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학자인 경북대 남권희 교수는 1일 다보성고미술이 소장한 금속활자 100여 점을 분석한 결과 이 중 12점이 직지보다 앞선 13세기 초의 금속활자인 '증도가자'(가칭)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보성미술관이 이날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이 금속활자는 삼성출판박물관 소장품으로, 고려 고종 26년(1239) 목판본으로 복각(카피)한 남명천화상송증도가(南明泉和尙頌證道歌. 보물 758호. 이하 증도가)의 글자체와 완전히 일치한다.
1239년 간행된 목판본 증도가에 붙은 최이(崔怡)의 발문에 의하면 그 이전에 고려에서 주자본(鑄子本.금속활자본)으로 간행한 증도가가 있었지만 더이상 전해지지 않아 최이 자신이 각공(刻工)들에게 이를 목판본으로 복각케 했다고 한다.
남 교수는 이번에 발굴한 금속활자 12글자가 글자체 특성으로 볼 때 복각본 목판 인쇄물 증도가가 나오기 전에 있었다는 금속활자본 증도가를 찍어낼 때 사용한 활자임이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남 교수는 이를 밝혀내는 데 3~4년간을 쏟았다면서 이 금속활자가 증도가를 인쇄하는 데 사용했다고 해서 '증도가자'로 부를 것을 제안했다.
한편, 현재까지 세계 최고 금속활자본은 구한말에 유출되어 지금은 프랑스 국립도서관이 소장한 직지(1377년)지만 그것을 찍어낼 때 사용한 소위 흥덕사자(興德寺子)라는 금속활자는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다.












