등을 야기했다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팽배했다.
◆ '규제지역' 확대·'15억 대출금지' 둥 대안…부작용 반복 우려도
문제는 이러한 인식에 기반한 규제 완화 기대감이 이재명 정부 출범과 함께 주택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는 점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집값 상승세를 억제할 규제안이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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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갑작스런 서울 집값 상승에 단기적으로 상승세를 억제할 규제안이 거론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내 아파트 모습. 2023.10.10 yooksa@newspim.com |
업계는 규제지역 확대와 주택담보대출 관련 규제 카드가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등 규제지역 지정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15억원을 초과하는 아파트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을 금지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는 2019년 '12·16 부동산 대책'에 포함됐던 제도로, 당시 헌법재판소는 "수요 억제를 통해 주택가격 상승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헌법 소원에도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러한 규제 가능성이 나오자 비판적인 시각도 관측된다.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아직 구체적인 부동산 정책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규제 강화안이 거론되자 불안해하는 분위기"라며 "당초 공약과 달리 규제 강화로 선회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적인 목소리도 나온다"고 귀띔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최근 급등하는 서울 집값 상승세를 고려할 때 단기적인 규제 강화안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이러한 규제 강화에 따른 부작용은 과거 사례에서 학습한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dos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